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빅테크 특별규제하는 EU 디지털시장법 대상되나

스마트폰 웹브라우저가 해당
시장 지위 남용 지속될 경우
매출액 최대 10% 과징금 부과

삼성전자가 빅테크 기업의 시장지배력 남용을 방지하기 위한 유럽연합(EU)의 '디지털 시장법(DMA)' 규제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대두됐다. 4일(현지시간) EU 집행위원회는 홈페이지를 통해 DMA상 '잠재적 게이트키퍼'에 속한 알파벳, 아마존, 애플, 메타, 마이크로소프트, 삼성 등 7개 기업이 각 사 주요 플랫폼 서비스를 집행위 측에 통보했다고 밝혔다. 앞서 집행위는 본격적인 규제를 앞두고 매출액, 소비자 규모 등 DMA가 정한 요건을 충족하는 기업이 서비스 내역을 자진 신고하도록 했다.

DMA는 소비자와 판매자를 잇는 거대 플랫폼 사업자의 시장지배력 남용을 방지하기 위한 법이다. 일정 규모 이상의 플랫폼 사업자를 게이트키퍼로 지정해 특별 규제한다. 게이트 키퍼로 지정된 기업은 제3자 서비스를 자사 플랫폼 내에서 운용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 특히 제3자 애플리케이션(앱)이나 앱스토어 설치를 금지해서는 안 된다. 이 때문에 애플은 사실상 앱스토어 개방을 요구하는 DMA가 보안을 침해할 수 있다며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다.

삼성전자가 자사를 잠재적 게이트키퍼에 해당한다고 본 이유는 삼성 기기에 탑재된 자체 웹 브라우저 서비스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 당초 집행위의 규제 초안에서는 플랫폼 사업자가 제공하는 서비스 가운데 검색엔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클라우드, 광고네트워크 서비스 등 8개 서비스가 규제 대상이었다. 그러나 입법 추진 과정에서 웹 브라우저 서비스가 추가됐다. DMA 자체가 극히 적은 수의 빅테크 기업을 겨냥한 법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삼성도 최종 명단에 포함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DMA상 '게이트키퍼' 기업이 규정을 위반하면 연간 매출액의 최대 10%의 과징금을 부과받는다. 위반이 반복되면 과징금이 최대 20%까지 상향될 수 있다.

[최현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