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15주년 인터뷰] 15년 야구게임 한 우물, 컴투스 홍지웅 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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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지웅 컴투스 제작4본부장 겸 상무이사는 컴투스의 주요 야구게임 라인업을 총괄하고 있다. 홍 본부장은 15년 전 출시된 '컴투스프로야구(이하 컴프야) 2008' 개발에 참여한 이후 야구게임 개발 한 우물을 팠고, 그 결과 컴투스의 '컴프야' 시리즈와 'MLB 9이닝스' 시리즈가 국내외 시장에서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 '컴프야' 시리즈는 국내에서 높은 인기를 얻으며 누적 매출 2000억 원을 넘겼고, 'MLB 9이닝스'는 북미와 일본, 대만 등 야구 인기가 높은 해외 지역에서 인기다. 'MLB 9이닝스'의 누적 매출만 3000억 원이 넘었을 정도다.
지금은 컴투스가 야구게임 명가로 인정받고 있지만 홍지웅 본부장이 처음 야구게임 개발에 나섰을 당시만 해도 야구게임 시장에서의 컴투스 위상은 지금과 같지 않았다. 넷마블의 '마구마구'와 네오위즈의 '슬러거' 등 모바일보다는 PC 기반 야구게임 인기가 높았고, 모바일게임 시장에서도 게임빌(현 컴투스홀딩스)의 '게임빌 프로야구' 시리즈가 시장을 주도하던 시절이었다.
◆새내기 기획자의 데뷔작 '컴프야 2008' 성과는?
거기에 홍지웅 본부장이 처음 개발에 관여한 '컴프야 2008'은 개발 도중 기존 PD가 퇴사하는 악재까지 겹쳐, 당시 게임 개발에 처음 발을 디딘 새내기 기획자였던 홍 본부장이 프로젝트를 주도하게 됐다고. 홍지웅 본부장은 "피쳐폰 게임 시절이었기에 1MB가 채 되지 않는 용량에 다양한 콘텐츠를 담아내야 했다. 화면도 176*144 해상도의 작은 영역이었다. 기획자로서 첫 타이틀이었기에 시행착오도 많았다"며 당시 상황에 대해 설명했다.
홍지웅 본부장을 비롯한 팀원들이 열심히 고생해서 만든 타이틀었지만 '컴프야 2008'의 성과는 크지 않았다고. 매출액이 개발비보다 적게 나와 적자를 기록한 것. 홍지웅 본부장은 "주니어들끼리 복작복작 열심히 만들었지만 망했다(웃음)"며 "'컴프야 2008'을 출시하고 난 뒤 개발이사님과 연봉협상을 했는데 '한 번 더 기회를 주겠다. 이것도 실패하면 나가야 된다'고 하셨다"고 말했다.
비록 '컴프야 2008'이 상업적으로 성공한 프로젝트는 아니었지만 이후 컴투스의 야구게임 시리즈의 토대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컸다. 홍지웅 본부장은 "도전과제 시스템이나 감독 시스템, 그래픽 스타일 등 다양한 시도를 했고, 그 경험이 향후 시리즈의 기반이 됐다. 개인적으로는 프로젝트를 총괄했던 점도 의미가 컸다. 팀의 일원으로 개발에 참여했다면 빠르게 성장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컴프야 2009, 컴투스 야구게임 라인업 기틀 마련
피쳐폰 게임 시절은 스마트폰 기반 앱 마켓으로 모바일게임이 유통되는 지금과는 달랐다. 모바일게임은 이동통신사 네트워크 기반의 스토어에서 판매됐는데, 이통사 마켓 순위 상위권에 오르지 못하는 게임은 성공하기 어려운 구조였다. 때문에 야구게임의 경우 매년 신작을 출시하는 것이 당연시 여겨졌다. 신작 출시 후 수개월만 지나도 순위권에서 내려갈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홍지웅 본부장의 컴투스 또한 '컴프야 2008'의 실패에도 불구하고 이듬해인 2009년에 출시할 '컴프야 2009'를 준비해야 했다.
홍지웅 본부장에 따르면 '컴프야 2009' 목표로 잡은 성과는 10만 다운로드였다고 한다. 그런데 매출 14억 원에 누적 다운로드 45만 건을 기록하며 목표를 초과 달성했다. 홍지웅 본부장은 "'컴프야 2009'를 통해 '컴프야' 시리즈가 돈을 버는 시기로 전환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컴프야'에 이어 '9이닝스'로 야구게임 라인업 확장
홍지웅 본부장은 '컴프야 2009'의 성공에 만족하지 않고 MLB 기반 모바일 야구게임 '9이닝스'를 함께 준비하기 시작했다. '컴프야'의 엔진을 MLB로 포팅하는 방식이었다고. 홍지웅 본부장은 "동시에 두 개의 프로젝트를 돌리는 구조가 당시에는 흔치 않았는데 '컴프야'와 '9이닝스'를 동시에 준비하기 시작했다. '컴프야'를 내면서 '9이닝스'를 같이 내거나 한 해 걸러 출시하는 식이었다"고 설명했다.
컴투스는 2009년부터 '컴프야' 시리즈에 KBO리그 라이선스를 도입했으며 2011년부터 '9이닝스'에 MLB 라이선스를 정식 도입하기 시작했다. 2010년부터는 KBO리그 선수들의 실제 사진을 도입해 이용자들로부터 호평 받았다.
