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7월 3일 역사상 ‘가장 더운 날’
온난화·엘니뇨… “폭염 이제 시작”
2023년 초부터 이상기후 우려 지속
역사상 가장 더운 6월 기록도
기록 앞으로도 깨질 가능성
저개발국에선 사망자도 속출
WHO “전염병 증가할 전망”
지구온난화와 다시 시작된 엘니뇨의 영향 탓에 지난 3일 지구 평균기온이 역사상 가장 높이 올랐다. 세계적으로 폭염이 계속되며 앞으로도 이 기록이 계속 깨져나갈 가능성이 높다는 측면에서 “지구에 대한 사형선고가 내려진 것”이라는 말까지 나왔다.
더위 잊은 동심 기후변화와 엘니뇨로 올여름 극심한 폭염이 예상되는 가운데 4일(현지시간) 인도령 카슈미르 스리나가르 외곽 지역 계곡에서 아이들이 물놀이를 즐기고 있다. 전날 지표면 2m 위 대기 온도가 평균 17.01도를 기록해 관측 이래 가장 뜨거운 날로 기록됐다. 스리나가르=AP연합뉴스 |
◆봄부터 이상 더위·유례없는 북해 폭염… “지구에 사형선고”
인류의 지속적인 이산화탄소 배출이 만들어낸 지구온난화와 엘니뇨가 복합적으로 작용해 폭염으로 이어졌다. 엘니뇨는 열대 중동 태평양 엘니뇨·라니냐 감시구역(남위 5도부터 북위 5도, 서경 170~120도인 구역) 해수면 온도가 3개월 이동평균보다 0.5도 이상 높은 상황이 5개월 이상 지속하는 현상을 말한다. 엘니뇨 감시구역 해수면 온도는 지난 2월 오르기 시작해 현재(6월 18~24일)는 평년보다 1도나 높다.
기록적 폭염도 얼마든지 재현될 수 있다. 페테리 탈라스 WMO 사무총장은 “엘니뇨가 시작하면 세계 각지에서 최고 기온 기록이 깨질 가능성이 크고 더 많은 극심한 더위가 촉발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전 세계는 올여름을 초긴장 상태에서 보낼 수밖에 없게 됐다. 폭염이 어떤 피해로 이어질지 가늠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미 지난달 인도에서 폭염으로 100여명이 사망하는 등 저개발국가에서는 사망자들이 속출하고 있다.
지구온난화와 엘니뇨로 인해 뜨겁게 끓어 오른 바다에서 발생한 태풍, 허리케인 등으로 큰 피해도 예상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달 엘니뇨와 관련된 뎅기열, 지카, 치쿤구니야와 같은 바이러스성 질병의 확산 증가에 대비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WHO의 환경·기후변화 및 보건담당 국장인 마리아 네이라는 “높은 기온으로 인해 전염병이 증가할 수도 있다고 합리적으로 예상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미 미국과 유럽 등의 선물거래소에서는 커피, 설탕, 코코아 등 식품 가격이 급등 중이다. 식품 가격에 큰 영향을 미치는 밀 선물 가격도 미국 등 세계 곡창지대의 가뭄이 심해지면서 상승 전환했다. 탈라스 WMO 사무총장은 “엘니뇨 선언은 전 세계 각 정부가 우리의 보건과 생태계, 경제에 미칠 영향을 대비해야 한다는 신호”라며 강력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서필웅 기자 seose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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