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 배임? 지나친 상상"…어트랙트, 피프티 피프티와 팽팽한 반박 싸움 [ST종합]
[스포츠투데이 임시령 기자] 피프티 피프티 측과 소속사 어트랙트가 치열한 법적 공방을 벌였다.
5일 오후 서울중앙지방법원 제50민사부는 피프티 피프티(새나, 키나, 아란, 시오)가 소속사 어트랙트를 상대로 제기한 전속계약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에 관한 첫 심문기일을 진행했다.
이날 첫 심문기일에는 어트랙트 대표 대리인이 출석했다. 재판이 시작되자 피프티 피프티 법률대리인은 전속계약 해지에 대한 세가지 근거를 PPT로 정리해 설명했다.
피프티 피프티 측은 정산금 자료 제공 위반, 신체적 정신적 관리 소홀, 연예관리 물적 자원 능력 부족을 지적했다. 이어 어트랙트가 제공한 정산자료를 제시하며 "기존의 정산서와 다르게 상세히 기재됐는데 스타크루이엔티로 기재됐다. 스타크루이엔티는 멤버들의 연습생 시절 계약된 소속 회사다. 하지만 매출 관련 수입 항목이 누락됐고, 어제 정산서가 제출됐다"고 밝혔다.
이어 "2021년 6월 어트랙트 설립 전 인터파크와 선급금 유통계약 90억원 체결 이후 60억원으로 음반 투자금을 사용했고 음반 수입은 스타크루이엔티로 간다고 돼 있어서 분석해봤는데 인터파크와 스타크루이엔티 사이 선급금 계약이 체결됐다. 전혀 다른 회사인데 60억원 이상을 사용한 게 채권자를 위해 쓴게 맞는지 의심된다"고 주장했다.
정상적인 체결 관계라면 계약금 90억 원이 어트랙트에 들어오고 음반 수입 등이 공지되는데 스타크루이엔티와 체결돼서 직접 어트랙트로 안 오는 것이 문제"라고 말했다.
또한 변호인은 "2022년 4월부터 12월까지 음반 수입금이 0원으로 적혔다. 가처분 신청을 제기하자 5월 31일에 스타크루이엔티에서 한꺼번에 (수입금이) 들어왔다. 비고란을 보면 정산까지 최대 6개월이 걸린다고 적혀있다. 돈이 들어오는데 시간이 걸린다는 게 사유였다"며 의문을 제기했다.
변호인은 "기본적으로 중대한 신뢰관계를 상실했다"며 "선급금 유통 구조에 대해서도 동의한 적 없고 계약 체결에 대한 고지 의무를 하지 않았다. 대표의 배임도 있다. 개인 회사로 인터파트에 제공 선급금 제공 기회를 줬고 거액의 재산상 손해를 끼쳤다"며 "선급금 사용도 했기에 정산 지급도 못해 자금 악화로 이어졌다. 이에 대한 형사 고소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피프티 피프티 변호인 측의 변론이 끝나자마자 어트랙트 측은 "스타크루이엔티와 어트랙트 사이에 굉장히 중요한 오해와 왜곡이 있다"고 반박했다.
어트랙트 측은 "스타크루이엔티는 이미 피프티 피프티와 전속계약을 체결했었다. 이후 어트랙트를 설립한 뒤 채권자들의 전속계약을 새롭게 채결했다. 이는 채권자들이 동의했고 이 부분에 대한 자료를 따로 제출하겠다. 대표의 배임은 지나친 상상"이라고 강조했다.
매출 누락에 대한 내용에 대해서도 "의도적인 누락이 아니라 시간적 차이로 인한 외주업체의 실수로 비롯됐다"며 "외주 업체와 5월에 계약 종료를 했고 인수인계 과정에서 누락된 부분이 확인됐다. 이에 정산분도 6월 30일 제출될 예정이었는데 내용증명 시정 요구로 미리 정산서를 제출했다. 정상적으로 이행하지 않았다는 주장에 동의할 수 없다"고 답했다.
하지만 피프티 피프티 측이 "선급금에 따른 이익은 어트랙트가 가지고 있다. 명백하게 12월부터 돈이 들어오지 않았다. 의무 위반에 해당된다고 생각하지 않나"고 하자 어트랙트 측은 "영업양도에 따른 것은 당사자들에 따른 계약과 달라질 수 있는 부분이다. 이 부분은 추후 자료를 제출해 소명하겠다"고 치열하게 다퉜다.
