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신·숭인동, 용적률 높여 2000가구 재개발
2007년 뉴타운 추진했지만
朴 전 시장 때 구역지정 해제
창신역 주변은 고층 개발
이동 쉽게 입체보행로 조성
서울 도심의 대표적인 낙후지역으로 꼽히는 종로구 창신동 23·숭인동 56 일대가 2000가구 규모 대단지 아파트로 재탄생한다. 경사진 구릉지라 이동이 불편하다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하철 6호선 창신역부터 채석장, 숭인근린공원을 연결하는 입체보행로도 만들 계획이다. 서울시장이 바뀔 때마다 상당한 우여곡절을 겪어온 창신·숭인동 일대가 이번엔 재개발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5일 서울시는 창신동 23·숭인동 56 일대의 신속통합(신통)기획안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신통기획이란 서울시와 주민이 함께 정비계획안 초안을 만들어 사업 속도를 높이는 제도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날 오전 창신동을 찾아 "도심 한복판에 소외되고 낙후된 지역이 그대로 있는 건 사실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다. 그래서 (기획안 마련을) 더욱 서둘렀다"고 말했다. 이어 "낙후돼 불편하고 화재 나면 대책 없는 주거지를 빠른 속도로 정비하겠다"며 "안전하고 쾌적한 주거 환경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창신동 23·숭인동 56 일대(총 10만 4853㎡ 규모)는 한양도성과 낙산 언덕으로 둘러싸인 구릉지 지형이다. 평균 경사도가 19% 수준으로 비탈지고 끊어진 좁은 길이 곳곳에 있다.
가파른 언덕으로 인해 교통과 주거 환경이 매우 열악해 2007년 재정비촉진사업(뉴타운)이 추진됐다. 그러나 박원순 전 서울시장 재임 기간인 2013년 구역 지정이 해제되며 부침을 겪었다.
이듬해 이곳은 서울의 도시재생 1호 선도지역으로 선정됐다. 주민 공동시설이 곳곳에 만들어졌을 뿐 주거환경 개선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현재 창신구역은 건물 노후도가 95.9%, 숭인구역은 노후도가 86.6%에 달하는 실정이다. 대상지는 2021년 오 시장이 다시 당선되고 신통기획 제도를 도입하며 재개발을 재차 추진할 수 있게 됐다.
이번에 마련된 기획안에 따르면 대상지는 앞으로 2000가구 안팎의 대단지 아파트로 탈바꿈한다. 이곳을 '구릉지 특화 도심주거단지'로 만들겠다는 게 서울시의 목표다.
먼저 창신역 일대는 역세권이란 점을 고려해 용도지역을 제3종 일반주거지역으로 한 단계 높여준다. 제2종 일반주거지역에서도 7층 높이 규제를 상당수 풀었다. 이 덕분에 창신역 일대는 고층 주동이, 경사지는 중저층 주동이 들어설 수 있게 됐다. 대신 청룡사 등 문화재나 학교 주변은 4~8층가량 저층 주거지로 정비한다.
창신역에서 채석장 전망대, 숭인근린공원까지 연결하는 입체보행로도 조성한다. 최대 높낮이가 70m에 달하는 구릉지 지역인 만큼 보행 접근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봤다. 어르신과 어린이 등 보행약자의 이동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단지 곳곳에 에스컬레이터와 엘리베이터 등 수직 동선도 마련한다.
주거환경을 저해하는 시설을 재배치하거나 복합개발해 토지 활용도를 높일 방침이다. 방치돼 있는 채석장과 청소차량 차고지, 지봉골 공원을 구역계에 포함하고 통합해 더 넓은 공원을 만드는 게 대표적이다. 공원 하부에는 자원순환센터를 넣을 예정이다. 주변 공원과 연계한 단지 내 산책마당을 조성하는 등 주민 생활 편의성도 높였다. 아울러 창신역 일대에는 공공시설과 연도형 상가를 배치할 계획이다.
서울시는 앞으로 신통기획 사업을 통해 재개발 사업의 속도를 더욱 높이겠다는 입장이다. 신통기획은 재작년 9월 도입된 후 7월 현재까지 총 82곳에서 추진 중이다. 이 가운데 이달 초 44곳, 6만2000가구 기획이 확정됐다. 나머지 38곳은 기획 중이거나 자문 단계다. 서울시는 연내 75곳, 내년 상반기까지 82곳의 신통기획을 모두 마무리하겠다고 밝혔다.
[이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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