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가신 아버지가 남긴 아파트, 40여 년을 함께 산 계모의 재산일까?

YTN라디오(FM 94.5)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

□ 방송일시 : 2023년 7월 5일 (수요일)

□ 진행 : 조인섭 변호사

□ 출연자 : 김미루 변호사

- 부부 일방 단독명의로 취득한 부동산, 특유재산 추정의 번복 여부 판단에 단순히 일방 배우자가 매수자금의 출처라는 사정만으로 그 부동산에 관해서 명의신탁 있었다고 볼 것은 아니야

- 아버지 명의의 아파트를 계모의 소유·아버지 명의로 명의신탁된 재산으로 계모가 주장, 매수 자금의 출처, 부동산을 취득한 경위 입증 책임은 계모에게 있어

- 새어머니와 배다른 자식들에게 준 재산도 특별수익으로 볼 수 있기 때문에 현재 남아 있는 재산과 특별수익들을 모두 포함해서 상속재산을 산정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조인섭 변호사(이하 조인섭): "저는 부모님이 이혼하신 뒤, 아버지와 단둘이 살았는데요, 아버지가 재혼하신 뒤, 새어머니의 눈칫밥을 견디다 못해, 결국 중학생 때부터는 친어머니께 가서 함께 살았습니다. 물론, 그 뒤에도 저는 새어머니 몰래 아버지와 계속 연락하고 만나왔죠. 그렇게 40년이 흘렀고, 최근 아버지가 돌아가셨는데요, 장례식이 끝나자마자 새어머니가 저에게 연락을 하셨습니다.아버지 명의의 아파트 한 채가 있는데, 명의만 그럴 뿐이지 실제로는 새어머니가 사업을 해서 모은 돈으로 산 거라면서, 저에게 상속 포기를 하거나, 아무것도 가져가지 않겠다는 상속 협의 문서를 작성해 달라고 하셨습니다. 그 얘기를 듣고 저는 참담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실제 사업을 운영하신 건, 아버지였고, 새어머니는 가정주부였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뿐만이 아니라, 아버지가 살아계실 때 이미 새어머니와 배다른 형제들에게 재산을 줬다는 것도 알고 있었습니다. 저도 아버지의 자식인데, 새어머니가 참 야속하게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저는 상속재산 분할심판을 청구하고 싶은데요, 새어머니는 본인의 돈으로 아버님 명의의 아파트를 취득했기 때문에 그 아파트가 명의신탁된 아파트라고 주장하십니다. 그런데도 제가 상속받을 수 있는 게 있을까요? 그리고 상속분할 소송에서 아버님이 예전에 새어머니에게 준 재산들은 반영이 안 되는 걸까요? 새어머니는 자신이 아버지와 40년이나 살아왔기 때문에 기여분이 있다면서 상속재산은 모두 본인의 것이라고 하는데 그게 맞는 말일까요?" 어려운 용어들이 나왔습니다. 새어머니가 아버지 명의 아파트가 '명의신탁'된 아파트라고 주장했다고 하는데요. 명의신탁, 어떤 말일까요?

◆ 김미루 변호사(이하 김미루): 새어머니가 부친 아버지 명의의 아파트를 매수할 때 새어머니 혼자 대금을 부담했고 그냥 명의만 부인 명의로 소유권 이전 등기를 해놓았다는 뜻입니다. 그 부동산은 실제 본인 새어머니 소유고 부친 명의로 됐으니까 자신의 재산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것입니다.

◇ 조인섭: 그렇다면 이런 경우에 명의신탁 재산으로 볼 수 있는지 살펴봐야 할 것 같은데요. 그럼 사연자분은 어떤 것들을 알아봐야 할까요?

◆ 김미루: 우선 판례에 따르면 부동산에 관해서 그 소유자로 등기되어 있는 자는 적법한 절차와 원인에 의해서 그 소유권을 취득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그래서 그 등기가 명의신탁, 타인의 명의로 신탁된 것에 기한 사실이라는 거는 이를 주장하는 자에게 입증 책임이 있습니다.

