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철강·전선업계도 "해상풍력 잡아라"
중후장대 기업 새 먹거리로
포스코, 구조물소재 英 공급
삼성重, 설치선 독자 개발
LS전선, 대만서 케이블 수주
조선·철강·전선 등을 다루는 중후장대 기업이 '해상풍력 발전'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해상풍력 시장 규모가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새로운 먹거리 선점에 나선 것이다.
5일 국제재생에너지기구(IRENA)에 따르면 해상풍력 용량은 2020년에는 34GW에 그쳤지만 2030년에는 228GW로 성장하고, 2050년에는 1000GW를 넘어설 전망이다. 해상풍력 설치·발전에 들어갈 누적 투자액은 2조7500억달러(약 3500조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이에 윤석열 정부도 해상풍력에 공들이고 있다. 2021년 산업통상자원부는 0.124GW인 해상풍력 발전량을 2030년에는 12GW, 2034년에는 20GW로 늘리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국토가 좁고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한국에선 육상풍력보다 해상풍력이 더 효율적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에너지기업뿐 아니라 조선·철강·전선 업계도 해상풍력을 새로운 시장으로 눈여겨보고 있다. 포스코는 그룹 차원에서 힘을 싣는 중이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전남 신안 해상풍력 발전단지를 2027년까지 300㎿ 규모로 키울 예정이다. 동해 해상풍력 프로젝트에 참여하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발전량은 2030년까지 '현재의 30배 이상'인 2GW로 늘릴 계획이다.
포스코도 해상풍력 발전단지에 강관 등 철강 소재를 공급하고 있다. 최근에는 영국 해상풍력 단지에 하부 구조물용 소재를 공급했다. 통상적으로 해상풍력 부유체 1기에는 ㎿당 200~300t의 강재가 사용된다. 포스코 관계자는 "구조물 대형화와 해상풍력 시장 확대로 피로 수명이 높은 강재 수요가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조선업계에서는 해상풍력발전기 설치선(WTIV), 해상풍력 부유체로 사업 부문을 넓혀가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2010년 WTIV를 수주하며 실적을 쌓아왔다. 2021년에는 WTIV와 해상풍력 부유체 독자 모델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한화오션은 WTIV 4척을 수주하며 시장을 이끌고 있다. 한화오션 측은 "현재 만들고 있는 WTIV는 세계 최초로 스마트 WTIV로 건조될 예정"이라며 "해외 기술 의존에서 벗어나 국산 스마트십 기술을 실제 WTIV에 처음으로 적용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HD한국조선해양도 해상풍력 발전 시장에 뛰어들었다. 우선 WTIV에는 선박용 엔진과 질소산화물 저감장치(SCR)를 공급하고 있다. 아울러 15㎿급 한국형 해상풍력 부유체 모델을 개발한 데 이어 제주·울산 해상풍력 발전단지 조성에도 참여했다. 클라크슨리서치는 2020년엔 WTIV 발주가 16척뿐이었지만 올해는 23척으로 44%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전선업계도 수혜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LS전선은 대만 해상풍력 단지 사업에서 초고압 해저케이블 수주를 휩쓸었다. 계약 금액만 1조원을 훌쩍 넘어섰다. 국내에서는 한화와 함께 신안에 400㎿급 해상풍력 단지를 건설하는 프로젝트에 나섰다.
[성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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