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훅 들어온 생성형 AI 시대] "요즘 핫한 종목 알려줘"… AI 애널리스트가 多 찾아준다
종목 매출현황·정보 등 제공
삼성·미래에셋도 AI 서비스
시중 은행, 고객 응대에 초점
내부 모니터링·업무 등 적용
④ AI로 위험 차단, 투자 결정까지
#하루 일과 중 시간을 쪼개 주식을 투자하는 직장인 김유영(32·여)씨. 그는 요즘 생성형 인공지능(AI)을 활용해 투자 정보를 얻고 있다. 그동안은 일일이 포털 사이트 검색을 했다. 이제 질문 한 번이면 투자하고 있는 에코프로의 주요 매출처부터 증권사들이 제시한 평균 목표주가, 배당수익률은 물론 최근 수급 현황까지 한눈에 볼 수 있다.
김씨는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들어가서 확인하던 사업보고서도 간결히 요약해줘 투자 종목 관련 정보를 확인하는 시간이 단축됐다"면서 "올 초부터 챗GPT가 화두였는데 평소에 접해볼 일이 없다가 이렇게 투자 정보를 얻는 데 활용하니 편리한 것 같다"고 말했다.
두나무의 증권앱 '증권플러스' 사용자의 경험담이다. 두나무가 지난달 20일 출시한 챗GPT 기반 서비스 '우디'에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검색한 질문은 'A종목 수익 창출 방법', 'A종목 주요 매출처' 등이다.
회사 관계자는 "아직 서비스 개시 후 2주밖에 되지 않았지만 국내 주식시장 요약, 52주 신고가 종목 등 투자정보를 확인할 때 우디 서비스를 활용하는 고객들이 늘고 있다""며 "여기저기 따로 검색하지 않고 친구와 대화하듯 우디에게 물어보고 투자에 참고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생성형 AI의 활용범위가 넓어지면서 '가상 애널리스트'까지 등장했다.
한국투자증권은 AI 서비스 전문 기업인 이스트소프트와 협업해 국내 최초로 가상 인간을 활용한 리서치 보고서를 만들었다.
삼성증권도 AI 휴먼 신생 기업인 딥브레인과 가상 애널리스트를 만들었다.
이 가상 애널리스트는 실제 현업에서 활동 중인 애널리스트의 모습과 음성 등을 AI 기술로 학습시켜 만든 가상인간이다. 텍스트만 입력하면 실제 애널리스트가 방송을 진행하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투자정보를 전달한다.
삼성증권은 지난 4월 말부터 가상 애널리스트를 통해 국내외 시황관련 유튜브 콘텐츠를 제공하기 시작했다.가상 애널리스트의 모델이 된 정명지 삼성증권 투자정보팀장은 "버추얼 애널리스트의 도입으로 애널리스트들이 종목이나 시장연구, 기관고객 세미나 등 본연의 업무에 집중하는 시간에도 버추얼 애널리스트를 통해 시의적절한 유튜브 방송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단숨에 우리 생활 속에로 훅 들어온 생성형 AI. 지식, 산업, 엔터테인먼트, 예술 창작에 이르기까지 일상의 전 영역에 파고들며 '게임 체임저'가 됐다.
금융권도 생성형 AI 도입에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다. 다만 '빠르기'보다 '정확성', '진실성'이 우선순위인 업의 특성상 돌다리를 두두드려가며 활용처를 확대하고 있다.
증권사는 각종 보고서 검색 및 요약 등의 업무에 생성형 AI를 도우미로 활용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생성형 AI를 이용한 종목 시황 요약 서비스를 업계 최초로 선보였다. 이 서비스는 투자자별 관심 종목을 선별해 시황 데이터와 최근 중요 뉴스가 결합된 내용을 제공한다. 지난 2월 시작한 네이버 클라우드 기반 해외 뉴스 실시간 번역·요약 서비스에도 생성형 AI를 반영해왔다. 미래에셋증권은 앞으로도 생성 AI를 활용한 서비스를 고도화하겠다는 계획이다.