◇ 조인섭: 새어머니에게 입증 책임이 있네요?

◆ 김미루: 네, 맞습니다. 민법 제830조 제1항에 의해서 부부의 일방이 혼인 중 단독 명의로 취득한 부동산은 그 명의자의 특유재산으로 추정이 되기 때문에, 그 추정을 번복하기 위해서는 다른 일반 배우자가 실제로 그 부동산의 대가를 부담해서 그 부동산을 자신이 실질적으로 소유하기 위해 취득했음을 증명해야 합니다. 이때 특유재산 추정의 번복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단순히 일반 배우자가 그 매수 자금의 출처라는 사정만으로 무조건적인 특유재산의 추정을 번복하고 그 부동산에 관해서 명의신탁이 있었다고 볼 것은 아닙니다. 관련 증거들을 통해서 나타난 모든 사정을 종합해서 다른 일반 배우자가 그 부동산을 실질적으로 소유하기 위해 그 대가를 부담하였는지 여부를 개별적, 구체적으로 가려야 명의신탁 여부를 판단할 수 있습니다.

◇ 조인섭: 그러니까 돈만 부담했다고 해서 명의신탁이 되는 거는 아니라고 하는 이야기인 거죠?

◆ 김미루: 네, 맞습니다. 사연자의 부친 명의로 취득을 우선 했다면 그거는 부친의 특유재산으로 추정이 됩니다. 그 추정을 번복하려면 이 새어머니가 그 부분에 대해서 입증 책임이 있고 단순히 새어머니가 매수대금 전부를 부담했다는 것만으로는 명의신탁이 인정되는 것은 아니고요. 그 매수대금의 출처가 무엇인지, 그 부동산을 취득하게 된 경위를 알아봐야 할 것 같습니다.

◇ 조인섭: 그렇네요.

◆ 김미루: 사연자분이 밝혔듯이 부친이 계속 일을 하셨고 그 새어머니 명의만 빌려서 개인 사업을 실제 부친이 운영하셨다면, 그리고 그동안 부친 명의로 아파트를 사고팔면서 본 아파트 취득이 되었다는 사정이 밝혀진다면, 새어머니가 주장하는 명의신탁 주장은 인정되기 어렵다고 생각됩니다.

◇ 조인섭: 그리고 아버지의 재산이 상속재산인지 아니면 명의신탁 재산인지 확인을 하려면 명의신탁 관련 소송을 제기해야 되는 거 아닐까요?

◆ 김미루: 네, 맞습니다. 상속재산 분할 심판청구에서는 명의신탁 주장을 한다 하더라도 그 재산이 돌아가신 분의 상속재산인지, 공동상속인 또는 제3자의 소유인지. 그런 다툼에 대해서 판단을 할 수는 없고 그 부분은 따로 별도로 명의신탁 관련 소송을 제기하셔야 합니다.

◇ 조인섭: 지금 같은 경우 명의신탁 소송이 따로 제기가 되는 거 아니면 아버지 명의 부동산이었으니까 당연히 상속 분할의 대상이 되겠네요?

◆ 김미루: 네, 맞습니다.

◇ 조인섭: 그리고 또 사연자분의 말씀 중에 보니까 아버지가 생전에 새어머니랑 그리고 배다른 형제들에게 증여한 재산들이 있습니다. 그러면 이 재산들도 상속재산을 나눌 때 다 고려가 되겠죠?

◆ 김미루: 네, 맞습니다. 저희 민법 제118조에 의하면 공동상속인 중에 돌아가신 피상속인으로부터 재산의 증여 또는 유증을 받은 자가 있는 경우에는 그 증여재산이 자신의 상속분에 달하지 못할 때는 그 부족한 한도에서 상속분이 있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 조인섭: 어렵습니다.

