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안전 불감증’… 인천 서구 아파트 주차장 ‘폭삭’
시공사 GS건설 “전면 재시공”... LH “관리 부실·책임 통감”
인천 서구 검단신도시 아파트 지하주차장 붕괴 사고는 설계부터 감리·시공에 이르기까지 총체적 부실인 것으로 드러났다. 설계 과정에서 필요한 철근(전단보강근)을 빠뜨렸지만 감리는 이를 발견하지 못했고, 시공사인 GS건설은 부실 설계에서 철근을 추가로 누락시켰다.
국토교통부는 5일 이번 사고와 관련한 건설사고조사위원회 사고조사 결과와 사고 현장 특별점검 결과를 발표했다. 앞서 지난 4월 29일 LH가 발주하고 GS건설이 시공한 검단신도시의 AA13-2블록 아파트 건설 현장에서 지하주차장 1~2층 상부 구조물이 무너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국토부의 조사 결과, 지하주차장 공사는 구조 설계상 32개의 모든 기둥에 철근이 필요했지만 절반에 가까운 15개를 철근 미적용 기둥으로 표기했다. 감리는 설계 도면을 확인·승인하는 과정에서 이를 발견하지 못했다.
특히 조사위가 기둥 32개 중 붕괴된 위치 등 확인이 불가능한 기둥을 제외하고 8개를 조사한 결과, 4개에서 설계와 다르게 철근이 아예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여기에 사고 부위 콘크리트는 강도까지 부족했다. 조사위에서 자체 시험한 결과 콘크리트 설계 기준 강도(24MPa)보다 30% 낮은 16.9MPa로 나왔다. 또 실제 공사 과정에서 설계보다 토사를 배 가까이 쌓으면서 주차장 붕괴를 일으킨 것으로 나타났다.
홍건호 사고조사위원장(호서대 교수)은 “붕괴의 직접적인 원인은 철근 누락”이라며 “전단보강근이 모두 있었다면 붕괴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밝혔다.
국토부는 지하주차장 붕괴 사고 이후 GS건설의 83개 현장에 대한 확인점검을 추진 중이다. GS건설에 대한 처분은 8월 중순께 발표할 예정이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설계, 시공, 감리 어느 하나라도 주어진 책임을 다했으면 이런 사태가 생기진 않았을 것”이라며 “아파트 지상부에는 문제가 없는지 등 조사 과정과 결과를 있는 그대로 투명하게 공개하겠다”고 말했다.
국토부의 이 같은 조사 결과에 따라 GS건설은 이 아파트를 전면 재시공하기로 했다. GS건설은 사과문을 통해 “입주예정자들의 여론을 반영해 검단 단지 전체를 전면 재시공하고 입주 지연에 따른 모든 보상을 다 할 것”이라고 밝혔다. 철거 및 재시공 비용은 추후 발주청, 시공사, 감리자 등 이번 사고에 책임이 있는 당사자들끼리 협의를 통해 분담할 예정이다.
한편 LH 관계자는 “철저한 건설관리를 통해 사고를 미리 방지해야 했지만 불미스러운 사건이 발생한 데 대해 발주처로서 책임을 통감한다”고 사과했다.
지우현 기자 whji78@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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