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라지물 모녀 살인' 50대 여성 항소심서 "억울하다" 눈물...檢, 사형 구형

지난해 부산 부산진구 한 빌라에서 모녀를 살해한 50대 이웃 여성의 항소심이 열렸다. 이 여성은 억울함을 성토하며 눈물을 보인 반면 검찰은 1심의 무기징역 대신 사형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5일 부산고법 형사2-3부(부장판사 김대현)는 살인 등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A 씨에 대한 항소심 첫 공판기일을 열었다.

A 씨는 지난해 9월 12일 부산진구 양정동 빌라에서 이웃 주민 B(40대) 씨와 B 씨의 딸 C(10대) 양에게 신경정신과 약을 섞은 도라지물을 먹여 의식을 잃게 한 뒤 흉기를 이용해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1심에서 A 씨는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를 이유가 없다며 범행 사실을 일체 부인했지만 재판부는 경제적 어려움으로 인해 귀금속을 훔치고자 사전에 치밀하게 범행을 준비한 것으로 판단했다. 1심 재판부는 “수법이 잔인하고 반성의 기색이 없다”며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A 씨 측은 사실오인과 양형부당을 이유로 항소했다. 항소심에서도 범행을 저지른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날 최후진술에서 A 씨는 “피해자들을 해코지할 이유가 전혀 없다. 나에게 왜 이런 벌을 주는지 모르겠다. 너무 억울하다”며 울먹였다. 반면 검찰은 “피해자들을 잔인하게 살해했으며 애도나 참회의 감정은 조금도 찾아볼 수 없다”며 사형을 내려줄 것을 요청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다음 달 16일 선고기일을 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