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건설, 검단아파트 전면 재시공] 1조 손실 보며 신뢰 택한 GS… 元 강경행보에 건설사 `초긴장`
재시공 5년·막대한 비용 등 부담
元, 하도급·벌떼 입찰 잇단 제재
업계들 "찍히면 안돼" 몸사리기
"국민들이 납득하기 어려운 상황들이 드러났다. 설계, 시공, 감리 등 어느 한 곳이라도 주어진 책임을 다했다면 이 지경까지 오지 않았을 것이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의 계속된 압박에 GS건설이 사실상 '항복 선언'을 했다. 국토교통부가 5일 인천 검단 아파트 주차장 붕괴 사고에 대한 조사 결과를 내놓자 GS건설은 통째로 헐고 다시 짓기로 했다. 추정이지만 업계는 재시공에 5년, 1조원 안팎의 가량의 비용이 들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원 장관은 지난 4월 사고 발생 직후부터 GS건설을 콕집어 강한 비판을 쏟아냈다. GS건설을 '부실공사 건설사'로 지칭하며 자체 조사 결과를 신뢰할 수 없다고 공개적으로 직격탄을 날리기도 했다. GS건설은 원 장관의 발언이 있을 때마다 고개를 숙였다.
지난 5월에는 "후진적 건설사고와 유사한 사고가 또 다시 발생한 것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GS건설의 다른 사업장까지 전면조사를 지시했다. GS건설이 해당 현장뿐 아니라 전국 현장에 대한 점검을 실시하겠다고 밝힌 뒤에도 "GS건설의 83개 시공현장 자체점검 결과를 국토부가 재확인하겠다"고 강조했다.
사고 조사가 발표된 이날도 고강도 비판을 이어갔다. 그는 "조사 결과, 건설과정에서 국민들이 납득하기 어려운 상황들이 드러났다"며 "지상부에는 문제가 없는지 조사과정과 그 결과를 모두, 있는 그대로 국민 앞에 공개하고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결국 GS건설은 이날 급하게 전면 재시공을 결정했다. GS건설은 이날 오전까지도 재시공 여부에 대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하지만 원 장관의 발언 이후 17개동 1666세대 전부를 철거한 뒤 재시공하겠다는 입장을 긴급 발표했다.
업계는 '전면 재시공'을 두고 GS건설이 회사의 명운을 걸었다고 평가한다. A건설 관계자는 "여론 악화로 선호도가 10위권 밖으로 추락한 브랜드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철거 후 재시공 밖에 방법이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주차장 붕괴 사고가 발생한 인천 검단지구 LH 안단테 아파트는 총 17개동, 1666세대 규모다. 앞서 붕괴 사고로 철거 후 재시공을 결정한 광주 화정 아이파크(8개동, 847가구)의 2배 수준이다. 당시 HDC현대산업개발은 전면 재시공에 총 3750억원의 비용이 들 것으로 추산했다. 현재 추산으로는 화정 아이파크보다 재시공 비용이 3배가 넘는다. 공사비가 가파르게 오른 점을 감안한 것이다.
업계에서는 천문학적인 비용 탓에 GS건설이 사고 최종 조사 결과를 지켜볼 것이라고 예상했다. 국토부는 이날 사고가 발생한 공정에 대한 조사결과만 발표했다. 개별 아파트동에 대한 정밀안전점검은 아직 진행 중이다.
건설 업계는 원 장관의 행보에 바짝 긴장하고 있다. 원 장관이 지목하는 사건은 어김없이 빅 이슈가 되자 몸을 한껏 웅크리는 분위기다. B건설 고위 임원은 "원 장관한테 찍히면 회사의 존폐를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다음 타깃이 우리가 되지 않기만 바라고 있다"고 전했다.
원 장관은 앞서 민간임대아파트 하자보수 문제부터 하도급, 벌떼입찰 등 주요 현안에 대해 강경한 입장으로 건설사를 압박해 왔다.
벌떼입찰에 대해서는 "땅끝까지 쫓아가 공공택지 벌떼입찰 업체를 퇴출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주범으로 꼽혔던 건설사들은 급하게 계열사들을 정리했다. 호반건설은 벌떼입찰로 시작한 이슈가 2세 오너에 대한 회사 밀어주기 논란까지 확대되기도 했다.
하도급 문제에 대해서도 "국민의 세금을 횡령하고 분양대금을 탈취하는 사기행위"라고 수위 높은 발언을 이어갔다. 일각에서는 이런 원 장관의 강경 행보를 정치행보로 해석하고 있다. '사이다' 행보로 표심을 끌어모으기 위한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C건설 임원은 "문제가 있다면 책임을 지는 것이 맞지만, 아직 명확한 조사 결과도 나오기 전부터 여론을 몰아갈 수 있는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고 토로했다.
김남석기자 kn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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