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66가구 부수고 다시 짓는다…철근 빠진 아파트 “설계부터 부실”
설계·시공·감리 ‘총체적 부실’
기둥 32개 중 19곳 ‘철근’ 빠져
GS건설 “입주 지연 모든 보상”
5일 GS건설은 사과문을 내고 “국토교통부 조사위원회의 조사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인다”며 “검단 단지 전체를 전면 재시공하고 입주지연에 따른 모든 보상을 다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국토부 조사위원회는 붕괴사고 원인이 설계·감리·시공 부실로 인한 보강철근 미설치와 콘크리트 품질(강도) 미흡, 하중을 못견딘 과도한 토사 적재라고 판단했다. GS건설은 “조경 시공과정에서 토사를 다룸에 있어 기본 원칙을 지키지 못했거나 기타 실수를 저지른 점도 깊이 반성한다”고 인정했다.
GS건설은 지하 2층~지상 최고 25층, 17개동, 총 1666가구 규모인 단지를 전면 재시공한다. 현재까지 공정률은 67%였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단순 공사비만 계산할 경우 3500억원 이상이 더 투입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여기에 입주지연 보상을 비롯한 추가적인 비용도 필요하다. HDC현대산업개발의 광주 화정아이파크의 경우 지하 2층~지상 최고 39층, 8개동, 아파트 705가구, 오피스텔 142실 규모였는데 약 3700억원의 비용이 추산됐다. 이는 입주지연 보상이 포함된 금액이다.
인천 검단신도시 아파트 입주예정일은 올해 12월이었으나 재시공으로 지연이 불가피해보인다. 다만 GS건설 관계자는 “재시공 비용, 입주 시기는 아직 예측이 어렵다”고 밝혔다.
국토부 사고조사위원장인 홍건호 호서대 교수는 “사고의 가장 직접적 원인은 전단보강근(철근) 미설치”라고 말했다. 철근 누락은 설계부터 감리, 시공까지 각 단계별 총체적 부실이 겹치며 발생했다.
먼저 구조 전문가들이 설계 도면의 기초가 되는 구조계산서부터 철근 설치 표기를 빠뜨렸다. 기둥 32개소에 철근이 모두 필요하지만 15개소에 철근 표기가 처음부터 누락됐다. 공사를 위한 밑그림부터 잘못 그려진 셈이다.
감리 단계에서는 도면을 확인하고 승인하는 과정에서 이 같은 문제점을 찾아내지 못했다. 시공 단계에서는 설계 도면상 설치하도록 한 철근조차 4개소에서 빠뜨린 것으로 파악됐다. 철근이 꼭 필요한 32개 기둥 가운데 19곳이 철근이 빠진 것이다.
국토부는 GS건설의 전국 83개 현장을 모두 확인점검한 뒤 8월 중 처분을 결정할 예정이다. 위법사항에 따라 형사처벌부터 영업정지 처분까지 받을 수 있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설계·시공· 감리 어느 한 곳에서라도 주어진 책임을 다했으면 사태가 이 지경까지는 오지 않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겁나서 못타겠다”…욕먹던 ‘싼맛’ 경차반란, 벤츠 사려다 모닝 ‘살맛’나겠네 [카슐랭] -
- “빚 잘 갚는 사람은 왜 인센티브 없나”…40대 가장의 한숨 - 매일경제
- TV수신료 강제징수 29년 만에 폐기…납부거부 움직임 늘어날 듯 - 매일경제
- ‘한국애들끼리 또 싸운다’는 일본 조롱 안들리나 [핫이슈] - 매일경제
- 의사도 당했다…가짜 검사 이 말 한마디에 40억 날려 - 매일경제
- “당신 완전 악질이군요”…망신살 뻗친 집주인, 그러게 왜 보증금 안 줘 - 매일경제
- 가족이 묵기 좋은 전 세계 호텔 2위 튀르키예, 1위는 어디 - 매일경제
- 엔화값 900원선 붕괴···8년 만에 800원대로 진입 - 매일경제
- 부실에 부실을 더한 LH·GS…없으면 안될 철근 기둥, 절반을 뺐다 - 매일경제
- ‘역도 전설’ 장미란, 한국체육 번쩍 들어올릴까 [이종세의 스포츠 코너] - MK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