홍지웅 본부장은 "'컴프야 2009'가 가장 큰 분기점이었다고 생각한다. 선수카드와 KBO리그 라이선스를 도입한 첫 게임이기도 했고, 타격을 간결하게 함과 동시에 자동진행 개념도 처음으로 구현하기 시작했다. 지금은 자동진행이 고도화됐지만 당시에는 피쳐폰 단말기 사양 문제도 있고 용량 제한도 있어 모든 계산을 다 할 수 없었다. 그래서 시뮬레이션 전용 엔진을 따로 만들었다. 예를 들어 주자 1, 2루 상황에서 특정 스탯 이상의 타자가 나오면 예상할 수 있는 결과값 중에서 주사위를 던져서 결정된 결과로 진행되는 식이었다. 고생도 많았지만 이 프로젝트 이후로 각종 지표가 우상향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컸다"고 말했다. 홍 본부장은 "지금도 가끔 에뮬레이터로 '컴프야 2009'를 즐기기도 한다"며 '컴프야2009'에 대한 남다른 애착을 드러내기도 했다.
◆스마트폰 전환과 장기 라이브 서비스, 라인업 확대까지
컴투스는 기존 '컴프야' 시리즈와 다른 엔진으로 개발한 '컴투스프로야구 V22'를 지난 2022년에 론칭, 별도 서비스를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다. 홍지웅 본부장은 "신작에서는 더 고도화된 기술과 그래픽을 통해 전작 이상의 시각적 경험을 주는 것이 가장 유리하다고 봤다. ‘컴프야 V23'에서는 3D 헤드스캔된 380여 명의 KBO리그 선수들을 구현했다. 닮은 선수가 아닌 그 선수 그대로 게임에 구현하려 했다"며 야구게임 라인업 확대 이유를 밝혔다.
컴투스는 5일 기존 'MLB 9이닝스'의 고도화 버전인 'MLB 9이닝스 라이벌'을 새롭게 출시했다. 'MLB 9이닝스 라이벌'은 '컴프야 V23'의 엔진에 MLB 라이선스를 입힌 버전으로 가로와 세로 모드를 동시에 지원하고 한층 향상된 그래픽을 자랑한다.
◆사회인 야구 투수로도 활동한 야구광
홍지웅 본부장은 컴투스 야구게임 라인업을 15년 동안 책임지고 있다. 그는 "개발에 관여하지 않은지는 꽤 됐다"고 말하지만 여전히 그는 컴투스 야구게임을 총괄하며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야구를 좋아하지 않고는 이렇게 오랜 기간 야구게임 한 우물만 파기 어려울 수밖에 없다. 홍지웅 본부장은 "어릴 때부터 야구를 굉장히 좋아했다. 회사 다니면서 사회인 야구단에서 투수로 활동하기도 했다. 코로나가 터지기 전까지는 주말에 다른 게임사 야구팀과의 리그에도 나갔다"고 말했다. 그는 "오랜 기간 야구게임을 만들다보니 야구 시즌에는 의무적으로 야구를 꾸준히 본다. 우리 게임 안에 라이브 선수나 승부예측 시스템 등이 있어 꾸준히 모니터링해야 한다. 야구 시즌 개막할 때 야구게임도 바쁘고, 올스타전과 포스트 시즌 때 다시 바빠진다. 비시즌 기간에는 4월 개막까지 중요 업데이트 콘텐츠 만들어야 하고. 내부적으로는 우리도 야구팀이라고 이야기할 정도"라고 덧붙였다.
가족과 함께 고척돔을 자주 방문해 야구 경기를 관람한다는 홍 본부장은 MLB LA 에인절스 경기 시청을 즐겨 한다고. 그는 "오타니와 트라웃이 백투백 홈런을 치는 장면을 보면 너무 즐겁다. 지난 'WBC'에서 한국이 일찍 탈락해 아쉬웠지만 오타니의 활약으로 해외에서 'MLB 9이닝스' 관련 지표는 대폭 상승했다. 한국팀도 다음 대회에서는 좋은 성적을 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컴투스는 꾸준히 각국 프로야구 관련 오프라인 연계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올해 국내서는 2년 연속 올스타전 홈런레이스 스폰서로 나설 예정이다. 홍지웅 본부장은 "올해 KBO리그 올스타전 홈런레이스에서는 다양한 인게임 이벤트와 오프라인 행사를 병행할 예정이다. MLB 올스타전에 맞춰 LA에서도 오프라인 이벤트를 진행할 예정이고, 8월에는 대만에서 오프라인 이벤트를 준비 중이다. 포스트 시즌에 맞춰 크게 마케팅에 나설 것 같다"고 귀띔했다.
◆앞으로도 야구게임 개발에 정진한다!
홍지웅 본부장이 처음 개발에 참여한 '컴프야 2008'만 해도 개발팀 인원이 2명에 불과했지만, 지금 컴투스 야구게임 개발본부 인원은 160명까지 늘어났다.
홍지웅 본부장은 "야구를 깊게 좋아하는 인원도 있지만 야구 잘 모르는 개발자도 있다. 지금은 개발팀이 어떻게 하면 안정적으로 프로젝트를 준비할지 뒤에서 밀어주고 있지만, 아직 야구게임을 성장시키는 일에 재미를 느끼고 있다. 적어도 당분간은 야구게임을 계속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야구게임에 대한 여전한 애정을 드러냈다.
"정년까지 야구게임 개발을 계속하고 싶다"고 말하는 홍지웅 본부장. 그는 "야구를 잘 모르는 사람들도 우리 게임을 하면서 야구를 알게 되고, 야구 룰까지 배울 수 있다. 게임에서 야구로 넘어가는 다리 역할을 하고 싶다"고 밝혔다. 야구게임 개발에 오랜 기간 매진하고 있는 홍지웅 본부장이 그의 바람처럼 앞으로도 오랜 기간 야구게임 개발을 이어갈 수 있기를 응원한다.
이원희 기자 (cleanrap@dailyg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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