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유명학원 문제가 지난해 '수능 킬러문항' 거의 그대로 출제돼 논란
이한주 기자 2023. 7. 5. 17:53
최근 정부가 '사교육 이권 카르텔'과의 전쟁을 선포한 가운데 지난해 수능 국어 킬러문항으로 지적된 문제가 과거 강남 학원에서 사용한 모의고사 문제와 상당 부분 유사했던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교육부가 수능 국어 킬러문항으로 지적한 2023년도 수능 국어 15번과 17번 문제의 경우 지난해 모 대형학원 계열사로 대치동 등에 학습지를 공급하는 A사의 모의고사 문제와 개념과 주요 용어가 동일했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JTBC 확인결과 '클라이버의 기초 대사량 연구'를 다룬 지난해 수능 15번 문제와 '클라이버의 법칙'을 이용해 농게 집게발 길이를 추정하는 17번 문제가 '기초 대사량'을 추정하기 위한 방법으로 '최소 제곱법'을 다뤘습니다. 그런데 이에 앞서 출판된 A사의 모의고사에도 같은 내용을 설명하는 지문과 그림이 출제됐습니다.
이 밖에도 해당 학원의 문학 모의고사에 나왔던 조위한의 '최척전' 지문이 수능에도 똑같이 출제되는 등 독서와 문학, 화법과 작문 등 국어영역 다방면에 걸쳐 수능과 유사하거나 같은 개념을 설명하는 문제가 확인됐습니다.
실제 A사 측은 광고를 통해 6년 연속 수능 적중문제를 냈다며 2023 수능의 경우 국어영역 주요 개념은 물론 45개 문항 가운데 18개 문항을 적중시켰다고 홍보하고 있습니다.
또 2023 수능 만점자 3명 가운데 2명이 자사의 모의고사를 이용했다는 광고를 하며 이들의 후기에서도 자사 모의고사에서 다룬 개념이 수능에 그대로 나왔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 해당 모의고사를 활용하는 강남 대치동 등 학원가 강사들은 킬러문항 사태가 불거지기 전부터 A사의 모의고사가 평가원이 출제하는 6월과 9월 모의평가는 물론 실제 수능에서도 유사하게 나왔고 개념과 지문 적중률 역시 비정상적으로 높았다고 제보했습니다.
이어 현재는 대부분 지워졌지만 A사가 홍보물을 통해 전 수능출제위원들이 집필진으로 참여하고 있다는 사실을 강조했다고 일부 학원 강사들은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A사는 높은 적중률은 수능의 EBS 연계 정책에 따른 결과이자 숙련된 집필진이 팀워크를 통해 평가원 출제공정을 그대로 반영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A사는 EBS 소재를 통계적으로 처리해 수능 예측 문제로 만든 것일 뿐 사교육 이권 카르텔 가운데 하나로 정부가 단속 중인 '수능 출제 체제 간 유착'과는 거리가 멀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A사는 전 수능 출제위원이 2012년부터 2014년까지 문제를 집필한 적은 있지만 현재는 참여하고 있지 않으며 이와 관련 교육부 조사나 경찰의 수사를 받은 사실도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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