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립모리스 등 러시아 사업 계속…러에 세금 약 5조원 냈다"

우크라전 반대 시민사회연합, 키이우경제대학 보고서
글로벌 기업들, 278조원 수익…대부분 美 기반 업체
"끔찍한 전쟁 기간 동안 러에 소득세 수십억 달러 납부"

[리치먼드=AP/뉴시스]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에도 러시아에 남아있던 필립모리스 등 글로벌 서방기업들이 지난해 러시아에서 수천억 달러의 수익을 올렸다는 보고서가 나왔다고 4일(현지시간)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가 보도했다. 사진은 2003년 11월 미국 버지니아주 리치먼드에 있는 필립모리스USA 본사 앞의 모습. 2023.07.05.

[서울=뉴시스] 최현호 기자 =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에도 러시아에 남아있던 필립모리스 등 서방의 글로벌 기업들이 지난해 러시아에서 수천억 달러의 수익을 올렸다는 보고서가 나왔다고 4일(현지시간)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가 보도했다.

글로벌 시민사회연합 'B4우크라이나'(B4Ukraine)와 키이우경제대학이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기업들은 러시아에서 2140억 달러(약 278조원)의 수익을 올리고, 35억 달러(약 4조5000억원)의 세금을 납부했다.

보고서는 직원 급여나 부가가치세 관련 세금이 이같은 수치에 포함되지 않았다면서, "빙산의 일각일 뿐이며 전체 세금 청구서가 상당히 과소 평가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기업들의 러시아 수익 대부분은 미국 기반 업체들로부터 나왔다. 유럽에 본사를 둔 회사들의 경우 지난해 러시아에서 약 752억 달러를 벌었고, 약 6억 달러의 세금을 납부했다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주요 기업별로 살펴보면 미국 글로벌 담배회사 필립모리스는 지난해 러시아에서 약 79억 달러(약 10조2661억원)의 가장 많은 수익을 기록했고, 소득세로 2억600만 달러를 납부했다.

미국 식품업체 펩시는 지난해 러시아에서 약 46억 달러(약 5조9777억원)를 벌어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계 담배기업 JTI(Japan Tobacco International)는 약 74억 유로(약 10조4600억원)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JTI는 러시아에서 제품을 계속 생산·유통하고 있지만, 신규 투자와 마케팅 활동은 중단했다고 설명했다.

에비앙 생수 등으로 알려진 프랑스의 다국적 식품기업 다논(Danone)은 지난해 러시아에서 약 30억 달러(약 3조9000억원)의 수익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다논 측은 폴리티코에 지난해 러시아 내 순매출이 13억9000만 유로(약 1조9000억원)라고 반박하며, 해당 보고서는 다논이 러시아에서 관리하는 자회사 2곳까지 포함시켰다고 부연했다.

폴리티코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시작된 이후 러시아에 제재를 가하려는 유럽연합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이런 대박(bonanza)이 있었다고 보도했다.

보고서는 "더욱 문제가 되는 것은 푸틴이 우크라이나에 대해 끔찍하고 이유 없는 전쟁을 치르는 동안 이 회사들이 러시아에 수십억 달러의 소득세를 납부해왔다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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