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립어린이집서 유통기한 지난 닭고기를?

김정석 기자(jsk@mk.co.kr) 2023. 7. 5.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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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장·보육교직원등 업무배제
갑질에 교사등 줄퇴직 의혹도
경찰, 아동학대 혐의 등 수사
원장 "수사에 적극 협조할 것"

서울 시내 한 구립어린이집 원장이 유통기한이 지난 닭고기를 아이들에게 먹이려 하는 등 각종 아동 학대를 해왔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업무배제가 됐다. 해당 원장은 취임한 지 1년 만에 보육교직원 전원이 일을 그만두기까지 하는 등 갑질 의혹도 함께 불거진 상황이다.

최근 세종시 국공립어린이집에서 교사가 집단 퇴사하며 부실 급식 의혹을 폭로하는 등 유사한 문제가 잇따르고 있어 국공립어린이집에 대한 관리·감독 강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5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서부경찰서는 A구립어린이집에 대한 아동학대 진정서를 접수해 조사에 나섰다. A구립어린이집의 원장 B씨는 보육교직원의 폭로로 지난 1월 조리사에게 유통기한이 일주일이 지난 닭고기를 아이들에게 먹이라고 지시하는 등 각종 학대를 이어왔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현재 B씨와 보육교직원 2명은 업무에서 배제된 상태다.

학부모 사이에서는 아이들 중 일부가 두려움을 호소하며 등원을 거부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A구립어린이집 학부모운영위원회 관계자는 "어린이집은 매일 식자재를 새로 납품받지만 당시 원장(B씨)은 남은 닭고기가 아깝다는 이유로 조리사에게 유통기한이 지난 닭고기를 재료로 쓰라고 시켰다"며 "조리사가 쓰지 않자 해당 닭고기로 닭볶음탕을 만들어 다음 날 보육교사들에게 먹였다"고 주장했다.

A구립어린이집은 회계부정 의혹에도 휩싸인 상태다. 관할구청 관계자는 "A구립어린이집에 대한 부정회계 신고가 들어와 원장 취임 이후 모든 자료를 검토하고 현장 점검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B씨의 갑질에 시달린 조리사 등 보육교직원 전원이 그의 취임 1년 만에 모두 업무를 그만두는 '집단 퇴사'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4월 B씨가 부임할 당시 재직하던 보육교직원 8명 가운데 현재 6명이 퇴사했고 2명은 중도 휴직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지난달 22일에는 A구립어린이집 학부모회가 영아 방임, 아동 학대 등 문제를 지적하고 대책을 논의하는 간담회가 열렸다. A구립어린이집 학부모회의 문제 제기로 지난 3월에는 구청장이 직접 어린이집을 방문하기도 했으나 대책이 나오지 않자 학부모들이 단체 행동에 나선 것이다.

B씨는 매일경제가 해당 사건에 관해 묻자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며 말을 아꼈다.

반면 일부 학부모는 어린이집 운영을 두고 빚어지는 갈등에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김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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