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투수 원했던 삼성, 왜 내야수 류지혁이었나 "박진만 감독이 김종국 감독에게 직접 요청" [★비하인드]

김동윤 기자 2023. 7. 5.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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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김동윤 기자]
류지혁(왼쪽)과 김태군. /사진=OSEN
KIA 타이거즈가 줄곧 원했던 포수진 보강에 성공했다. 대상은 삼성 라이온즈의 프로 데뷔 16년차 김태군(34). 지난해 겨울부터 계속해서 논의해 왔던 두 팀은 해가 바뀌고 한여름이 돼서야 결실을 봤다. KIA의 목표는 오로지 포수 하나였고, 삼성이 처음 원했던 것은 젊은 투수였다. 하지만 삼성의 최종 선택은 내야 전 포지션 소화가 가능한 멀티 플레이어 류지혁(29). 왜 젊은 투수가 아닌 내야수 류지혁이었을까.

홍준학(58) 삼성 단장은 5일 스타뉴스와 통화에서 "현장에서 트레이드를 추진했다. 우리 팀 사정을 감안해 (트레이드 카드를) 조율했고 결정했다"고 밝혔다.

앞서 이날 삼성과 KIA는 김태군과 류지혁의 1대1 트레이드를 실시했다고 전했다. 양 구단 모두 박진만(47) 삼성 감독이 직접 김종국(50) KIA 감독에게 요청한 것을 확인해 줬다. KIA 관계자는 "박진만 감독님이 우리 감독님에게 이야기했다고 들었다. 그 제안을 듣고 심재학(51) 단장님과 프런트가 고민했고 오늘 최종 결정했다"고 말했다. 홍 단장 역시 "그 말이 맞다"면서 "그 전부터 트레이드 이야기는 계속 있었는데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가 이틀 전부터 급물살을 탔다"고 긍정했다.

두 팀 간의 물밑 협상은 지난해 겨울부터 꾸준했다. 야구계에 따르면 삼성의 첫 요구는 KIA의 젊은 투수들이었다. 누가 들어도 알 만한 이름들이 거론됐지만, KIA로서는 받아들이기 힘든 카드였다. 장정석 전 단장이 트레이드를 포기한 것도 이런 이유였다. 지난달 14일 KIA 주전 포수 한승택(29)이 옆구리 부상으로 1군에서 말소된 상황에서도 삼성과 KIA의 트레이드 협상은 트레이드 직전인 6월 말까지 김태군 대 젊은 투수로 평행선을 달렸다는 후문.

하지만 KIA는 6월 팀 평균자책점 5.20(리그 10위)으로 투수진이 흔들리면서 이 부분은 절대 양보할 수 없었다. 결국 삼성이 젊은 투수 대신 또 다른 취약 포지션인 내야로 눈을 돌리면서 극적으로 트레이드가 성사됐다. 주전 2루수였던 김지찬(22)이 최근 포구와 송구에 어려움을 호소해 퓨처스리그로 간 것도 큰 역할을 했다.

홍준학 단장은 "(젊은 투수 트레이드와 관련해) 그동안 협상 카드가 잘 안 맞았다"면서 "우리 내야가 예상과 다르게 흘러가는 부분이 있었다. (최근 내려간) 김지찬의 경우도 그렇고 내야가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그런 상황에서 류지혁이 내야 멀티가 가능하고 나이도 아직 20대 후반이라 성장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해 결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김종국 KIA 감독(왼쪽)과 박진만 삼성 감독. /사진=OSEN

4일 현재 올 시즌 타율(0.236), 출루율(0.315), OPS(0.643) 등에서 리그 10개 팀 내야 중 꼴찌에 머무는 삼성에 류지혁은 천군만마와 다름없다. 선린중-충암고를 졸업한 류지혁은 2012년 신인드래프트 4라운드 전체 36번으로 두산 베어스에 입단한 후 2020년 KIA로 트레이드됐다. 장타력은 부족하지만 뛰어난 콘택트 능력과 선구안으로 KIA에서만 290경기 타율 0.275, 4홈런 100타점 123득점 13도루, 출루율 0.371, 장타율 0.332, OPS 0.703을 기록했다. 통산 성적은 타율 0.271, 출루율 0.356으로 경기에 나오기만 하면 기복 없이 꾸준한 것도 그의 장점이다.

KIA 관계자 역시 "우리에게도 류지혁은 참 좋은 선수였다. 활용 폭도 상당히 크고 리더십도 있어 고민을 많이 했다"면서도 "한승택이 부상으로 내려가고, 젊은 선수들이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주고 있긴 하지만 경험이 많이 부족했다. 하나를 얻으면 그에 상응하는 하나를 내줘야 하는 것이 트레이드이다 보니 우리 입장에서 제일 취약한 포지션(포수)을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가서 정말 잘해주길 모두가 바랐다"고 아쉬워했다.

삼성은 강민호, 김재성뿐 아니라 퓨처스리그에 성장 중인 포수들이 있어 든든하다는 입장이다. 홍 단장은 "퓨처스리그에 좋은 포수들이 있다. 걱정이 없다기보다는 팀을 더 효율적으로 구성하는 방향이라고 보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김동윤 기자 dongy291@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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