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프티피프티 “음원수익 0원 정산서 의문”vs소속사 “외주업체 누락 수정완료”[종합]
[뉴스엔 황혜진 기자]
그룹 피프티 피프티(시우, 새나, 아란, 키나)와 소속사 어트랙트 측이 전속계약 분쟁 첫 공판에서 팽팽한 입장 차를 보였다.
7월 5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시우, 새나, 아란, 키나가 소속사 어트랙트를 상대로 제기한 전속계약효력정지가처분 신청 관련 첫 심문기일이 열렸다.
피프티 피프티는 소속사 어트랙트가 계약사항을 어기고 신뢰관계 파괴를 초래했다고 주장하며 데뷔 7개월여 만인 6월 19일 전속계약효력정지가처분을 신청했다. 멤버들은 "어트랙트가 투명하지 않은 정산, 활동이 어려운 건강 상태를 밝혔음에도 일방적으로 강행하고자 했던 모습 등 계약상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여러 사정에 대해 문제를 제기한 것"이라고 밝혔다.
네 멤버를 대리해 공판에 출석한 법률대리인 법무법인 바른 측은 '수익 항목 누락 등 정산 자료를 성실하게 제공할 의무 위반', '멤버들의 신체·정신적 건강 관리 의무 위반', '지원 능력 부족' 총 세 가지를 전속계약 해지 사유로 주장했다.
멤버들 측은 정산 관련 "가처분 신청서가 접수된 후 (어트랙트가) 5월 정산서를 하나 보내왔다. 이 정산서는 기존 정산서와 다르게 상세하게 기재돼 있다. 우리가 유심하게 봤던 부분은 매입처가 스타크루이엔티(어트랙트 현 대표가 어트랙트 설립 전 설립해 운영한 회사)로 돼 있다는 것이었다. 스타크루이엔티는 기존 채권자들과 연습생 계약이 체결됐던 회사고 이후 전속계약이 해지돼 어트랙트 소속이 됐다"고 설명했다.
법률대리인에 따르면 멤버들은 약 4개월간의 피프티 피프티 음반 관련 수익 항목이 정산서에 누락돼 문제가 있다고 판단했다. 멤버들의 법률대리인은 "어트랙트 전홍준 대표가 어트랙트 설립 전 스타크루이엔티와 음원 유통사 인터파크간 선급금 유통 계약을 체결했다. 90억 원을 받아 60억 원 이상을 현재의 피프티 피프티 음반 투자금으로 사용했다. 음원, 음반 수익은 스타크루이엔티 앞으로 받는다고 나와 있다. 전혀 다른 회사와 선급금 유통 계약이 체결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90억 원이 인터파크에서 스타크루이엔티로 들어갔다. 다만 스타크루이엔터 법인 계좌로 들어갔을 것이고, 60억 원 이상을 피프티 피프티를 위해 사용했다고 하는데 그게 맞는지 모르겠다. 채권자들의 연예 활동을 통한 음반, 음원 수익으로 선급금을 반환하게 하는데 이미 스타크루이엔티와의 연습생 계약이 종료됐다. (어트랙트가 선급금 유통 관련 멤버들과) 새로운 계약을 체결했어야 하는데 그렇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멤버들은 어트랙트가 정상적인 방식으로 계약을 체결하지 않았고, 4개월여 동안의 정산서 내역 중 음반과 음원 부문 수입금은 0원으로 기재돼 있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멤버들의 변호사는 "가처분 신청을 제기하니까 5월 31일 자 정산서에 스타크루이엔티로부터 (어트랙트에) 돈이 한꺼번에 들어왔다. 인터파크로부터 선급금이 들어왔기에 인터파크는 정산을 하더라도 입금을 하지 않는다. 음반, 음원 제공에 따른 정산만 하는 거다. 스타크루이엔티는 이미 돈을 받아 썼다면 다른 돈으로 어트랙트에 돈을 지급해야 하는 것이다. 그 사이 정산하지 않았고, 이후 한꺼번에 들어왔다. 비고란에는 마치 돈이 들어오는 데 몇 개월 걸리는 것처럼 기재돼 있다"며 "정산 자료를 투명하게 제공해야 하는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멤버들은 소속사와의 신뢰관계 파탄에 이르렀기에 더 이상 본 소속사로 돌아갈 수 없다는 입장이다. 변호사는 "다른 부분도 많이 있지만 멤버들은 이 부분에 대해 기본적으로 중대하게 신뢰를 상실했다고 주장한다. 멤버들은 인터파크와 스타크루이엔티 선급금 구조에 대해 동의한 적이 없다. 계약 관련 미리 설명을 해야 하는 연예 기획사의 의무다. 이 부분에 대해 아무런 고지를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어트랙트 전홍준 대표의 배임 의혹도 주장했다. 