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리포트] 왕이 "노랑머리 염색하고 코 고쳐도 서양인 안 돼…뿌리 알아야"

지난 3일 중국에서 열린 한중일 3국 협력 국제포럼 행사입니다.

한,일 외교장관이 영상 인사를 했고 중국 외교라인 1인자인 왕이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이 개막식 연설에 나섰습니다.

[왕이/중국 중앙정치국 위원 : (한중일은) 각자 전략적 자주의식을 갖고 냉전 사고를 배격하며, 패권·패도의 위협을 받아들이지 않아야 합니다.]

한국과 일본을 향해 미국 주도 대중국 포위에 동참하지 말라고 촉구한 겁니다.

그런데 개막식에 앞선 내빈 간담회에선 보다 노골적으로 한국과 일본을 견제한 사실이 중국매체 보도로 알려졌습니다.

[왕이/중국 중앙정치국 위원 : 중·일·한 친구들이 미국에 가면, 미국에선 모두 아시아인으로 봐요 그렇죠? 그들은 구분을 못하죠.]

이어 한중일 3국 사람들이 어떻게 해도 서양인이 될 수는 없지 않냐고 말했습니다.

[왕이/ 중국 중앙정치국 위원: 노랑머리로 염색하고 코를 뾰족하게 고쳐도 유럽·미국·서양인이 될 순 없죠, 그렇죠? 뿌리가 어디에 있는지 알아야죠.]

한중일이 힘을 합치면 공동번영을 누릴거란 말을 덧붙이긴 했지만 한일 양국 인사들을 면전에 두고 '미국,유럽과 아무리 가까져도 한계가 있을 거란' 취지로 이런 비유를 든 겁니다.

왕 위원의 발언이 나온 건 싱하이밍 대사 논란 이후 처음으로 한중 고위 외교 당국자가 어제 베이징에서 만나기 하루 앞선 시점입니다.

대규모 일본 경제계 대표단이 중국을 방문해 상무 담당 장관을 만나기 하루 전이기도 합니다.

중국과 한,일 양국의 경색된 관계가 개선의 실마리를 찾는 듯한 국면에서 원색적인 발언이 나온 겁니다.

부분적 협력과는 별개로 핵심 외교안보 사안에 있어선 중국의 불편한 속내를 여과 없이 드러낸 보인 것으로 해석됩니다.

(취재 : 정영태 / 영상편집 : 이승열 / 영상출처 : 중국 CCTV, 펑황 TV / 제작 : 디지털뉴스편집부)

정영태 기자 jytae@s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