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프티 피프티, 법정의 말말말…"지원능력 부족 vs 배후세력 농간"
[Dispatch=김다은기자] 여전히 평행선이다. 피프티 피프티 측은 소속사의 무능을 꼬집었다. 정산도 투명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탈어트랙트'를 하겠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었다.
어트랙트 측도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배후 세력(더 기버스)의 농간으로 이 사태가 발생했다는 것. 계약 및 정산 등에는 문제가 없다고 항변했다.
단, 어트랙트 측은 협의점을 열어뒀다. "멤버들은 아무 잘못이 없다"며 "어린 아티스트들의 미래를 위해 조속히 해결되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제50민사부(다)가 5일 오후 피프티 피프티의 전속계약 효력정지 가처분 심문기일을 열었다. 이날 멤버들과 '어트랙트' 전홍준 대표는 참석하지 않았다.
법정 공방은 30분 넘게 지속됐다. 피프티 피프티 측 변호인이 먼저 PPT 자료를 공개했다. 이들이 문제 삼은 전속계약 해지 신청 사유는 3가지다.
수익 항목이 누락됐다고 지적했다. 정산 자료를 성실히 제공받지 못했다고도 부연했다. 신체적·정신적 관리 의무 위반, 연예 활동 지원 능력 부족 등도 들었다.
특히 정산 부분을 강조했다. 피프티 피프티 측은 '어트랙트' 전홍준 대표가 '인터파크'로부터 90억 원 선급금 유통계약을 맺은 자료를 제출했다. 90억 원이 '어트랙트'가 아닌 '스타크루이엔티'로 갔다는 것.
'스타크루이엔티'는 멤버들이 연습생 시절 계약을 체결한 회사다. 당시 전홍준 대표가 CEO로 있었다. 전 대표가 선급금 계약을 맺은 시점은 지난 2021년 6월. 전 대표는 이후 '어트랙트'를 설립했다.
전 대표는 그 중 60억 원을 음반 투자금으로 썼다. 음반 수입은 정산서상 '스타크루이엔티'로 가게 돼 있다. "전혀 다른 회사 아니냐"며 "엉뚱한 회사와 계약을 체결했다"고 따졌다.
피프티 피프티 측은 "60억 원 이상을 멤버들을 위해 쓴 게 맞는지 의심된다"며 "이 선급금 계약에 멤버들은 동의한 적 없다. 계약 체결에 대한 고지 의무 위반"이라 목소리를 높였다.
피프티 피프티 측은 전 대표의 배임 및 횡령도 의심했다. "추후 전 대표를 형사 고소할 예정"이라고도 밝혔다.
어트랙트 변호인 측은 강력히 반박했다. "멤버들이 원래 연습생 시절 '스타크루이엔티'와 계약을 했다"며 "전 대표가 이후 '어트랙트'를 설립했고, 전속계약을 이어간 것"이라 설명했다.
'스타크루이엔티'와 '어트랙트'는 영업 양도 계약을 맺은 상태라는 것. "이는 멤버들도 다 동의한 부분"이라며 "이 구조에 대해 전 대표의 배임·횡령을 주장하는 건 지나친 상상"이라 반박했다.
피프티 피프티 측은 매출 관련 수입 항목도 누락됐다고 이야기했다. "지난 4월까지 음반 수입금이 0원으로 적혀 있다. 그러나 가처분신청 후 지난 5월 31일 돈이 들어왔다"고 했다.
그러면서 "비고란을 보면 정산까지 최대 6개월이 걸린다고 적혀 있다. 돈이 들어오는데 시간이 걸린다는 게 사유였다"며 의문을 제기했다.
어트랙트 측은 이에 "매출을 의도적으로 누락한 건 아니다. 시간적 차이로 집계가 늦어졌다"며 "이는 외주업체 '더기버스'의 실수"라며 "이를 바로잡아 자료를 다 제출했다"고 답했다.
재판부는 양측에게 추가 자료를 요청했다. "정산 내역 제공이 지연된 이유, 인수인계 과정 등 사실 관계 정확히 정리해 달라"며 "스타크루이엔티와 어트랙트 사이의 정산도 자료로 상세히 밝혀달라"고 말했다.
피프티 피프티 측은 재판부에 "추가 자료를 2주 안에 제출하겠다"고 했다. 어트랙트 측도 "필요한 답변을 2주 안에 제출하겠다"고 동의했다.
양측은 최후 변론에서도 강력히 맞섰다. 피프티 피프티 측은 "멤버들이 정산을 원하고 문제를 제기한 게 아니다"며 "어린 나이에 많은 억측과 비난에 시달리고 있다. 아티스트와 소속사 간의 더 이상 신뢰 바탕의 전속계약 유지가 어렵다"고 말했다.
어트랙트 측은 "멤버들은 아무런 잘못이 없다. 우리도 가급적이면 하루 빨리 협의하고 싶다"며 "하지만 접촉할 기회가 없다. 대리인을 통해서도 아무런 답변을 들을 수 없다"고 변론했다.
이어 "이 사건의 본질은 어린 아티스트들 뒤에 있는 배후 세력이다"며 "그 부분을 배제하고 싶다. 어린 아티스트들의 미래를 위해 조속히 해결되길 바라고 있다"고 반박했다.
한편 피프티 피프티는 지난달 19일 어트랙트를 상대로 법원에 전속계약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제출했다. 어트랙트 측은 지난달 23일 "멤버들에게 전속계약 해지를 유도하며 접근하는 외부 세력이 있다"고 폭로했다.
이후 어트랙트 측은 '외부 세력'에 피프티피프티 음악 프로듀싱을 맡은 외주 용역업체 더기버스 안성일 대표를 지목했다. 더기버스 측은 여전히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고수 중이다.
<사진=어트랙트, 디스패치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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