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생 아들과 공모해 남편 살해한 40대 2심도 무기징역

아들 끌어들인 뒤 흉기와 둔기로 잔혹 살해
1심 "범행 수법이 잔인하고 극악무도" 무기징역 선고
피고인 측 “둘째 아들 영영 못 보게 된다” 항소

[이데일리 이준혁 기자] 중학생 아들과 공모해 남편을 잔인하게 살해하고도 가정폭력 때문에 범행했다고 거짓 진술한 40대에게 검찰이 2심에서도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검찰은 5일 대전고법 제1형사부 심리로 열린 A(43)씨의 존속살해 등 혐의 사건 항소심 결심 공판에서 “1심과 같이 무기징역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A씨는 지난해 10월 중학생이던 아들 B군과 함께 집에서 흉기와 둔기로 남편 C씨를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검찰은 A씨와 B군에게 각각 무기징역과 징역 20년을 구형했다.

1심 재판부는 “남편을 살해하기로 결심하고 장기간 준비한 뒤 망설임 없이 범행을 저지르는 등 범행 수법이 잔인하고 극악무도하다”며 “범행 동기에 대해서도 고인 탓으로 돌리는 등 진심으로 범행을 뉘우치지 않아 보인다”며 A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B군에 대해서는 “나이가 어린 소년으로 교화와 개선의 여지가 있어 보인다”면서 미성년자임을 감안해 형의 상·하한을 둔 부정기형 15년·단기 7년을 선고했다.

검찰과 B군은 이를 받아들인 반면 A씨는 “형이 너무 무거워 부당하다”며 항소했다.

A씨 측은 최후 변론에서 “잘못으로 인한 죄책은 달게 받겠다”면서도 “원심의 형이 확정되면 남은 둘째 아들을 영영 만나지 못하게 되고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주게 된다”며 선처를 요청했다.

A씨에 대한 선고 공판은 내달 18일 진행된다.

앞서 A씨는 경찰 조사에서 C씨가 자주 술을 마시고 욕설하며 폭행했다고 거짓 주장했다.

오히려 남편인 C씨가 A씨가 던진 술병에 맞아 상처를 입거나 소주를 넣은 주사기에 눈이 찔리는 등 폭행을 당한 사실이 휴대전화 포렌식 결과에서 드러났다.

A씨는 어려운 가정 형편 속 남편이 자신의 언어장애를 비하했다고 느껴 평소 아버지에게 불만을 품고 있던 아들을 끌어들인 뒤 범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준혁 (leejh@edaily.co.kr)

사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