이혼·별거 경험자 절반 “애인에 폭행 당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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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과 별거를 하거나 동거를 끝낸 경험이 있는 2명 중 1명은 당시 배우자나 파트너에게 폭력을 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정폭력을 경험한 부모가 아동에게 폭력을 '대물림'하는 비율도 높았는데 우리 사회는 여전히 가정폭력을 개인의 문제로 보는 경향이 큰 것으로 파악됐다.
배우자·파트너 간 폭력이 아동폭력으로 이어지고 있는데도 가정폭력을 개인의 문제로 여기는 인식은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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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녀 모두 ‘정서적 폭력 경험’ 최다
피해자 92%, 외부 도움요청 안 해
가정폭력 경험자, 아동 폭행 2배↑
여성가족부는 5일 이런 내용의 ‘2022년 가정폭력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가정폭력방지법에 따라 3년마다 실시하는 법정 조사로 한국여성정책연구원과 한국갤럽조사연구소가 지난해 8∼11월 성인 9062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진행했다.
조사 결과를 보면 지난 1년간 배우자나 파트너에게서 신체적·성적·경제적·정서적 폭력 중 하나라도 경험한 비율은 7.6%(여성 9.5%·남성 5.8%)로 직전 조사인 2019년(전체 8.8%, 여성 10.9%·남성 6.6%)보다 소폭 떨어졌다.
배우자나 비혼 동거 파트너와 이별한 경우 혼인이나 동거 중인 경우보다 폭력 피해율이 3배 이상 많은 것으로 분석됐다. 조사 대상자 중 이별을 경험한 577명의 절반 이상(50.8%)이 신체적 또는 정서적, 성적, 경제적 폭력을 당했다고 답했다. 혼인 또는 동거 중 폭력을 경험했다고 답한 응답자(14.3%)와 비교해 월등히 높았다. 이별한 남성과 여성 모두 정서적 폭력 경험이 가장 많았는데 여성의 경우 성적 폭력(21.4%)과 신체적 폭력(34.8%) 비율이 남성(6.0%·21.0%)보다 높았다.
이런 인식 탓에 폭력 피해자가 대응하거나 외부에 도움을 요청하는 비율도 줄었다. 폭력 피해자의 53.3%가 ‘별다른 대응을 한 적이 한 번도 없다’고 답했고, 92.3%는 폭력을 당하고 외부에 도움을 요청한 적이 없다고 응답했다. 2019년 조사보다 각각 7.7%포인트, 6.6%포인트 증가했다. 대응하지 않은 이유로는 ‘폭력이 심각하지 않다고 생각해서’(25.6%)가 가장 많았고 ‘내 잘못도 있다고 생각해서’(14.2%), ‘배우자·파트너이기 때문에’(14.0%) 등이 뒤를 이었다.
이정한 기자 ha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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