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인철이요"… 순직 조종사와 모친 16년 만의 재회

김동희 기자 2023. 7. 5.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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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 상공에서 훈련 중 순직한 조종사 고(故) 박인철(공사 52기) 소령이 16년 만에 어머니와 재회했다.

국방홍보원 국방TV는 5일 '그날, 군대 이야기-고 박인철 소령을 만나다'를 공개했다.

박 소령은 2007년 7월 서해 상공에서 KF-16 요격 훈련 중 사고로 순직했다.

그는 1984년 F-4E를 몰고 팀스피릿 훈련에 참여했다가 순직한 고(故) 박명렬(공사 26기) 소령의 아들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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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유튜브 채널 '국방 NEWS'의 '그날 군대 이야기-박인철 소령' 편 갈무리

서해 상공에서 훈련 중 순직한 조종사 고(故) 박인철(공사 52기) 소령이 16년 만에 어머니와 재회했다.

국방홍보원 국방TV는 5일 '그날, 군대 이야기-고 박인철 소령을 만나다'를 공개했다.

인공지능(AI) 딥페이크 기술로 복원된 박 소령과 어머니 이준신 씨는 16년 만에 감동적인 인사를 나눴다.

박 소령은 2007년 7월 서해 상공에서 KF-16 요격 훈련 중 사고로 순직했다. 그는 1984년 F-4E를 몰고 팀스피릿 훈련에 참여했다가 순직한 고(故) 박명렬(공사 26기) 소령의 아들이기도 하다.

아버지가 세상을 떠났을 때 그의 나이는 불과 5살이었다고 한다.

박 소령은 아버지의 못다 이룬 꿈을 이어받아 공군사관학교에 입학, 조종사가 됐다. 아버지 묘소 앞에서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치겠다"고 한 지 불과 50여 일 만에 사고가 났고, 27세의 나이에 순직했다.

국방부는 임무 중 전사, 순직한 장병의 유가족을 위해 프로젝트를 기획했다. 박 소령의 생전 사진과 음성이 AI로 복원됐고, 이 씨는 아들과 10여 분간 대화를 나눴다.

박 소령이 "엄마, 인철이요. 엄마, 너무 보고 싶었어요"라고 하자 이 씨의 볼 위에 눈물이 흘렀다.

그는 어머니의 기억 속 그대로였다. 공군의 상징 '빨간 마후라'를 맨 박 소령은 환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믿기지 않는 듯 머뭇거리던 이 씨는 이내 "인철아, 보고 싶었어"라고 답했다.

박 소령은 "조종사 되는 거 많이 말리셨는데, 이렇게 돼서 항상 엄마께 죄송해요"라면서도 "훈련 받으면서 제가 얼마나 행복했는지 엄마도 잘 아시잖아요. 이젠 엄마가 저 때문에 슬퍼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라고 위로했다.

이 씨는 "아버지 만나서 어땠어"라고 물었고, 박 소령은 "그동안 못한 이야기 많이 했어요. 아버지가 엄마랑 여동생 연지 걱정 많이 하세요"라고 했다.

마지막으로 이 씨는 "엄마 아들로 태어나줘서 너무 행복하고 고마웠다"고 인사했다.

국방부는 "AI로 순직 장병의 모습을 복원한 것은 처음"이라며 "호국영웅의 숭고한 희생에 예우를 표할 방법을 고민하면서 프로젝트를 기획했다"고 전했다.

한편 박명렬·박인철 부자는 '호국부자의 묘'라는 이름으로 나란히 국립서울현충원에 안장됐다. 공군사관학교엔 이들을 기리기 위한 '기인동체'(機人同體) 흉상이 세워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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