멤버들 법률대리인은 "전홍준 대표의 개인 회사로 보이는 스타크루이엔티로 하여금 피프티 피프티 음반, 음원을 제공할 수 있는 권리를 제공했다. 이를 통해 멤버들로 하여금 거액의 선급금을 사용할 수 있는 기회를 상실하게 했다. 자금 악화 상황에서 대표이사는 스타크루이엔티와 공급 계약을 체결했고, 멤버들로 하여금 재산상 손해를 입게 했다. 이에 대한 형사 고소를 진행할 것을 검토하고 있다. 대표가 배임 행위를 했다면 이 자체로도 전속계약을 해지할 사유가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후 어트랙트 법률대리인 법무법인 서정 측의 반론이 이어졌다. 어트랙트 측은 "채권자 측이 주장하는 스타크루이엔티와 어트랙트 사이 거래구조에 대해서는 굉장히 중대한 오해가 있거나 의도적 왜곡이 있는 것으로 생각한다. 멤버들 측이 이미 알고 있듯 원래 멤버들은 스타크루이엔티와 전속계약을 체결했다. 답변서에 기재한 사유와 같이 어트랙트라는 새 회사를 설립해 멤버들과 전속계약을 새로 체결했다. 영업양도계약에 의해 멤버들이 다 동의를 했다. 그 부분에 대해 따로 소명 자료를 내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어트랙트 측은 "따라서 어트랙트 대표의 배임을 운운하는 것은 지나친 상상을 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스타크루이엔티 매출액이 의도적으로 누락된 것이 아니라 그 과정에서 시간적 차이 때문에 집계가 늦어진 것이다. 어트랙트와 계약을 체결한 외주업체 실수를 바로잡아 다 제출했다. 멤버들이 주장하는 정산 의무를 이행하지 않았다는 주장은 그 자체로서 맞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이어 "외주업체와 5월에 계약이 종료됐다. 정산 업무 담당자가 어트랙트 담당자에게 인수인계를 했다. 그 과정에서 2022년 4월까지의 항목 누락이 확인됐다. 멤버들 측이 이 부분에 대해 시정을 하라고 해서 수정해 제출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멤버들 측은 영업양도계약 사실을 이날 공판 처음 알게 됐다며 "정산이 늦춰질 이유가 전혀 없는 상황에서 매월 0원으로 찍힌 것은 정산 자료를 제대로 제공하지 않은 의무 의반"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어트랙트 측은 영업양도계약 관련 세부사항을 서면을 통해 제출하겠다고 덧붙였다.
공판 말미에도 양 측의 의견은 평행선을 달렸다. 멤버들 측은 "멤버들이 돈을 달라, 빨리 돈을 받아야겠다는 취지로 문제를 제기한 게 아니다. 오해 소지가 있다. 멤버들은 여러 가지 억측과 비난에 시달리고 있는데 전혀 그런 점이 아니라는 걸 밝힌다. 멤버들과 소속사들의 신뢰 관계는 더 이상 전속계약을 지속할 수 없는 상황이다. 추가 자료까지 자세히 살펴 달라"고 주장했다.
소속사 측은 "멤버들이 주장하는 신뢰 관계가 의문이다. 멤버들에 대해 굉장히 안타깝게 생각하고 가급적 멤버들과 협의했으면 좋겠다. 전혀 접촉할 수 있는 기회가 없다. 멤버들 대리인에 부탁했음에도 아무런 답변을 받지 못한 상태다. 물론 협의는 개인의 자유이지마 이 사건의 본질은 멤버들 개개인의 문제라기보다 뒤에 있는 배후 세력이 있다고 강하게 믿고 있다. 그 부분을 배제하고 어린 아티스트들의 미래를 위해 이 부분이 조속하게 원만하게 해결되길 바란다. 협의를 바라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멤버들 측은 "사건과 연관 없는 이야기다. 외부 세력을 운운하는데 소속 연예인을 둘러싼 외주 용역 업체와의 갈등이라는 것은 멤버들의 소속사에 대한 정당한 권리 행사에 방해 사유가 돼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 업무방해죄, 형사 고소 등은 개별적으로 거기서 해결돼야 하는 문제이지 그 부분이 이 사건에 들어와 전속계약 해지를 주장하는 멤버들의 사유를 덮거나 본질을 훼손하고 그것이 언론을 통해 배포돼 재판부의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상황이 벌어지지 않길 바라는 것이 멤버들의 입장이다"고 주장했다.
