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성발언' 쏟아내는 이낙연·추미애…민주당, 커지는 갈등 불씨
이재명과의 만남은 여전히 조율 중, 친명계 "빨리 만나야"
'폭로'하는 추미애, 이재명은 '사법 피해자'
당내선 불편한 기색 역력…"자제했으면 좋겠다"
[이데일리 이수빈 이상원 기자]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5일 노무현 전 대통령의 봉하마을과 문재인 전 대통령의 평산마을을 잇달아 방문하며 정치 복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은 자신의 장관직 사퇴를 두고 문 전 대통령과 이 전 대표를 직격하고 나섰다. 민주당 지도부는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 저지 활동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곳곳에서 터져 나오는 ‘계파 갈등’ 목소리에 불편한 기류가 감지된다.
호남 이어 盧·文 찾은 이낙연…이재명 만남은 “조율 중”
이 전 대표는 이날 오후 봉하마을을 찾아 노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고 권양숙 여사를 만났다. 그는 묘역에서 ‘대한민국이 원칙과 상식의 세상으로 다시 서도록 못난 후대들을 깨우쳐 주십시오’라고 적었다. 이목이 집중된 이 대표와의 만남에 대해서는 “더 인사를 드리고 난 다음 뵙는 걸로 이야기가 됐고 아직 인사가 조금 남아 일정을 조율 중”이라며 “정치인들이 말하는 그런 ‘줄다리기’가 있지는 않다”고 해명했다.
앞서 이 대표는 이 전 대표 귀국 직후 전화를 걸어 만남을 제안했지만 이 전 대표 측에서 만남을 미루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표와의 일정 조율이 길어질수록 계파 갈등도 표면화할 것으로 보인다.
‘친낙(親이낙연)계’인 윤영찬 의원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본인(이 전 대표)이 생각하는 일의 절차가 있는데, 그것이 마무리되기도 전에 왜 안 만나느냐고 채근을 하는 것은 예의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수도권 한 재선 의원은 이 전 대표가 이 대표와의 만남을 미루는 것에 대해 “이 대표가 ‘화합’이란 이미지만 요구하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라고 봤다.
‘친명(親이재명)계’에서는 빠른 만남을 촉구했다. 친명계 좌장인 정성호 의원은 “이 대표 입장에서는 (이 전 대표를) 빨리 만나서 현안에 관한 의견도 듣고 조언을 구하고자 하는 바람이 당연히 있을 것”이라며 “두 분이 빠른 시일 내 만나 민주당 위기를 극복하는데 뜻을 같이하기를 희망한다”고 했다.
이 전 대표는 지난 2일 귀국 후 첫 일정인 국립 5.18 민주묘역 방문 후 이재명 대표 체제의 민주당을 향해 강경 발언을 쏟아냈다. 그는 “민주당이 진정한 혁신을 통해 국민의 신뢰를 되찾고, 국민께 희망을 드릴 수 있는 정당이 되기를 바란다”며 “혁신의 핵심은 도덕성 회복과 당내 민주주의 활성화다. 혁신은 민주당의 눈높이가 아니라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혁신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그간 ‘비명(非이재명)계’에서 제기해 온 내용과 같다.
이 전 대표가 당분간은 윤석열 정부 비판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예상했으나 그보다 빠르게 당을 향한 작심발언에 나선 것을 두고 정치 복귀 시점도 빨라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한 비명계 의원은 “이 전 대표가 당 상황에 더 깊게 관여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라고 봤다.
文 직격한 추미애 향해선 “자제했으면” 우려 목소리
추 전 장관의 ‘폭로’를 두고도 계파 갈등에 기름을 붓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앞서 추 전 장관은 복수의 언론과 인터뷰를 통해 ‘문재인 전 대통령이 내게 (법무부 장관에서) 물러나 달라고 말을 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해 논란이 되고 있다.
또 추 전 장관은 이 대표에 대해서는 ‘사법 피해자’라며 “검찰 정권이 사법 리스크를 만들어 가는 것인데, 이 사법 피해자 보고 ‘당신 때문’이라고 집안 싸움에 전념하고 있어 너무 답답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를 두고 추 전 장관이 정치적 재기를 위해 이 대표 측에 섰다는 관측도 나온다.
당 지도부에서는 추 전 장관의 작심발언을 두고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집안 싸움’을 부각해 당 지지율에 오히려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날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지금 민주당이 강한 민주당이 돼야 하는데 내년 총선을 앞두고 왜 저러한 얘기들이 당내에서 문제가 되는가, 서로 좀 자제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정성호 의원 역시 추 전 장관 발언에 대해 “이 상황에서 왜 그런 말을 하는지 잘 이해가 안 된다”며 “국무위원으로서 진퇴와 관련해서 그런 얘기를 하는 것은 당의 단합에 좋지 않다”고 경고장을 날렸다.
이수빈 (suvin@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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