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나 좋길래 아침 6시 오픈런?...3040대 직장인 주담대 성지된 ‘이곳’

임영신 기자(yeungim@mk.co.kr) 2023. 7. 5. 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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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뱅 대출 성장률 시중은행의 10배
카뱅, 금리 ‘최저’로 내려 상품 경쟁력 강화
3040대 새벽6시 ‘주담대 오픈런’ 벌이기도
케이뱅크, 올들어 주담대 금리 5차례 인하
전체 대출 중 주담대 비중 15%→30%로
토스뱅크도 전세대출 상품 곧 출시할 듯
[사진 = 연합뉴스]
인터넷은행이 주택담보대출을 바탕으로 대출을 빠르게 늘리고 있다. 비대면 편의성과 금리 경쟁력 등 인터넷은행의 강점이 돋보이는데다 취급 규모도 커서 대출 성장을 확대하려는 인터넷은행의 전략과도 부합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인터넷은행 3사의 올해 2분기 원화대출 잔액은 53조9000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35.4%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1분기보다 6.6% 늘었다.

인터넷은행 3사 중 맏형 격인 카카오뱅크는 올 2분기 원화대출이 전년 동기대비 16% 이상 증가해 31조원을 가뿐히 넘어설 전망이다. 케이뱅크 원화대출도 작년 2분기 8조7265억원에서 올 2분기 12조7000억원으로 불어나며 1년 새 45.5% 성장했다. 가장 후발주자인 토스뱅크도 올 2분기 대출잔액은 전년 동기(4조2940억원)보다 두 배 이상 늘었다.

반면 4대 은행(국민·신한·하나·우리)의 지난 6월말 기준 원화대출 잔액은 1159조6794억원으로 지난 1년간 2.86% 증가하는 데 그쳤다. 대출 성장률을 놓고 보면 인터넷은행 3사가 4대 은행보다 12배 가량 높다. 4대 은행의 가계대출은 2021년 12월부터 매달 줄다가 지난 5월과 6월에 증가세로 전환됐는데, 지난 1분기 대비 대출 성장률도 인터넷은행 3사가 4대 은행(1.2%)보다 5배 이상 높았다.

인터넷은행들 대출이 뚜렷한 우상향 곡선을 그리는 배경에는 공격적으로 주택담보대출에 뛰어든 영향이 크다. 그동안 신용대출 상품이 주를 이뤘던 인터넷은행들은 작년부터 주택관련 대출 상품을 출시하고, 올들어선 시장금리 상승국면에도 고객 유치를 위해 금리할인 등 다양한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지난 4월 주택담보대출 대상을 기존 아파트에서 연립주택과 다세대주택으로 확대하면서 지난 달말까지 금리 할인 혜택을 적용한 특판을 진행했다. 젊은 직장인들 사이에 매일 아침 새벽6시 ‘카뱅 주담대 오픈런’이 벌어질 정도로 흥행했다. 지난 5월 취급한 주담대 평균 금리는 은행권 통틀어 가장 낮은 연 3.88%였고, 지난달도 유일하게 연 3% 후반대 금리 상품으로 남았다.

카카오뱅크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주택 구입 목적으로 대출을 받은 사람 중 생애 최초 고객 비중은 44%로 집계됐다. 카카오뱅크에서 주담대를 실행한 차주의 82%가 30·40대였다. 전체 주담대 신규 고객 중 다른 은행에서 카카오뱅크로 갈아탄 차주의 비중도 작년 4분기 28%에서 올 2분기 54%로 상승했다. 이자 부담을 줄이거나, 내 집 장만이나 좀 더 나은 집으로 옮기려는 실수요자들이 카카오뱅크에 몰린 셈이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비대면의 편의성과 경쟁력 있는 금리가 실속을 추구하는 3040대를 사로잡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카카오뱅크는 올 하반기 보금자리론에 이어 내년 분양잔금대출 상품을 잇달아 출시할 계획이다. 현재 1주택자만 신청 가능한 주담대도 다주택자로 확대할 예정이다.

케이뱅크는 올들어 전세대출과 주담대 금리를 각각 4, 5차례 내렸다. 금리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사실상 시장금리 상승분 만큼 대출 금리를 떨어뜨린 셈이다. 케이뱅크의 대출 잔액에서 주담대의 비중은 작년 말 14.5%에서 올 2분기 30%에 육박했다. 케이뱅크는 카카오뱅크처럼 집단대출 시장 진출도 저울질하고 있다.

토스뱅크도 전세대출 상품 출시를 서두르기 위해 최근 인력 채용에 나섰다. 토스뱅크가 광주은행과 추진 중인 공동대출도 신용대출에서 시작해 주택 관련 대출 상품으로 확대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인터넷은행의 성장동력이 신용대출에서 주담대로 옮겨가는 모양새”라며 “집이라는 보증이 확실한 주담대는 대손비용 부담을 줄여주고 연체 등 건전성 관리에도 훨씬 유리하다”고 말했다. 올 연말 정부 주도의 대환대출 인프라가 주담대까지 확장되면 인터넷은행의 대출 수요가 더욱 확장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시중은행 중심으로 굳어진 은행권 과점을 깬다는 점에서 인터넷은행의 대출 성장은 반갑지만, 그만큼 꺼지는 디레버리징(부채 축소) 불씨를 걱정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시중은행조차 부러워하는 넓은 고객 접점과 모객력, 금리 매력까지 갖춘 인터넷은행들이 최근 주식·부동산 시장 회복세 등으로 늘어나고 있는 대출 수요를 ‘블랙홀’처럼 흡수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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