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팽나무’ 통째로 뽑아 달아나…제주 최대 수목 절도 일당 검거
[앵커]
조경수로 내다 팔 목적으로 제주 전역을 돌며 시가 7천만 원 상당의 나무들을 뿌리째 뽑아 훔친 일당이 붙잡혔습니다.
훔친 나무를 보관하기 위해 보존지역 산림까지 훼손했습니다.
고민주 기자입니다.
[리포트]
제주시 봉개동의 한 도로.
화물칸을 나무로 가득 채운 6.5톤급 화물차 2대가 잇따라 지나갑니다.
나무를 뿌리째 뽑아 훔쳐가는 겁니다.
누군가 나무를 훔쳐간다는 제보가 제주도자치경찰단에 접수된 건 지난 3월 말.
추적에 나선 자치경찰은 팽나무 등 79그루를 허가 없이 훔친 혐의로 70대 조경업자를 구속하고, 공범 3명을 입건해 검찰에 넘겼습니다.
이들이 노린 건 제주에서 자란 팽나무와 참빗살나무였습니다.
바람에 잘 견뎌 생존율이 높고, 가지가 양쪽으로 곧게 뻗어 비싼 값에 거래되기 때문입니다.
시가만 7천만 원 상당, 나무 절도 단일 건으로는 제주지역 역대 최대 규모입니다.
특히 훔친 나무를 임시로 보관하기 위해 보전지역 산림도 훼손했습니다.
이들은 역사문화 환경보전지역인 이 일대에서 불법으로 가식장을 조성해왔는데요.
심하게 훼손된 나무와 함께 대형중장비가 드나든 흔적도 그대로 남아있습니다.
국가 지정 천연기념물인 산굼부리 인근 훼손 면적만 축구장 2개 규모인 만 4천여㎡, 복구에는 1억 5천만 원이 들 것으로 추산됩니다.
이들은 2018년 10월부터 5년 가까이 제주 전역을 돌며 범행해온 걸로 드러났습니다.
[고원혁/제주자치경찰단 수사관 : "사전에 조경수를 절취할 장소를 미리 물색하고, 비교적 관리가 소홀한 토지를 대상으로 범행해왔던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자치경찰은 이들이 임시로 나무를 심었던 장소에서 나무 7백 여 그루를 압수하는 등 수사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고민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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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주 기자 (thinking@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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