소속사 측은 "소속사는 여전히 멤버들과 계속 음악 활동을 해 나가길 바라고 있다. 멤버들은 어트랙트의 능력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데 그동안 투자한 비용이 80억 원이다. 어트랙트의 모든 전재산을 쏟아부었고 노모의 자금까지 빌려 투자했다. 80억이나 되는 돈을 투자하는 것 자체를 도외시하고 능력이 없다는 추측에 기반한 주장을 하는 것은 과하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멤버들 측에 어트랙트로부터 5월 정산서를 받은 정확한 날짜를 재확인해 달라고 요청했다. 어트랙트 측에도 3월 입금 관련 사항, 인수인계 지연 사실, 음원 수익과 정산 등에 관한 추가 자료를 19일까지 제출해 달라고 요청했다. 재판부는 "추가 자료까지 면밀히 검토해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공판이 종료된 후 양 측은 취재진과 만나 추가 입장을 밝혔다. 어트랙트 법률대리인 법무법인 서정 측은 "어트랙트가 판단하고 조사한 바에 따르면 이 사건은 젊은 아티스트들 본인의 잘못은 없다. 탐욕스러운 어른들의 잘못된 설명 때문에 앞길이 창창한 아티스트들이 잘못된 판단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에 대해 굉장히 안타깝게 생각한다. 소속사는 가처분 승소 이런 부분보다 오히려 아티스트들과 원만한 협의를 거쳐 이번 사건이 조속히 원만하게 해결되길 바라고 있다. 이번 사건을 뒤에서 조종하는 어른들이 분명히 있다고 생각한다. 증거도 갖고 있다. 그 부분에 대해 별도의 소송이나 법적 절차를 통해 끝까지 파헤쳐 그 책임을 묻고자 한다"고 밝혔다.
어트랙트 측은 "중소 기획사에서 전 재산을 투자해, 대표의 노모가 모아 놓은 적은 금액까지 합쳐 80억 원이나 되는 거액을 투자해 그룹을 성장시켰다. 외부세력이 강탈해 간다면 앞으로 우리 K팝 시장에서 어떤 중소 기획사가 막대한 자금을 투자하고 위험을 감수하며 K팝 미래를 짊어질 아티스트를 계발할 수 있겠나. 이 부분은 정말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아티스트들이 언론에 나오면 나올수록 피해를 받고 있고 많은 정신적 충격을 받을 거다. 친엄마의 입장에서 이번 사건을 보고 있다. 이 사건을 보는 여러 네티즌 분들에게도 부탁드리고 싶다. 아티스트를 비난하는 분들이 많은데 아티스트에 대한 비난은 자제해 주시고 소속사와의 재결합을 응원해 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소속사 정산이 투명하지 않다는 멤버들 주장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어트랙트 측은 "불투명한 것이 아니라 외주사를 통해 정산이 이뤄졌다. 물론 외주사를 통해 누락된 부분이 혹시 있을 수도 있다. 그러나 그 부분에 대해 전액을 소상히 설명하고 정산 자료를 보내줬다. 아직 대금을 지급할 단계는 아니다. 정산 자료는 다 제공했고 혹시 이전에 다소간 실수가 있었던 것은 인정한다. 최근 모두 이행을 했고 기간 내 이행했으면 계약 해지 사유가 안 된다"고 해명했다.
