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EW POINT] 새마을금고 황당 뱅크런 깜깜이 정보가 자초했다

명지예 기자(bright@mk.co.kr) 2023. 7. 5.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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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지예 금융부 기자

"저희는 그보다 훨씬 기본적인 자료도 대외적으로 내보내지 않아요."

최근 새마을금고중앙회 측에 전국 새마을금고의 여·수신 잔액, 고정이하여신비율을 비롯한 주요 경영지표 자료를 요청했을 때 돌아온 대답이다. 새마을금고는 저축은행 등 다른 2금융권 금융사가 적극 공개하는 기본 통계마저도 제공하지 않는다.

새마을금고는 다른 상호금융사와 비교해도 투명성이 낮다. 자산 규모가 새마을금고의 절반 수준인 신협은 새마을금고와 마찬가지로 각 조합이 경영공시를 반기마다 낸다. 하지만 그때마다 금융감독원이 업권 현황, 향후 감독 방향을 공식 발표한다. 금감원의 금융통계정보시스템을 통해 870개 조합 각각의 유동성, 수익성, 여신건전성을 포함한 주요 경영지표를 들여다볼 수도 있다. 신협중앙회가 각 조합의 경영공시를 게재할 때 소비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요약본을 제공한다는 점도 새마을금고와는 다르다.

새마을금고의 덩치가 이제 은행과 비슷할 정도로 커졌다. 2016년 138조원이었던 새마을금고의 자산은 2022년 말 284조원으로 두 배로 늘었다. 같은 기간 거래자는 1910만명에서 2262만명으로 약 20% 늘었다. 영향력이 커진 만큼 어깨가 무거워져야 하지만 새마을금고는 요지부동이다.

투명한 실적 공개가 우선이다. 새마을금고는 최근 부동산 관련 대출 부실로 인해 위기설이 확산됐음에도 불구하고 대출 잔액, 연체액 등을 뚜렷한 이유도 없이 밝히지 않았다. 실상을 제대로 파악하기 어렵자 고객들은 의원실 등을 통해 산발적으로 나오는 새마을금고 관련 통계에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다.

이달 내로 경기 남양주동부 새마을금고가 다른 금고와 합병한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지난 4일 남양주동부 새마을금고 고객들은 영업점으로 몰려갔다. 경영이 어려운 금고가 인근 금고와 합병하는 일은 비일비재했는데도 새마을금고의 불투명성이 야기한 불안감이 예금 인출 사태를 빚은 셈이다. 깜깜이 정보가 불러일으킨 오해로 벌어진 일이다.

신뢰는 상대에 대해 잘 아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고객들이 새마을금고에 대해 잘 모른다면 당연히 새마을금고를 믿을 수 없다. 이제라도 새마을금고는 최소한 정기적인 실적 공유를 시작해야 한다.

[명지예 금융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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