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3대 철강…안전·환경 둘 다 잡은 초강도 내진철근 개발”

유정환 기자 2023. 7. 5.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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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신문·부산과학기술협의회 ‘CTO와의 만남’
-오형근 대한제강 부회장
年 제강 100만 t 생산 국내 3위
내진용 제품 KS표준 선진화 한몫
이산화탄소 배출량도 40% 줄여
日·英 등 해외서도 기술력 인정

“초강도 내진 철근 제품 개발로 초고층·초대형 건축물 안전성을 한 단계 높이면서 이산화탄소 발생량도 40%가량 줄였습니다. 앞으로도 국내 대표 철강기업으로 기술 개발에 나서는 것은 물론 환경 보호에도 앞장서겠습니다.”(대한제강 오형근 부회장·사진)

국제신문과 부산과학기술협의회가 공동으로 마련한 제34회 ‘CTO(최고기술경영자)와의 만남’이 5일 오후 부산 강서구 대한제강㈜ 녹산공장에서 열렸다. 이 행사는 부산과기협 후원회 성격인 CTO평의회 회원과 부산지역 대학 이공계 교수, 지역 과학기술 관련 단체 관계자들이 산업 현장에서 만나 기술력 등에 관해 밀도 있게 논의하는 산·학·연 대화의 장이다. 이날 행사에서는 이채윤 리노공업㈜ 회장이 사회를 보며 분위기를 북돋웠다. 부산과기협 공동이사장인 차정인 부산대 총장, 오정환 부경대 부총장, 이수태 ㈜파나시아 회장, 이상준 ㈜화인 회장, 김상기 유주 대표이사 등 CTO 회원, 손동운 부경대 산학협력단 교수를 비롯해 지역 이공계 교수·교직원·학생 등 40여 명이 참석했다.

5일 부산 강서구 대한제강 녹산공장에서 열린 ‘제34회 CTO와의 만남’ 참가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김영훈 기자 hoonkeem@kookje.co.kr


▮기술+환경, 동시 만족

행사는 대한제강 오형근 부회장과 생산 담당 부·차장이 회사의 기술 개발 현황을 설명한 뒤 참석자들이 공장을 견학하는 순서로 진행됐다. 이공계 교수와 전공자의 날카로운 질문도 쏟아졌다. 부산대 재료공학부 조영래 교수가 “체강을 위한 스크랩(고철)은 수많은 재료가 섞여 있는데 얼마나 세밀하게 분류하느냐”고 묻자 대한제강 최진영 차장은 “20가지 등급으로 나눠 스크랩을 받는다. 또 이물은 검수관이 CCTV와 육안으로 일일이 검사한다”고 답했다.

이수태 파나시아 회장은 “제강은 에너지 다소비 업종인데 탄소 배출을 줄이는 공법을 사용하느냐”고 질문했다. 이에 최 차장은 “전기로(EAF)는 보조열원으로 산소와 액화천연가스(LNG)를 사용하는데, 우리는 LNG를 쓰지 않고 조업한다”며 “제강 공정에서 생산된 빌릿(철근 중간재)은 식은 뒤 압연 공정으로 넘어가면 또다시 LNG를 사용해 가열해야 한다. 이에 대한제강은 제강 공정에서 빌릿이 식기 전 압연 공정으로 넘겨 LNG 사용량을 줄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5일 부산 강서구 대한제강 녹산공장에서 ‘제34회 CTO와의 만남’ 참석자들이 시설을 견학하고 있다. 김영훈 기자 hoonkeem@kookje.co.kr


▮국내 철강업계 3대 강자

대한제강은 우리나라 철강 시장을 3개 솥발처럼 당당히 떠받치는 3대 철강업체다. 대한제강 모태인 대한상사는 1954년 고 오우영 회장이 설립했다. 이어 지난해 타개한 오완수 회장이 1975년 대표이사로 취임하면서 우량한 철강기업으로 키웠다. 2007년에는 강서구 녹산국가산업단지에 제강공장을 건설했다. 한일 기술 합작으로 국내 최단기간인 297일 만에 전기로 정련로(LF) 연속주조(CCM) 공정을 보유한 제강공장을 신설하고, 곧바로 양산 체계를 갖추는 등 뛰어난 기술력을 선보였다. 이어 2010년에는 세계 최대 가공 철근 공장인 평택공장을 세웠다.

대한제강 주 생산품은 원래 이형(직선형) 철근이었다. 하지만 2011년 실타래처럼 둥글게 만 콤팩트형 코일 철근을 국내 최초로 시장에 내놓으면서 상징 제품으로 만들었다. 이탈리아 기술력을 도입해 당시 ‘철근=직선형’으로만 알던 우리 건설 현장에 커다란 변화를 일으켰다. 도심 건설 현장은 신속한 철근의 가공·납기가 중요하다. 대한제강은 이런 수요를 파악해 코일 철근 생산이라는 혁신으로 시장을 주도한 것이다. 코일 철근은 원하는 형상을 얼마든지 빠르게 가공할 수 있어 직선 철근보다 손실 비용을 크게 덜어줬다. 여기에 운송의 편리성에다 작업 현장 공간 제약을 덜 받는 적재 편의성까지 갖췄다.

오형근 대한제강 부회장


▮초강도 내진 철근 개발

현재 대한제강은 일본 영국 싱가포르 호주 등에서 철근 인증 표준 규격을 획득할 만큼 기술력을 인정받았고, 자체 특허를 보유해 해외 시장에 수출하고 있다.

대한제강은 연간 제강 100만 t, 압연 155만 t을 생산하는 국내 3위 기업으로 정부 주도 철근 고도화 기술 개발에도 적극 참여해 힘을 보탰다. 정부의 산학 협력 산업핵심기술개발사업에서 고려대 연세대 등과 함께 고강도 내진 철근 제품인 SD700S를 개발했다. 통상 철근콘크리트용 봉강 제품에서 SD(Steel Deformde)는 이형 철근, 700은 항복강도(MPa), S는 내진용(Seismic)을 의미한다. 2016년부터 2021년까지 국책과제로 진행된 사회 안전 확보를 위한 700MPa급 철근 활용 내진용 철근콘크리트 개발 사업에 참여한 것이다.

이에 따라 대한제강은 내진 시설 강화가 사회적 화두인 가운데 초고층·초대형 건축물 안전성을 높일 철근 제품의 KS 표준 선진화에 한몫을 해냈다. 이 초고강도 철근은 국내 철근 생산 기술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 또 철근 1t을 생산할 때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40%까지 감소시키는 등 부수 효과도 누리고 있다. 2050년 탄소중립 시대에 대비해 환경까지 챙기는 셈이다.

국내 시장 점유율도 대폭 상승했다. 2003년 5.8%에 불과하던 점유율이 2022년에는 18.3%로 가파르게 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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