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지선의 K패션 …'타임' 글로벌 명품 육성
글로벌 신규라인 '더 타임' 론칭
현대百, 브랜드 가치 제고 집중
타임 R&D 인력, 업계최대 100명
5년내 매출 5천억 브랜드로 육성
현대백화점그룹 계열 패션 기업 한섬이 올해 30주년을 맞은 여성복 브랜드 '타임(TIME)'을 글로벌 명품 브랜드로 키운다.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사진)이 타임을 단순한 K패션 선두 주자를 넘어 한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명품으로 육성하겠다는 포부를 내놨다. 2012년 정 회장이 한섬을 전격 인수하고 만 10년 만에 나온 청사진이다. K컬처의 인기를 등에 업고 K패션 위상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진 상황인 만큼, 정 회장의 과감한 투자가 한국 패션업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업계 내외에서 관심이 높다.
5일 현대백화점그룹에 따르면 한섬은 타임 론칭 30주년을 맞아 글로벌 시장을 타깃으로 한 신규 라인 '더 타임(THE TIME)'을 출시하고, 6일 서울 웨이브아트센터에서 패션 브랜드 관계자를 초청해 첫 패션쇼를 개최한다.
한섬이 자체 패션쇼를 여는 건 1987년 창사 이후 처음이다. 디자이너 브랜드가 아닌 기업의 패션 브랜드가 단독 패션쇼를 진행하는 것 역시 매우 이례적이다. 한섬은 이번 패션쇼를 위해 타임의 시그니처 제품인 테일러링 재킷 등을 재해석한 가을·겨울 시즌 제품 총 100여 종을 제작했으며, 쇼에서는 약 50종을 공개할 예정이다.
한섬 관계자는 "더 타임은 2020년부터 글로벌 패션 시장을 겨냥해 기획한 신규 라인"이라며 "3년 전 태스크포스(TF)팀 구성을 시작으로 지난해 '더 타임 디자인실'을 별도로 만들어 철저한 시장 조사와 상품 기획을 거쳐 론칭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내년부터는 파리 패션위크에 참가해 글로벌 시장에 진출한다. 한섬은 해외 진출을 통해 현재 3700억원 규모인 타임 매출을 향후 5년 내 5000억원대로 키우겠다는 목표를 내놨다. 타임을 글로벌 명품 브랜드에 버금가는 최상위 브랜드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한섬이 타임을 위시해 브랜드에 대해 대대적인 투자를 하게 된 배경에는 정 회장의 가치 경영 신념이 자리하고 있다. 정 회장은 올해 초 신년사에서도 '리프레이밍(Reframing)을 통한 최적의 가치 발굴'을 강조했다. 리프레이밍은 변화된 경영환경에 맞춰 기존 틀과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새로운 시각과 방식으로 사업을 재편하는 것을 의미한다.
브랜드 사업이야말로 정 회장의 경영철학이 잘 녹아 있는 분야다. 정 회장은 한섬을 인수한 직후부터 단기적인 양적 성장 대신 디자인, 품질 등 본질적 가치에 집중해 경쟁력을 키우라고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정 회장은 패션 사업의 경쟁력은 '맨 파워'라는 판단에 따라 한섬을 인수한 뒤 인재를 대거 확충했다. 2012년 540명에 불과했던 한섬 직원은 올해 3월 기준 1509명으로 약 3배 늘었다. 한섬 내 매출 1등 브랜드인 타임의 경우 전담 연구개발(R&D) 인력만 100여 명으로 늘렸다. 단일 브랜드 기준으로 국내 최대 규모다.
맹목적인 확장 지양 정책에 따라 매년 신규 점포 출점도 1~2개 수준으로 제한했다. 그 대신 기존 매장 인테리어를 명품 브랜드 수준으로 고급스럽게 바꿨다. 덕분에 한섬은 팬데믹으로 인한 패션업계 불황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 매출은 전년 대비 11.2% 늘어난 1조5422억원, 영업이익 또한 10.6% 성장한 1683억원을 기록했다. 타임 또한 전년 대비 13% 신장해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김효혜 기자 / 정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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