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방관하는 日 "수출·증시 좋은데 왜"
관광객늘어나 내수회복 촉진
당국자들 개입시사 발언불구
시장 "환율 변동성 낮은 편"
달러당 엔화값이 8개월여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지만 당장 일본 통화당국이 시장 개입에 나설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관측된다.
일본 경제가 '초(超)엔저'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는 만큼 일본은행과 정부가 사실상 엔저 상황을 용인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일본 수출 대기업의 실적 개선이 뚜렷해지며 체감경기지수가 큰 폭으로 상승한 데 이어 증시까지 활황을 맞았다.
일본은행이 지난 3일 발표한 6월 전국기업 단칸조사(단기경제관측 조사)에 따르면 일본의 제조 대기업 업황 판단지수(DI)는 3월보다 4포인트 상승하며 7개 분기 만에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 전망치를 2포인트 웃돌았다. 자동차 업종의 생산량 회복과 에너지 가격 안정화가 주요인으로 분석됐다. 5월 들어 엔화값이 빠르게 하락한 것을 감안하면 엔저에 따른 수출 증대 효과가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다케다 아쓰시 이토추 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자동차와 에너지 부문 회복에 힘입어 수치가 더 좋게 나왔다"며 "일본 경제가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방일 외국인 관광객 증가 등이 내수 회복을 촉진하면서 비제조 대기업 업황 판단지수는 지난 조사 때보다 3포인트 올라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6월 수준에 근접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엔저와 증시 활황 덕에 방일 외국인뿐만 아니라 일본 부유층을 중심으로 일본 내에서 소비할 유인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엔저 여파로 설비와 생산 거점을 해외에서 일본으로 옮기는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일본 닛케이225지수(닛케이 평균 주가)는 지난달 1990년 버블 붕괴 이후 33년 만에 3만3000선을 돌파한 뒤 고공 행진을 계속하고 있다.
최근 급속한 엔저에 대해 일본 당국자들은 잇단 견제 발언을 내놓고 있다. 간다 마사토 재무성 재무관은 지난달 말 "최근 엔저 움직임이 급속하고 일방적"이라고 평가하며 "높은 긴장감을 갖고 주시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지난해보다 엔화값 변동 폭이 작아 환율 개입에 대한 시장의 경계심리는 높지 않다.
[신윤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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