한국투자증권은 AI에 기반해 출시한 리서치 서비스 '에어(AI Research)'를 통해 리서치센터가 발굴하지 못한 500개가 넘는 종목을 찾았다. KB증권은 AI가 미국 상장 회사들의 공시 정보를 분석해 제공하는 'KB로보뉴스'를 제공한다.
사내 업무에 활용하는 회사도 있다.
NH투자증권은 '내 자리에서 사용하는 챗GPT'라는 이름으로 임직원이 쓰는 사내 메신저에 생성형 AI 기능을 추가했다. NH투자증권 직원들은 사내 메신저에 장착된 챗GPT를 통해 테크보드 채팅하기 검색과 영어와 일본어 번역, 요약 기능 등 업무상 도움을 요청할 수 있다. 한 NH투자증권 직원은 "처음엔 재미있다 정도로 생각했지만 요즘은 업무에 활용하는 비중이 늘어났다. 특히 채팅 기능을 많이 사용한다"라고 밝혔다.
은행권은 우선 내부통제 체계 구축에 생성형 AI를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대규모 횡령 사고, 이상 외환 거래, 불완전판매 등 금융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실시간 대응이 중요하지만 인적 오류가 발생하기 쉬운 업무를 정확하고 빠르게 수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은행은 이미 2019년부터 AI 기반 이상거래탐지스템을 운영 중이다. 생성형 AI를 통해 보이스피싱 모니터링 시스템, 불완전판매 적발 시스템 등으로 확대하고 있다.
지난 2021년 12월에는 AI사업부에 별도의 초거대AI팀을 꾸려 특화된 생성형 AI 서비스를 준비하는 데 박차를 가하고 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초거대 AI는 대용량 데이터와 슈퍼컴퓨팅 인프라를 활용한 차세대 AI로, 인간의 뇌처럼 스스로 추론하고 창작의 영역까지 확장해 인간과 AI가 자연어를 바탕으로 소통할 생성형 AI"라고 설명했다.
현재 우리은행의 초거대AI팀은 △금융특화 언어모델 개발 △비정형 자산을 활용한 AI 고도화 △초거대 AI기반 'AI뱅커' 개발 △생성형AI를 통한 금융비서 구현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중 초거대 AI 기반 AI뱅커는 연말 출시를 목표로 개발이 이뤄지고 있다. 생성형 언어 모델을 AI뱅커에 탑재함으로써 디지털에 익숙하지 않은 고령층도 지금보다 더욱 쉽고 편리하게 은행 업무를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NH농협은행은 생성형 AI 기술을 활용해 전산 헬프데스크, 아르미 KMS, 챗봇 포털 등 산재된 직원 업무 알림 서비스를 통합 및 고도화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규정·업무 방법 등 업무 지식의 체계적인 정리와 직원의 전화문의 감소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디지털 상담 서비스인 '올원뱅크 AI톡'을 개선해 답변 품질 향상 및 맥락 연계 기반 후속 상담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신한은행은 AI 챗봇을 언제 어디서든 모든 금융업무 처리가 가능한 '인비지블 뱅크' 핵심 채널로 활용할 계획이며, 하나은행은 AI챗봇 서비스 '하이챗봇'을 전면 개편해 은행앱과 연동한 고객 개인화 서비스를 도입했다.
토스뱅크도 앱내 '챗 GPT에게 물어보기'서비스를 추가해 시범 운영 중이다.핀테크와 스타트업들은 생성형 AI 기술에 더욱 적극이다.
보험 핀테크 해빗팩토리는 보험약관을 AI 기술로 분석해 보험설계사 업무를 지원하며, 미국 주택담보대출 시장에도 진출해 AI 기술을 적용한 대출 심사로 기간을 3일에서 1분으로 단축했다.
온라인투자연계금융기관 피플펀드는 최근 AI 기반 무료 신용관리 앱크레딧플래닛을 출시해 알고리즘을 통해 신용점수를 올릴 수 있는 방법 등을 개인에 맞춰 제공한다. 예를 들어 신용진단 탭을 누르면 'A씨는 신용점수를 최대 110점 더 올릴 수 있어요'와 같은 문구로 신용점수 예측치를 확인하는 방식이다. 이윤희·이미선·신하연기자
alread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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