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박종철·이한열 예우 유공자법에 이념 낙인 찍는 여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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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군사독재에 맞서 민주주의 회복에 앞장선 이들을 예우하자는 민주유공자법이 4일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국회 정무위원회 법안심사소위를 통과했다.
민주화운동 과정에서 숨지거나 다친 당사자와 그 유가족을 예우하는 내용으로, 박종철·이한열씨 등도 대상에 포함된다.
이 법안의 기본 취지는 박정희에서 전두환으로 이어진 군사독재 정권에 항거하다 희생된 민주유공자와 가족을 예우하자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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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군사독재에 맞서 민주주의 회복에 앞장선 이들을 예우하자는 민주유공자법이 4일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국회 정무위원회 법안심사소위를 통과했다. 민주화운동 과정에서 숨지거나 다친 당사자와 그 유가족을 예우하는 내용으로, 박종철·이한열씨 등도 대상에 포함된다.
그런데 여당인 국민의힘은 소위 법안심사 도중 “가짜 유공자 양산법”이라며 자리를 박차고 나가 표결에 불참했다. 이어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 건의를 들먹이며 반발하고 있다. 5일에는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까지 “대상과 공적을 알 수 없는 깜깜이법”이라고 비난하고 나섰다. 정무위 전체회의와 법제사법위원회 심사 과정에서 추가 논의가 가능한데도, 이념적 낙인 찍기에 총력전을 펴는 양상이다.
이 법안의 기본 취지는 박정희에서 전두환으로 이어진 군사독재 정권에 항거하다 희생된 민주유공자와 가족을 예우하자는 것이다. 4·19나 부마항쟁, 5·18 민주화운동 유공자에 대해서는 이미 관련 법령이 만들어져 합당한 예우가 이뤄지고 있다. 반면 주로 1980년대 민주화운동 과정에서 목숨을 잃거나 상해를 입은 이들에 대한 예우는 전무한 상태다. 박종철·이한열씨가 민주유공자로 지정조차 되지 않았다는 사실은 형평과 상식에 맞지 않는다.
예우라고 하지만 대단한 것도 아니다. 사망자인 유공자와 행방불명자의 직계 가족, 유족 등에게 의료·양로 지원, 요양 지원 보조 등을 국가가 부담하는 정도의 내용을 담고 있다. 2021년 민주당이 발의해 논란이 됐던 관련 법안의 교육·취업·대출 지원 등은 모두 제외돼 특혜라고 볼 여지도 없다. 대상자 다수가 50대 이상이라 재정적 부담이 크지 않다. 신청만 하면 유공자가 되는 것도 아니다. 유공자는 ‘민주주의 확립에 기여한 희생·공헌이 명백히 인정돼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된 사람’이어야 하고, 보훈부 장관이 보훈심사위원회의 심사를 거쳐 지정한다고 엄격히 규정돼 있다. 여당이 문제 삼는 남민전 사건(1979년)이나 부산 동의대 사건(1989년) 등은 심사 절차를 통해 적격성 여부를 판단하면 된다.
오늘날 우리 사회가 누리는 자유와 민주주의는 그들이 있어서 가능했다. 그 빚을 조금이라도 갚자는 뜻이 민주유공자법에 담겨 있다. 그런데 여기에 “반정부 시위, 체제 부정 행위자”라며 시비를 거는 듯한 여당의 태도는 시대착오를 넘어 민주화운동 역사 자체를 부정하고 싶은 속내를 드러낸 것이나 마찬가지다. 1987년 민주화 이후 36년이 흘렀는데, 아직도 이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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