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하철 역명 '베팅 순' 낙점…대형 종합대학병원도 탈락

최지은 기자 2023. 7. 5. 17:09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서울교통공사(서교공)가 지하철역 이름과 함께 표기하는 '부(副)역명'을 판매하는 사업과 관련, '최고가 낙찰 방식'을 두고 다양한 의견들이 대립하고 있다.

이와 관련, 역명병기 대상 기관의 장벽이 높지 않고 최고가가 낙찰되는 구조로 입찰이 진행되면서 편의성과 대표성 등도 고려한 선정 기준을 새롭게 세워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낙찰될 경우 3년간 기관이나 기업명을 부역명으로 표기할 수 있고 재입찰 없이 3년 더 계약을 연장할 수 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서울교통공사는 2016년부터 역명병기 유상판매 입찰 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지하철역 이름 옆 괄호 안에 표기되는 부역명을 판매하는 사업이다. 서울지하철 4호선 명동역 부역명으로 우리금융타운이 표기돼 있다./사진제공=서울교통공사


서울교통공사(서교공)가 지하철역 이름과 함께 표기하는 '부(副)역명'을 판매하는 사업과 관련, '최고가 낙찰 방식'을 두고 다양한 의견들이 대립하고 있다. 금액뿐 아니라 기관이나 기업의 지역 기여도나 편의성 등도 고려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서교공은 지난달 7일부터 21일까지 서울 지하철 1~8호선 '역명병기 유상 판매 입찰'을 시행했다. 역명병기 유상 판매는 재정난을 극복하기 위해 서교공이 2016년부터 진행한 사업이다. '명동역'(우리금융타운)처럼 지하철역 이름 옆 괄호 안에 넣을 부역명을 판매하는 것이다.

이번 입찰에서는 기존 계약이 만료된 18개 역을 포함해 총 30개 역이 역명병기 유상판매 후보군에 올랐지만 이 중 5호선 발산역과 7호선 보라매역만 낙찰됐다.

이와 관련, 역명병기 대상 기관의 장벽이 높지 않고 최고가가 낙찰되는 구조로 입찰이 진행되면서 편의성과 대표성 등도 고려한 선정 기준을 새롭게 세워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사업 시행 초기 시민 47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역명병기 시 고려돼야 할 사안으로 시민 편의성(35%), 대표성(28%), 공공성(18%) 등이 꼽혔다.

실제 지역 공헌도가 높거나 해당 지역에서 가장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기관이 입찰에 실패하는 일이 일어난다. 이대서울병원은 5호선 발산역과 연결돼있지만 이번 입찰에서 낙찰에 실패했다. 이대서울병원은 코로나19(COVID-19) 유행 당시 거점전담병원으로 지정돼 중증 환자를 수용했던 대형 종합대학병원이다. 하루 유동 인구 역시 1만명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병원 관계자는 "내원객들이나 지역 사회에서도 발산역에 이대서울병원이 있다는 사실을 표기했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지속해서 제기돼 입찰에 참여하게 됐다"며 "이대서울병원 내에는 병원 외에 의과대학과 사료적 가치가 있는 공간도 있는데 이런 부분이 더 고려돼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이대서울병원은 서교공에 이의 신청을 한 상태로 이의 신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가처분 신청도 고려할 계획이다.

현재는 판매 대상 역에서 1~2km 내에 위치해야 한다는 거리 기준과 공사 이미지를 해칠 우려가 없는 기관이나 기업이라는 기준을 충족할 경우 큰 제한 없이 입찰 경쟁에 뛰어들 수 있다. 특히 개찰하기 전까지 경쟁 기관이나 기업이 어디인지, 입찰 가격을 얼마나 제시했는지를 입찰 신청 기관에서 알 수 없다.

일례로 지난해 7호선 논현역은 한 대형 안과에 9억원에 낙찰됐다. 3억원이 안 됐던 입찰 최저가보다 6억여원 높은 금액이었다. 낙찰될 경우 3년간 기관이나 기업명을 부역명으로 표기할 수 있고 재입찰 없이 3년 더 계약을 연장할 수 있다.

서교공 측은 자격 기준을 강화할 경우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기관이나 기업의 참여 기회가 제한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서교공은 역명병기 유상 판매 입찰과 관련해 대표성이나 공공성 등이 더 고려될 수 있도록 제도 개선 위원회를 구성할 방침이다.

제도 개선 위원회가 꾸려지더라도 위원회에서 결정되는 내용이 소급 적용되지는 않을 전망이다. 서교공 관계자는 "앞으로 진행되는 입찰 건에 대해서만 개선 내용을 적용할 것 같다"고 밝혔다.

최지은 기자 choiji@mt.co.kr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