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상의 "수출 부진 해소 위해 '탈중국' 속 기회 포착해야"

이성락 2023. 7. 5.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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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무역 구조 변화와 대응 과제' 연구 보고서 공개

대한상공회의소가 5일 '글로벌 무역 구조의 변화와 대응 과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더팩트 DB

[더팩트ㅣ이성락 기자] 글로벌 무역 구조의 변화에 따른 수출 부진을 해소하기 위해 △탈중국 기조와 기회 포착(Altasia) △경제외교 강화를 통한 교역 구조 재편(Restucturing) △기술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정책 지원(Technology) 등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경제단체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는 5일 이러한 내용이 담긴 '글로벌 무역 구조의 변화와 대응 과제' 연구 결과 보고서를 발표했다.

먼저 보고서는 "전 세계적으로 가속화되고 있는 탈중국 기조와 중국의 시장 기회를 적극 포착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최근 영국 매체 이코노미스트가 제시한 '알타시아(Altasia)'를 소개했다. '알타시아'는 대안(Alternative)과 아시아(Asia)를 합친 신조어로, 중국 공급망을 대체할 수 있는 한국 등 아시아 주요 14개국을 말한다. 현재까지 중국의 역할을 완전히 대체할 특정 국가는 없지만, 기술력이나 물류 서비스, 자원, 투자 정책, 임금 등 부문별로 나눠보면 이들 여러 국가들이 중국을 대체할 수 있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한국, 일본, 대만 등이 기술력 부문에서 중국을 대체할 수 있다. 싱가포르가 금융·물류를,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브루나이가 자원을, 베트남, 태국, 인도가 투자 정책을 대신할 수 있다고 한다. 필리핀, 방글라데시, 라오스, 캄보디아는 지난 10여 년간 임금이 2배 이상 오른 중국의 대체 국가로 꼽힌다.

이부형 현대경제연구원 이사는 "'알타시아'로 꼽힌 나라들 중 뛰어난 기술력과 인적 자본, 안정적 사회 인프라, 테스트베드로서 적합한 시장 환경을 골고루 갖춘 나라는 우리나라를 포함해 극소수"라며 "정부가 대외적으로 경제외교 강화, 대중 교역 전략 재구축 등에 힘쓰고, 국내에서는 기업 투자에 걸림돌이 되는 법제도를 합리적으로 조정하는 노력을 통해 한국이 국제사회로부터 매력적인 공급망 대체국으로 인정받을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보고서는 "경제외교 강화를 통해 교역 구조를 개편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중국이 최근 2~3년 사이 '국내대순환전략'과 같은 경제 내수화, 산업 내재화를 추진함에 따라 대중 수출이 감소되기는 했지만, 중국 외 지역에서 한국 수출이 늘어나는 기회가 생긴다는 것이다.

지난해 총수출 6836억 달러 중 수출 상위 3개 국가(중국·미국·베트남)가 차지하는 비중은 47.8%(3265억 달러)다. 10대 수출 품목이 차지하는 비중은 70.6%(4823억 달러)이고, 가공 단계별로는 중간재 수출 비중이 74.2%(5073억 달러)로 일부 국가 편중, 일부 품목 편중, 중간재 중심의 수출 구조를 갖고 있다.

대한상의는 "일부 국가에 치중된 교역 대상국을 성장 잠재력 높은 인도·태평양 국가와 중동·아프리카 시장으로 넓히고, 반도체 등 일부 품목에 편중된 수출 상품도 다변화해야 한다"며 "아울러 중간재 중심의 수출 품목도 수입선 대체가 어려운 고위 기술 제품과 소비재 완제품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지만수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반도체를 제외하면 한국의 대중 수출은 2013년 이후 꾸준히 감소해 왔는데, 이는 중국의 비용 상승과 산업 고도화가 주된 원인"이라며 "중국이 고도성장 시기에서 중저속성장 시기로 바뀐 만큼, 중국에서 발생하는 새로운 사업 기회를 포착하기 위해 광범위한 접촉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보고서는 경쟁국과의 기술력 격차를 지원하기 위한 정책 추진의 필요성도 제기했다. 막대한 자금이 소요되는 첨단 분야에 대한 기술 투자 위험을 분담하고, 본원 경쟁력 유지를 위해 마더 팩토리(국내외 생산시설 중 제품 설계와 연구개발, 디자인 등 핵심 기능을 수행하는 공장)를 국내에 구축·유치하기 위한 정책을 주문한다. 또 전략 산업·원천 기술 분야 투자에 집중하고 단기 성과에 연연하지 않는 과감한 투자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박기순 성균관대 중국대학원 교수는 "미중 기술패권 경쟁은 한편으로는 한국 기업에 기술 자산을 축적할 수 있는 호기"라며 "중국 정부의 보호주의, 애국소비, 중국 기업의 경쟁력 강화 등에 맞설 능력을 갖추려면, 중국 시장을 잘 알고 중국 소비자 마음을 이해할 수 있는 중국향 인재를 많이 육성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우태희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은 "국내 생산 역량 제고를 위해 글로벌 경쟁국 수준의 보조금·세제 혜택, 규제·노동개혁을 통한 기업 환경 개선이 선행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rock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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