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보고 싶었어요" "인철아"‥부활한 '순직 파일럿'에 울컥
서울의 한 스튜디오.
한 중년 여성이 조심스레 문을 열고 들어가자 화면 속 아들이 반갑게 맞이합니다.
[故 박인철 소령] "보고 싶었어요, 엄마" <"인철아"> "엄마, 너무 보고 싶었어요."
화면 속 남성은 고 박인철 소령.
지난 2007년 야간비행 훈련 중 KF-16 전투기 추락으로 순직했습니다.
그 아들을 국방부가 AI 기술로 복원해 어머니와의 만남을 주선한 것입니다.
[故 박인철 소령] "엄마, 오랜만에 엄마 얼굴 보니까 진짜 너무 좋아요." <"어때 인철이는 잘 지내니?"> "저는 잘 지내고 있어요. 아버지도 만났어요."
박인철 소령의 아버지는 고 박명렬 소령으로, 역시 지난 1984년 팀스피리트 훈련 도중 순직했습니다.
아들은 그 아버지의 뒤를 이어 영공을 지키겠다며 파일럿이 됐습니다.
[故 박인철 소령(2004년 공군사관학교 졸업 당시 인터뷰)] "제가 이 길을 못 간다면은 아버지한테 부끄럽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하며 최선을 다해 열심히 했습니다."
하늘을 지키던 남편에 이어 야속하게도 아들까지 잃은 어머니.
다시 만난 아들에게 파일럿이 되는 걸 더 적극적으로 말리지 못한 게 후회된다고 말합니다.
[이준신/故 박인철 소령 어머니] "처음엔 많이 못하게 했지만 네가 너무 좋아하니까, 좋아하는 모습을 보고 즐거웠는데 그래도 어느 때 엄마는 생각에 그때 끝까지 못하게 할 걸, 엄마가 정말 한 가지 후회되는 게 있다면 그때 끝까지 널 비행하지 못하게 할 걸, 그때 적당히 너한테 져서 그 길을 가게 했던 그거 하나가 엄마가 살면서 한 가지 후회되는 게 있다면 그거야."
잔잔한 미소를 띠며 어머니의 말을 듣던 아들은 뭐라고 답했을까요.
[故 박인철 소령] "조종사 훈련받으면서 제가 얼마나 행복했는지 엄마도 잘 아시잖아요. 저는 진짜 행복했어요. 이제 엄마가 저 때문에 슬퍼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화면으로나마 16년 만에 극적으로 상봉한 엄마와 아들.
이들은 다음 만남을 기약하며 아쉬운 작별 인사를 나눴고.
[故 박인철 소령] "제 소원은 엄마가 건강하고 행복하게 잘 지내는 거예요. 엄마만 편하게 잘 지내시면 전 정말 아무 걱정이 없어요." <"엄마 건강하게 잘 지낼게. 약속할게. 고마워, 인철아.">
그 사이 나이가 든 아들의 군 동기들도 거수경례로 예를 갖췄습니다.
[故 박인철 소령 동기] "인철이가 너무 그대로예요. <그러게 말이야.> 그래도 오랜만에 보니까 너무 좋네요. <너희들이 같이 있어서 다행이고 고맙다.>"
국방부는 "AI를 활용해 순직 장병의 모습을 복원한 건 처음"이라며 "호국영웅의 숭고한 희생에 예우를 표할 방법을 고민하면서 프로젝트를 기획했다"고 밝혔습니다.
(영상 출처: 유튜브 '국방NEWS')
곽승규 기자(heartist@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news/2023/society/article/6500447_36126.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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