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으로 면허취소 30대 또 무면허 사고 도주…벌금 1000만원

홀로 아이 키우는 딱한 처지, 친구가 '대리 자수'하기도
法 "어린 자녀 양육 참작"…허위 자수한 지인엔 벌금 200만원

광주 지방법원./뉴스1 DB

(광주=뉴스1) 최성국 기자 = 홀로 아이를 키우던 30대 아버지가 무면허 교통사고를 내고 달아났다가 벌금 1000만원을 선고 받았다.

친구의 딱한 처지를 듣고 '운전자 바꿔치기'에 응했던 남성도 함께 벌금 200만원을 선고 받았다.

광주지법 형사9단독 임영실 판사는 도로교통법 위반(사고후 미조치·무면허운전), 범인도피교사 혐의로 기소된 A씨(31)에게 벌금 1000만원을 선고했다고 5일 밝혔다.

범인도피 혐의로 기소된 A씨의 지인 B씨(30)에게는 벌금 200만원의 형을 내렸다.

A씨는 지난해 12월28일 오전 5시50분쯤 광주 서구 운천저수지 방면에서 무면허 운전을 하다가 정차 중인 차량을 추돌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당시 얼어붙은 도로에 미끄러져 사고를 낸 A씨는 교통사고 처리를 하지 않고 그대로 달아났다.

조사결과 음주운전으로 면허가 취소됐던 A씨는 가중 처벌을 받는 게 두려워 이같은 일을 저질렀다.

홀로 아이를 키우던 A씨는 지인인 B씨에게 "네가 운전하다 사고를 낸 것처럼 해달라"고 부탁했다.

B씨는 딱한 처지에 놓인 지인을 돕겠다며 경찰서를 찾아가 자신이 사고를 낸 것처럼 자수했다.

진술조사까지 마친 B씨는 약 5일 뒤 사실 운전자가 A씨라는 것을 경찰에 털어놨다.

임영실 판사는 "피고인은 집행유예 기간에 자숙 없이 교통사고를 내고 도주까지 했다. 범인도피교사까지 이르러 죄질이 좋지 않다"며 "다만 교통사고로 인한 피해 정도가 크지 않고 미성년 자녀를 혼자서 양육하는 점, B씨도 이같은 사정을 알고 부탁을 거절하지 못한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형을 정한다"고 판시했다.

star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