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해튼에서 한국 커피 팔면 신나겠지요"

안병준 기자(anbuju@mk.co.kr) 2023. 7. 5.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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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강현 카멜 커피 대표
한국문화 기념행사 초청받아
록펠러센터 앞 커피차 운영
성수동서 시작한 토종브랜드
6년만에 11호점까지 열어
"미국 본토에 매장내는 게 꿈"

"뉴욕 맨해튼 록펠러센터에 스타벅스, 블루보틀 같은 미국 커피 브랜드들도 있는데, K커피의 대표 주자로서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다는 점에 감격스럽습니다."

최근 매일경제신문과 만난 박강현 카멜커피 대표(사진)는 이달 19일부터 미국 뉴욕 록펠러센터 앞에서 열리는 카멜커피 미국 데뷔전에 크게 고무돼 있었다. 1930년대에 개관한 록펠러센터는 뉴욕 맨해튼에 위치한 복합문화시설로 매년 구름같이 몰려드는 관광객들로 북적이는 뉴욕의 심장 같은 공간이다.

박 대표는 "오는 19일부터 23일까지 록펠러센터 앞에서 커피차를 운영할 예정"이라면서 "직접 로스팅한 원두인 카멜 원두를 사용해 현지 바리스타들이 커피를 내려주고 시그니처 메뉴인 MSGR(미숫가루)도 선보일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카멜커피의 이번 미국행은 록펠러센터가 주최해 지난달 8일부터 열리고 있는 한국 문화 기념행사에 초청받으면서 성사됐다. 이 행사는 한국의 음식, 패션, 음악, 미술 등 다양한 분야가 망라됐다. 카멜커피가 요즘 한국인들의 맛과 멋을 동시에 사로잡은 'K커피'의 대표 주자로 인정받은 셈이다.

카멜커피는 서울 성동구 성수동 1호점을 시작으로 10호점까지 열었으며 이달 중 서울 동작구 상도동에 11호점을 열 계획이다. 현대·신세계백화점이 직접 찾아와 매장 출점을 요청하고 명품 브랜드 루이비통과 컬래버레이션을 할 정도로 이미 업계에서는 '힙한' 카페로 명성이 자자하다.

카멜커피가 이처럼 성공한 것은 박 대표의 녹록지 않은 삶의 경험이 켜켜이 쌓인 덕분이다. 스무 살이던 2002년 집안이 어려워 대학을 중퇴한 그는 단돈 200만원을 들고 상경했다. '패션을 하려면 청담동에 가야 한다'는 생각뿐이었다. 이후 고시원에서 살며 백화점, 방송사 등에서 각종 아르바이트를 섭렵했다. 본인의 꿈인 패션사업을 위해 잘나가는 쇼핑몰에서 급여도 안 받고 일을 한 적 또한 여러 차례였다. 결국 2003년 자신의 온라인 쇼핑몰을 운영하게 됐고, 여성복과 남성복을 가리지 않고 사업에 열중했다.

박 대표는 "패션사업은 크게 잘되지 않았고 일하는 동안 '정말 힘들다'고 느낀 적이 많았다"고 회상했다.

그러던 중 평소 즐겨 마시던 커피가 그의 눈에 들어왔다. 박 대표는 "당시 카페들은 커피만 팔고 있었고 고객들에게 영감과 휴식을 제공할 수 있는 멋있는 공간은 선사하지 못했다"면서 "그런 포인트로 접근하면 성공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사업으로 단련된 그의 통찰력과 패션 감각이 이때부터 크게 꿈틀거렸다. 카페를 시작한 2017년만 해도 성수동은 지금의 핫플레이스라고는 볼 수 없는 을씨년스러운 분위기의 낙후된 공장지대에 불과했다. 그러나 그에게는 오히려 성공의 땅으로 비쳤다. 부동산 중개업자를 찾아간 그는 제일 낡고 권리금이 낮은 건물을 소개해 달라고 했고, 현재 1호점이 위치한 건물을 보자마자 10분 만에 계약했다. 카페 이름은 그가 제일 좋아하는 색상인 '카멜'로 지었다. 또 그동안 해 온 패션, 특히 본인이 제일 좋아하는 빈티지를 카페 분위기에 입혔다. 그는 인터뷰 내내 카멜커피가 패션을 기반으로 하는 커피 브랜드라는 점을 강조했다. 박 대표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 고객을 설득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했다"면서 "공간, 패션, 문화를 동시에 보여줄 수 있는 패셔너블한 카페를 원했다"고 말했다.

커피 맛에도 각별히 공을 들였다. 지금은 흔히 볼 수 있는 우유와 크림 베이스의 '카멜 커피'가 처음 선보일 때만 해도 소비자에게는 신선한 충격이었다.

박 대표의 독특한 캐릭터도 카페 성공에 한몫했다. 그는 일찌감치 인스타그램, 유튜브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이용해 본인 자신을 마케팅 포인트로 적극 활용했다. 한국 남성 평균 키에 아주 살짝 못 미치는 키에도 까무잡잡하게 그을린 피부와 넘치는 자존감으로 각종 '힙한' 패션을 소화해 SNS에서는 '패션 인싸'로 꼽힌다. 또 세지 않으면서도 슬금슬금 기어 나오는 부산 사투리로 진행하는 SNS 라이브방송은 추종자들을 양산해냈다. '카멜 사장 미스터 카멜(카사미카)' '1초 정우성' 등 다양한 별명으로 불리며 친근함도 자아낸다.

박 대표는 "직원들과 함께 오래가는 브랜드를 만들고 싶고, 미국에 진출하는 게 꿈"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안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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