양측의 팽팽한 반박 싸움이 이어지자 재판부는 "왜 정산 내역 제공이 지연됐는지, 인수인계 과정에서 늦어졌다고 했는데 사실 관계를 정확히 정리해달라. 또한 스타크루이엔티와 채무자 사이에 정산과정은 어떻게 됐는지 자료와 함께 상세히 밝혀달라. 또한 안성훈 대표와 전홍준 대표가 나눈 메시지를 제출했는데 빠진 부분이 있어보인다. 이 역시 설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피프티 피프티 측은 "추가 자료를 2주 안에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어트랙트 측 또한 "저희 쪽도 필요한 답변을 2주 안에 제출하겠다"고 동의했다.
양측은 최후 변론에서도 각 입장을 강조했다. 피프티 피프티 측은 "멤버들이 돈을 달라는 취지로 문제를 제기한 게 아니다. 멤버들은 억측과 비난에 시달리고 있다. 아티스트와 소속사 간의 사이는 더 이상 신뢰 바탕의 전속계약 유지가 어렵다"고 말했다.
어트랙트 측 변호인은 "신뢰관계에 대해서 저희도 어린 아티스트들이 이러한 일을 겪는 것이 굉장히 안타깝고 가급적이면 하루 빨리 협의하면 좋겠다"며 "하지만 접촉할 기회가 없다. 대리인을 통해서도 아무런 답변을 들을 수 없다. 협의하는 것은 개인의 자유지만 이 사건의 본질은 채권자들 개개인 어린 아티스트들의 문제 보다 그 뒤에 배후 세력이 있다고 믿는다. 그 부분을 배제하고 어린 아티스트들의 미래를 위해 조속히 해결되길 바라고 협의를 바라고 있다"고 반박했다. 또한 회사 대표가 총 80억을 투자했다는 점을 들어 능력 부족 주장을 반박했다.
이를 들은 피프티 피프티 측이 "사측의 역량 부족에 있지 '외부세력' 갈등은 어트랙트가 개별적으로 해결해야하는 문제다. 전속계약 해지를 해소시키는 상황이 벌어지는 것으로 원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앞서 어트랙트 대표는 피프티 피프티 멤버들에게 전속계약을 위반하도록 유인하는 외부세력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외주용역업체 더기버스가 유통사 워너뮤직코리아에 팔아넘기려는 정황을 확인했음을 알려 논란이 일었다. 특히 어트랙트는 통화 녹취록을 공개하며 더기버스 대표가 워너뮤직코리아 관계자로부터 '바이아웃 200억 제안'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어트랙트는 지난달 27일 경찰에 더기버스 대표이자 피프티 피프티 대표곡 '큐피드' 프로듀서인 안성일 외 3명을 업무방해 전자기록등손괴, 사기 및 업무상배임 행위 등 혐의로 고소한 상태다. 이어 디스패치는 안성일 대표가 피프티 피프티의 대표곡 '큐피드'에 대한 지분 95.5%를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더기버스 측은 피프티 피프티 관련 논란에 대해 모두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이어 '큐피드' 지분에 대해 "명백히 회사의 업무 과정에서 취득한 권리이며, 실제 작품에 참여한 안성일의 지분율 외 해외 저작자의 지분은 퍼블리셔인 더기버스가 소유하고 있다"며 "허위 주장에 대해 상당한 불쾌감과 함께 깊은 유감"이라고 재반박했다.
이 가운데 피프티 피프티는는 법무법인 바른을 통해 "어트랙트는 투명하지 않은 정산, 활동이 어려운 건강 상태를 밝혔음에도 일방적으로 강행하고자 하는 등 계약상의 의무를 이행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며 전속계약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한편, 피프티 피프티는 지난해 11월 데뷔한 4인조 그룹이다. 2월 발표한 '큐피드'로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 핫100에서 최장시간 상위권을 기록하며 '중소의 기적'이라는 호평을 받았다. 하지만 멤버 아란이 담낭염 수술로 휴식기에 들어갔고, 그룹 전체가 활동을 중단했다.
[스포츠투데이 임시령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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