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소영 "생애 첫 타이틀 방어 놓치고 싶지 않아"
7일부터 포천 몽베르CC
홀수해 무승 징크스 깨려고
골프장 맞춤 공략도 세워
"조카에게 우승 자랑하고파"
한 번에 두 가지를 이루는 것만큼 기분 좋은 일이 있을까. 지난해 대유위니아·MBN 여자오픈 우승자 이소영은 어렵지만 성취감이 남다른 두 마리 토끼 사냥에 나선다. 그가 겨냥하는 건 생애 첫 타이틀 방어와 홀수 해 첫 우승이다.
이소영은 7일부터 사흘간 경기도 포천의 대유 몽베르 컨트리클럽 브렝땅·에떼 코스에서 열리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대유위니아·MBN 여자오픈에 출전한다.
2016년 KLPGA 투어에 데뷔한 이소영은 매 대회 우승 후보 중 한 명으로 꼽힐 정도로 꾸준하게 성적을 내고 있다. 지난 8년간 우승을 6번 차지한 이소영은 올해도 변함없이 활약을 펼치고 있다. 하나금융그룹 싱가포르 여자오픈 준우승을 포함해 톱10에 6번 이름을 올리며 대상 포인트 5위, 상금랭킹 8위에 자리했다.
그러나 딱 하나 아쉬운 기록이 있다. 홀수 해 무승이다. 이소영은 2016년 1승을 시작으로 2018년 3승, 2020년 1승, 지난해 1승 등 짝수 해에만 우승의 감격을 맛봤다.
지난해 이 대회 정상에 오르기 위해 프리샷 루틴, 스윙 등을 바꾼 이소영은 한 단계 올라서기 위해 다시 한번 결단을 내렸다. 변화를 준 건 마음가짐이다. 실패에 대한 두려움을 지우고 원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았을 때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연습을 하고 있다.
이소영은 "지난해 이 대회 우승을 차지하면서 사소한 변화가 큰 변화를 이끌어낸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홀수 해 무승 징크스를 깨야 한다는 게 내 발목을 잡은 것 같아 지난달 생각을 바꿨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은 경기 중 큰 실수가 나와도 웬만해서는 당황하거나 흔들리지 않는다"며 "지난주 맥콜·모나 용평 오픈에서 공동 5위를 차지하는 등 변화의 결과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포기하지 않고 버티면 기회가 오는 게 골프인 만큼 이번 대회에서도 최선을 다하려고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골프를 치면서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즐기게 된 이소영은 최근 골프와 사랑에 빠졌다고 했다. 그는 "올해로 골프를 친 지 16년째인데 가까워졌다가 멀어졌다를 반복하고 있다. 얼마 전부터는 머릿속이 골프로 가득 찰 정도로 분위기가 좋다"며 "골프와는 애증의 관계인 것 같다. 어떨 때는 내가 일방적으로 좋아하는 짝사랑을 하는 느낌"이라고 웃으면서 말했다.
이소영이 타이틀 방어에 남다른 욕심을 내는 이유는 단 한 번도 경험해지 못해서다. 그는 "프로골퍼로서 이루고 싶었던 목표 중 하나여서 그런지 이번 기회를 놓치지 않고 싶다"며 "우승보다 2배 이상 기쁘다고 하던데 타이틀 방어에 성공하면 어떤 기분일지 벌써부터 기대된다"고 말했다.
지난해 몽베르 컨트리클럽 브렝땅·에떼 코스를 정복한 이소영은 올해 전략도 일찌감치 세웠다. 이소영은 "KLPGA 투어 대회가 열리는 골프장 중에서도 열 손가락 안에 꼽힐 정도로 난도가 높다. 4번홀과 15번홀 등 파3이 특히 까다롭다"며 "파4와 파5홀의 경우 티잉 에어리어에서 공이 떨어지는 지점이 보이지 않는 블라인드 홀이 많다. 페어웨이로 공을 보내는 게 중요한 만큼 티샷에 각별히 신경 쓸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소영에게 동기부여가 되는 또 하나는 조카들의 응원이다. 그는 "이모를 응원하는 조카들을 보면 피곤함이 싹 사라지고 힘이 뿔끈 난다. 올해도 지난해처럼 우승을 차지해 조카들에게 선물을 주고 싶다"며 "경기를 하면서 몇 번의 위기가 찾아오겠지만 이겨낼 자신은 있다. '이모가 우승했다'고 자랑스럽게 이야기할 수 있도록 첫날부터 자신 있게 쳐보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상금랭킹과 대상 포인트, 평균 타수 등 주요 부문 상위권에 이름을 올린 선수들이 대부분 출전하는 이번 대회는 KLPGA 투어 2023시즌 상반기 종료를 앞두고 치열한 순위 경쟁이 펼쳐질 전망이다. 대상 포인트 1위 홍정민, 괴물 장타자 방신실, 특급 신인 김민별 등은 디펜딩 챔피언 이소영과 우승을 놓고 격돌한다. 지난해보다 1억원 증액돼 총상금 10억원으로 열리는 이번 대회 우승상금은 1억8000만원이다.
[임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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