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캐리 자금 급증 1700조 폭탄되나
日 통화정책 긴축 전환땐
청산 충격파 신흥국 덮쳐
급격하게 떨어진 엔화값이 글로벌 자금 흐름도 바꿔놓고 있다.
미국 등 주요국이 기준금리를 인상하는 동안 일본만 마이너스 금리를 고수해왔다. 이에 금리가 싼 엔화를 빌려 달러로 바꾼 뒤 국외 투자하는 이른바 '엔캐리 트레이드' 자금이 급격히 불어났다.
5일 일본은행(BOJ)에 따르면 엔저 현상이 두드러졌던 2022년 1월부터 지난 5월까지 외국계 은행의 일본 지점이 국외 본점으로 송금한 자금은 190조3000억엔(약 1700조원·5월 기준)으로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43.2% 급증했다.
통상 일본에 있는 외국계 은행이 본국으로 보낸 자금은 엔캐리 트레이드 자금으로 분류된다.
올해 1~5월만 놓고 봐도 외국은행이 일본 밖으로 보낸 자금은 58조7000억엔으로 1년 새 32.4% 늘었다. 외국은행의 본점 송금액은 2009년 이후 10조엔 밑으로 줄어든 후 3조~9조엔을 오가다 지난해 3월 미국이 기준금리 인상에 발동을 걸면서 빠른 속도로 증가하기 시작했다.
자본 시장에서는 미국의 금리 인상 기조가 아직 이어지고 있는 데다 일본 중앙은행도 완화적 통화정책을 지속할 공산이 크기 때문에 엔캐리 자금은 당분간 더 늘어날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문제는 지금까지 쌓인 엔캐리 자금이 어느 시점에 급격히 청산되면 글로벌 금융시장에 충격을 줄 수 있다는 점이다. 미국이 예상보다 빠르게 긴축기조를 풀거나 인플레이션 압박 등으로 일본에서 긴축 전환이 이뤄지면 급증했던 엔캐리 자금이 신흥국 등에서 유출될 가능성이 있다.
올 하반기 미국 금리 인상과 맞물려 자본 시장에서는 신흥국으로 분류된 한국에서 앞으로 자금 이탈 충격이 가시화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정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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