소속사는 멤버들과의 원만한 합의를 여전히 바라고 있다. 어트랙트 측은 "멤버들과 합의하고자 시도를 했으나 답변이 없었다. 변호사 측을 통해 접촉을 시도하고 멤버들의 부모님을 찾아가 접촉을 시도했으나 한결같이 접촉이 안 됐다. 하지만 지금도 합의를 원하고 있다. 이번 사건은 진행될수록 가장 피해를 보는 쪽이 아티스트 쪽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후 피프티 피프티 멤버들의 법률대리인 법무법인 바른 측 역시 추가 입장을 밝혔다. 변호사는 소속사 어트랙트의 불투명한 정산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며 "기존 입장문을 내며 불투명한 정산에 대해 언급했는데 그 부분에 대한 많은 오해가 있는 것 같다. 멤버들도 당연히 돈을 달라, 돈을 받고 싶은데 왜 주지 않느냐를 주장하는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전속계약 권리 의무에 따라 정산 자료를 제대로 제공하고, 그 내용이 맞는지 보충적인 것을 달라는 것이었지 돈을 달라는 것은 아니었다. 그 점을 꼭 밝히고 싶다"며 "80억 원을 도대체 어떻게 썼는지 구체적으로 밝혀 달라고 요청할 것이고 상대방 측에서도 아마 자료를 제출할 것이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멤버들을 향한 비난을 자제해 달라는 요청도 덧붙였다. 변호사는 "멤버들의 나이가 아직 어리다. 많은 분들의 오해와 억측이 있고 과도한 비난을 받고 있다. 가급적 어떤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근거 없는 비난은 자제해 주길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워너뮤직코리아 영입설 관련 취재진 질문에 멤버들의 변호사는 "저희는 모른다"고 답했다. 이어 "지금 특별히 어트랙트 퇴사하고 어떻게 할지 계획을 세운 건 아니다"고 덧붙였다.
피프티 피프티 멤버 아란은 5월 2일 수술을 받고 건강을 회복 중이다. 변호사는 아란의 현 상태에 대해 "(수술 후) 후유증이 아직 있는 상태이고 건강 관련 문제이기 때문에 내가 임의로 말하긴 어려울 것 같다"며 "향후 재판에 멤버들이 출석할 예정은 없다"고 말했다.
또 멤버들의 변호사는 멤버들이 소속사 허가 없이 한글 그룹명(피프티 피프티) 상표권을 자신들의 이름으로 출원했다는 의혹에 대해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한편 소속사 어트랙트는 6월 27일 강남경찰서에 주식회사 더기버스 대표 안성일 외 3명을 상대로 고소장을 접수했다. 안성일은 지난해 11월 18일 발매된 피프티 피프티 데뷔 앨범 'THE FIFTY'(더 피프티), 올 2월 발표된 피프티 피프티 첫 번째 싱글 'The Beginning: Cupid'(더 비기닝: 큐피드) 작업에 참여한 프로듀서다. 어트랙트는 안성일이 운영하는 더기버스와 용역 계약을 맺고 프로젝트 관리 및 업무를 맡겼다.
어트랙트 주장에 따르면 안성일이 이끄는 더기버스는 멤버들이 소속사와의 전속계약을 위반하도록 유인했다. 어트랙트 측은 "더기버스가 어트랙트에 대한 중상모략 비난과 자신들에 대한 감언이설 미화를 통해 멤버들이 잘못된 판단을 해 유효한 전속계약을 무시하고 자신들과 계약을 체결하도록 유도하는 불법적 행위를 자행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어트랙트는 더기버스가 업무를 인수인계하는 과정에서 회사 메일 계정을 삭제하고, 프로젝트 관련 자료를 삭제하는 등 업무 방해, 전자기록 등 손괴, 사기 및 업무상 배임 행위를 했다고 보고 있다. 특히 안성일이 해외 작곡가로부터 'Cupid' 음원을 구매하는 과정에서 어트랙트에게 저작권 구매에 관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은 채 저작권을 몰래 사들였다고 주장해 가요계 파장이 일었다.
이에 더기버스 안성일 측은 법률대리인 법무법인 (유)화우를 통해 "당사는 'Cupid' 저작권 확보 등 모든 업무를 적법한 절차에 의해 진행했다. 'Cupid'는 피프티 피프티의 프로젝트 전부터 당사가 보유하고 있던 곡"이라고 반박했다.
안성일 측은 "어트랙트가 주장하고 있는 9,000불(한화로 약 1,200만 원) 곡비를 지급하고 보유한 것은 음반 제작자의 권리인 인접권이다. 더기버스는 인접권에 대해서는 어떠한 권리도 갖고 있지 않다. 더기버스는 적법한 절차를 거쳐 작가들과의 논의 끝에 권리양수도계약을 체결해 대금을 지급하고 저작권(저작물을 창작한 사람의 권리)을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안성일은 어트랙트가 지급한 곡비로 더기버스가 저작권을 구매했다는 어트랙트 주장에 대해 "명백한 허위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안성일 측은 제작비 부족으로 곡을 확보하기 어려웠던 어트랙트를 대신해 더기버스가 문제없이 곡을 선 구매했고, 어트랙트 자금이 확보돼 다시 돌려받았다는 입장이다.
뉴스엔 황혜진 bloss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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