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연금 40만원으로 인상하되 지급대상 줄여나가야”

김향미 기자 2023. 7. 5. 17:23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 민간자문위원회가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국민연금과 기초연금 기능 재정립’ 및 ‘기초연금과 국민기초생활보장의 역할’ 등 두 가지 주제를 두고 토론회를 열고 있다. 국회방송 화면 캡처

연금개혁 과정에서 ‘기초연금’의 급여 수준을 높이고 지급대상은 줄여나가는 방식으로 제도 개편을 해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제언이 나왔다. 노인인구 증가로 기초연금 재정 부담은 커지고 노인세대 간 소득격차가 큰 상황에서, 기초생활보장제 생계급여 수준은 낮은 상태이기 때문에 저소득층 노인들에 대한 지원을 더 강화하자는 것이다. 다만 기초연금 제도 개편의 속도는 전문가 간 이견이 있었다.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 산하 민간자문위원회는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국민연금과 기초연금 기능 재정립’ 및 ‘기초연금과 국민기초생활보장의 역할’ 등 두 가지 주제를 두고 토론회를 열었다.

기초연금은 2008년 도입된 기초노령연금을 개편해 2014년 도입됐다. 만 65세 이상 노인인구 소득 하위 70%에 급여를 지급한다. 올해 단독가구 기준 월 소득 202만원 이하 가구는 월 32만3180원을 받을 수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40만원으로 인상’을 공약했다.

이날 토론회에서 발제한 석재은 한림대 사회복지학과 교수와 김수완 강남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기초연금은 노인빈곤 감소, 국민연금 사각지대 보완, 공적연금 급여 수준 보충 등 3가지 목표가 혼합돼 도입됐는데 어떤 목표도 완전히 충족하지 못한 상태”라면서 “지난 10년간 사회경제적 변화를 반영해 제도를 현대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발제자들에 따르면 40%를 웃돌던 상대적 노인빈곤율은 기초연금 도입 후 줄긴 했지만 여전히 30% 후반대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가장 높다. 국민연금 수급자들의 평균 수령액이 높아지고 있고, 소득 중상위층 노인들의 자산 수준이 올라감에 따라 노인 세대 내 소득격차가 심해지고 있다. 기초연금 재정전망표에 따르면 노인인구 증가로 2070년 기초연금 수요액은 209조원으로 국내총생산(GDP) 대비 2.7%까지 증가한다.

두 교수는 “여전히 국민연금 사각지대가 있고, 국민연금의 수급자들의 급여액이 불충분한 부분이 있다”면서 점진적 개선을 제안했다. 이들은 “기초연금을 40만원 수준으로 인상하되 소득수준에 따라 차등해 지급하는 안을 적용해볼 수 있다”면서 “장기적으로는 기준 중위소득 50% 내외 수준으로 지급 목표선을 설정해 지급범위를 노인 소득하위 40~50%가 되도록 조정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양재진 연세대 행정학과 교수는 토론에서 “저소득자가 아닌 빈곤선 밖의 중위소득 이상의 분들까지 일반 재정이 투입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다만 급여수준을 높이고 지급대상을 줄이는 그 방향이 맞다면 보다 빠르게 실행할 수 있는 건 아닌가”라고 했다. 반면 주은선 경기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지급대상을 줄이는 것은 점진적으로 가야하겠지만 급여 수준을 높이는 부분까지도 점진적으로 갈 필요는 없지 않나”라면서 “최대 급여수준이 왜 꼭 40만원이어야 하는지도 논의가 필요하다”고 했다.

정해식 한국자활복지개발원장은 이날 발제에서 “현재 기초연금과 기초생활보장제는 별도의 제도로 운영되고 있고, 기초연금을 받지 않는 노인층이 기초생활보장 생계급여를 받을 때 그 급여 수준은 낮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정 원장은 노인빈곤 해소를 위해 기초연금과 더불어 생계급여 대상자 중 노인층을 따로 분리해 지원하는 보충연금제도 도입을 제안했다.

<김향미 기자 sokhm@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