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그너 용병 통제하려는 푸틴…美전문가 “계획 성공하지 못할 것”

美 국제안보컨설팅업체담당자 NYT기고
“정규군에 편입 계획 실패 가능성 높아”
“새 관리자 교체역시 용병 반발 가능성”

모스크바에 걸린 블라디미르 푸틴 지지 깃발.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무장 반란에 실패한 바그너그룹을 국방부 산하에 두려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계획은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는 미국 전문가 주장이 제기됐다. 용병들이 반란에 가담한 이유에 주목하며 바그너그룹을 정규군 통제권 아래 묶으려 한 것 자체에 대한 반발이었던 만큼 실현 가능성이 낮다는 지적이다.

뉴욕타임스(NYT)는 4일(현지 시간) 미국 국제안보컨설팅업체 수판그룹 연구 담당자인 콜린 클라크의 기고문을 게재했다. 그는 이 기고문에서 러시아 정부와 바그너그룹 간 미래 관계를 분석했다.

그는 우선 푸틴 대통령이 아프리카와 중동 외교의 지렛대로 활용했던 바그너그룹의 용병을 국방부 산하에 두려는 계획은 성공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그 이유는 애초 용병들이 반란에 가담한 이유 자체가 바그너그룹을 정규군 통제권 안에 묶어두려 한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부 장관에 대한 반발 성격이 강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이제 와서 용병들이 국방부와 계약할 가능성은 적다고 그는 지적했다.

이뿐만 아니라, 클라크는 용병들이 집단으로 국방부와 계약할 경우 다른 문제가 발생할 소지도 있다고 주장했다. 고문과 납치, 민간인 처형 등 잔인한 행태를 보인 바그너그룹의 용병들을 정규군에 편입하는 게 골치 아픈 과제라는 것이다. 이런 배경으로 러시아 정부는 지금껏 바그너 용병과의 관계를 공식적으로는 부인해왔다. 아울러, 푸틴 대통령이 아프리카와 중동 등 각지 바그너 용병을 지휘하기 위해 새로운 관리자를 임명하는 일도 쉽지 않을 것으로 예측했다. 아직도 바그너그룹 중간 지휘자와 용병들 중에 예브게니 프리고진에 대한 충성심을 지닌 이들이 적지 않아서다. 클라크는 "바그너그룹의 용병들은 러시아 정부가 내려보낸 새로운 관리자가 기존 분위기를 바꾸려고 하는 것에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러시아가 선택할 다른 방안에는 바그너그룹 해체가 있을 수 있다고 그는 전망했다. 현재 러시아에는 바그너그룹 외에도 다른 용병 기업이 있는 만큼 바그너그룹의 용병들을 다른 용병 기업으로 분산 수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바그너그룹이 다른 소규모 용병 기업보다 훨씬 뛰어난 전투력을 발휘했기 때문에 바그너그룹 자체를 해체할 경우 아프리카와 중동 등 각 지역에서 러시아의 영향력이 감소할 것이라는 게 클라크의 지적이다. 클라크는 "푸틴이 자신이 만든 바그너그룹이라는 괴물을 통제하는 것은 만만치 않을 것"이라며 "향후 바그너그룹을 어떻게 할지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도 없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곽선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