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림종합시장, 46년 만에 주상복합으로 재탄생… 재래시장에 불어온 정비사업 바람
“신대방역 인근 상권 정비사업의 인식 전환점 될 것”
”시장 기능 유지 어려워… 입지 활용해 수익성 기대”
서울 관악구 신사동의 신림종합시장이 46년 만에 주상복합아파트로 재탄생한다. 다른 지역에 비해 재개발·재건축 사업이 더딘 신대방역 인근에 15층 규모의 주상복합아파트가 들어서는 것이다.
5일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서울시 관악구청은 신림종합시장의 정비사업에 대해 사업시행계획을 인가했다. 1977년 인근 주거민들의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계획적으로 조성된 상가건물형 시장인 신림종합시장이 46년 만에 주상복합으로 재탄생하게 된다.
신림종합시장은 신대방역과 도보 10분 거리에 있는 서울시 관악구 신사동 505-1 일원에 위치해 있으며, 구역면적은 3350.8㎡다. 이 곳은 지하 4층~지상 15층 1개동, 공동주택 145가구 규모로 조성될 예정이다. 이 중 93가구가 59㎡형으로 공급된다. 용적률은 389.22%다.
주상복합 부지 인근인 신대방역 주변에는 눈에 띄는 고층 건물이 없다. 인근 주민들과 신림종합시장과 맞닿아 있는 재래시장인 관악신사시장 상인들도 정비사업에 찬성하는 분위기다. 기존 상인들과도 협의를 원만히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관악신사시장에서 청과물 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한 상인은 “아무리 시장이 활성화 돼있다고 해도 시장 자체가 조성된 지 오래됐기 때문에 ‘낙후됐다’는 분위기는 지울 수 없다”며 “그런 곳에 신축 주상복합이 들어서면 분위기도 환기되고, 유동인구도 조금이나마 늘어날 것 같아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인근 부동산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해 보면 신림종합시장 주상복합이 신대방 상권의 ‘인식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정비구역 인근에서 공인중개사무소를 운영하고 있는 임모씨는 “물론 이번에 지어지는 주상복합 건물 하나만으로 신대방역 인근 주택가의 분위기가 극적으로 바뀌거나, 인근 보라매·신림 상권에 비견되긴 어렵다”라며 “다만 신대방역을 중심으로 재개발·재건축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는 만큼, 신림종합시장 지역이 향후 인근 상권의 ‘대장’ 역할을 할 수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건물의 노후화로 지역 경쟁력을 상실한 시장이 새로운 상업 복합공간으로 탈바꿈하기 위해 정비사업을 시도하는 사례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현재 신림종합시장 외에 사업시행인가를 받고 사업을 진행 중인 서울 시내의 시장은 총 5곳이다.
이 중 4곳은 강남구와 서초동에 몰려있다. 강남구 논현동에 위치한 논현종합시장은 지하 5층~ 지상 10층 규모의 도시형생활주택 99가구와 판매시설 등으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서초구 방배동의 방배남부종합시장도 지난 5월 사업시행인가를 받고 최고 14층 규모의 주상복합으로 재탄생한다.
특히 강남구 대치동에서 가장 오래된 아파트형 상가 중 하나인 남서울종합시장은 한 차례 고배를 마신 뒤 지난 2020년부터 재추진돼 지난해 사업시행인가를 받았다. 지상 14층, 90가구 규모로 조성되는 남서울종합시장은 래미안대치팰리스 인근에 붙어 있어 투자자들의 관심도 한 몸에 받고 있다. 비강남 지역에서는 마포구 공덕동의 마포공덕시장이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정비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시장들은 대부분 도심 노른자 땅에 위치해 있다. 또 일반 재개발·재건축 사업에 비해 규제 조건이 까다롭지 않아 사업 진행이 빠르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대표적인 시장 정비사업 성공 사례는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역 인근 ‘한양수자인 그라시엘’이다. 한양수자인 그라시엘은 ‘청량리 동부청과시장 정비사업’의 일환으로 조성됐으며, 현재는 지하 8층~지상59층 1152가구 규모를 자랑하는 청량리역의 대표적 랜드마크가 됐다.
서원석 중앙대 도시계획부동산학과 교수는 “재래시장의 기능이나 경쟁력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시장을 그대로 유지하며 재정비하기보다는 상업 기능을 포함하고 있는 주상복합 형태로의 정비사업을 진행하는 추세”라며 “일부 재래시장은 도심에 가까워 입지가 좋기 때문에 수익성도 기대할 수 있어, 향후 정비사업을 추진하는 시장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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