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뱅 '주담대' 경쟁 … 1년새 대출 35% 급증
주담대 공격적으로 늘리며
시중銀 대출 성장률의 12배
카뱅, 3040 '주담대 오픈런'
케뱅 올들어 금리 5번 내려
인뱅 대출늘며 가계빚 우려도
인터넷은행이 주택담보대출을 바탕으로 대출을 빠르게 늘리고 있다. 비대면 편의성과 금리 경쟁력 등 강점이 돋보이는 데다 취급 규모도 커서 대출 성장을 확대하려는 인터넷은행의 전략과도 부합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시중은행에 이어 인터넷은행에서도 대출이 불어나면서 디레버리징(부채 축소) 흐름이 더 약화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인터넷은행 3사의 올해 2분기 원화대출 잔액은 53조9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5.4%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1분기보다 6.6% 늘었다. 인터넷은행 3사 중 맏형 격인 카카오뱅크는 올해 2분기 원화대출이 전년 동기 대비 16% 이상 증가해 31조원을 가뿐히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케이뱅크 원화대출은 작년 2분기 8조7265억원에서 올해 2분기 12조7000억원으로 불어나며 1년 새 45.5% 성장했다. 가장 후발 주자인 토스뱅크도 올 2분기 대출 잔액이 전년 동기(4조2940억원)보다 두 배 이상 늘었다.
반면 4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지난 6월 말 기준 원화대출 잔액은 1159조6794억원으로 지난 1년간 2.86% 증가하는 데 그쳤다. 대출 성장률을 놓고 보면 인터넷은행 3사가 4대 은행보다 12배가량 높다.
인터넷은행들의 대출이 뚜렷한 우상향 곡선을 그리는 데는 공격적으로 주담대에 뛰어든 영향이 크다. 인터넷은행들은 작년부터 주택 관련 대출 상품을 출시하고, 올해 들어선 시장금리 상승 국면에도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금리 할인 등 다양한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지난 4월 주담대 대상을 기존 아파트에서 연립주택과 다세대주택으로 확대하면서 지난달 말까지 금리 할인 혜택을 적용한 특판을 진행했다. 젊은 직장인들 사이에서 매일 아침 6시 '카뱅 주담대 오픈런'이 벌어질 정도로 흥행했다. 지난 5월 취급한 주담대 평균 금리는 은행권을 통틀어 가장 낮은 연 3.88%였고, 지난달에도 유일하게 연 3%대 후반 금리 상품으로 남았다. 지난 6월 말 기준 주택 구입 목적으로 대출을 받은 사람 중 생애 최초 고객 비중은 44%로 집계됐다. 카카오뱅크에서 주담대를 실행한 차주 중 82%가 30·40대였다.
전체 주담대 신규 고객 중 다른 은행에서 카카오뱅크로 갈아탄 차주의 비중도 지난해 4분기 28%에서 올해 2분기 54%로 상승했다. 이자 부담을 줄이거나, 내 집 장만이나 좀 더 나은 집으로 옮기려는 실수요자들이 카카오뱅크에 몰린 셈이다.
케이뱅크는 올 들어 전세대출과 주담대 금리를 각각 4차례, 5차례 내렸다. 금리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사실상 시장금리 상승분만큼 대출 금리를 떨어뜨린 셈이다. 케이뱅크의 대출 잔액에서 주담대 비중은 작년 말 14.5%에서 올 2분기 30%에 육박했다.
토스뱅크는 전세대출 상품 출시를 서두르기 위해 최근 인력 채용에 나섰다. 토스뱅크가 광주은행과 추진하고 있는 공동 대출도 신용대출에서 시작해 주택 관련 대출 상품으로 확대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시중은행 중심으로 굳어진 은행권 과점을 깬다는 점에서 인터넷은행의 대출 성장은 반갑지만 그만큼 꺼지는 디레버리징 불씨를 걱정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임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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