◆ 김미루: 공동상속인 중에 피상속인, 즉 돌아가신 분의 재산의 증여 또는 유증을 받은 특별수익자. 저희가 특별수익자라고 얘기를 하는데요. 그런 특별수익자가 있는 경우에 공동상속인들 사이의 공평을 기하기 위해서 그 수증재산의 상속분의 선급으로 다루어 구체적인 상속분을 산정하게 됩니다. 즉, 이 사안에서 말씀드리면 부친이 생전에 새어머니한테 증여한 자산들이 있다면 그건 상속분의 선급, 즉 특별수익으로 볼 수 있기 때문에 이미 새어머니가 상속 받아가야 할 부분 중에 부친으로부터 먼저 받아간 것으로 산정할 수 있습니다.

◇ 조인섭: 그러니까 다 포함이 된다는 거죠.

◆ 김미루: 맞습니다. 현재 남아 있는 부친의 재산 외에도 과거 부친이 새어머니한테 주셨던 재산, 그다음에 특별수익들을 상속재산의 기초재산으로 포함시켜서 상속재산을 분할할 수 있는 것입니다.

◇ 조인섭: 그러니까 현재 남아 있는 아파트뿐만 아니라 새어머니나 배다른 형제들한테 간 재산까지 다 포함해서 상속재산을 나누는 데의 판단의 기준으로 삼는다는 건데요. 여기서 새어머니가 아버지와 40여 년 동안 산 것에 대해서 기여분을 언급하고 있습니다. 이 기여분은 어떻게 될까요?

◆ 김미루: 저희 민법 제108조 2에서 정한 기여분 제도가 있는데요. 이거는 공동상속인 중에 돌아가신 피상속인을 특별히 부양했거나 그 피상속인의 재산의 유지 또는 증가에 관해서 특별히 기여한 사람이 있을 때는 상속분 산정에 이를 고려해서 공동상속인들 사이에 실질적인 공평을 도모하려는 제도입니다. 이 기여분을 인정하기 위해서는 아까 전에 말씀드렸듯이 공동상속분을 조정해야 할 필요가 있을 만큼 특별히 돌아가신 분을 부양했거나 돌아가신 분의 재산을 유지. 증가에 특별히 기여한 사실이 인정되어야 합니다. 본 사안에서 새어머니가 40년간 부친과 함께 배우자로서 사셨다는 점, 그리고 새어머니 명의를 빌려서 사업을 운영하고 새어머니도 잠시 참여를 했다는 점, 그리고 새어머니가 아파트 취득 대금을 어느 정도 상당히 부담했다는 것이 사실로 밝혀진다면 기여분이 어느 정도는 인정될 수 있음을 말씀을 드립니다.

◇ 조인섭: 정리를 하자면 사연자분은 부모님이 이혼하신 뒤에 어머니와 함께 살아오셨는데요.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 계모로부터 아버지 명의 재산은 새어머니가 명의신탁한 재산이니까 상속 포기를 하거나 모두 다 받지 말라는 상속 협의를 하자는 제안을 받으셨습니다. 그래서 사연자분은 상속재산 분할 심판을 생각을 하고 계신데요. 아버지 명의의 아파트가 실제 계모의 소유이고 아버지 명의로 명의신탁된 재산으로 계모가 주장하더라도 매수 자금의 출처, 부동산을 취득한 경위, 이런 것들을 다 살펴봐야 되고 별도의 명의신탁 관련 소송을 통해서만 새어머니가 명의신탁이라고 하는 부분을 주장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이야기를 해주셨습니다. 그리고 아버지가 생전에 새어머니나 또 배다른 자식들에게 준 재산의 경우에도 특별수익으로 볼 수 있기 때문에 현재 남아 있는 재산과 그 특별수익들을 모두 포함해서 상속재산을 산정한다는 이야기도 해주셨습니다. 다만 새어머니가 기여분을 주장한 경우에는 혼인 기간이 40년이라고 하는 점, 그리고 사업도 같이 운영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하면 이런 부분의 경우에는 기여분이 조금 인정될 수 있다는 이야기도 해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김미루 변호사와 함께했습니다.

YTN 이은지 (yinzhi@ytnradio.kr)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