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飛上하는 LCC] PE 안목 통했다, 실적·주가 반등…엑시트 '기대'

2023. 7. 5.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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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웨이·제주항공, EBITDA 흑자전환
에어프레미아 구주 매각 성사
이스타항공, 1100억 실탄 안고 영업 재개
[연합]

[헤럴드경제=심아란 기자] 팬데믹 시기에도 국내 저비용항공사(LCC)의 성장 가능성을 눈여겨본 사모펀드(PEF) 운용사의 예상이 적중했다. 엔데믹 전환과 함께 주요 LCC의 실적과 주가가 동반 개선되는 추세다. 기업가치를 끌어올릴 체력을 갖춘 만큼 PE들 역시 최적의 엑시트(투자금 회수) 타이밍을 고심하는 모습이다.

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PEF 운용사를 주주로 확보한 국내 LCC는 총 5곳이다. 여기에는 ▷티웨이항공 ▷에어프레미아 ▷제주항공 ▷이스타항공 ▷플라이강원 등이 포함된다.

티웨이항공과 제주항공 두 곳은 영업활동이 불가능했던 코로나19 시기 PEF의 투자를 끌어냈다. 티웨이항공은 작년과 재작년 JKL파트너스에서 총 1017억원을 출자 받았다. 작년에는 가격이 고정된 보통주 투자를 끌어내 JKL파트너스 입장에서 일정 부분 손실도 감내했다.

제주항공은 모회사 AK홀딩스 지원에 힘입어 PEF인 스톤브릿지캐피탈을 주주로 맞이했다. 스톤브릿지캐피탈은 지난해 AK홀딩스가 발행한 교환사채(EB) 300억원어치를 인수하면서 제주항공과 접점을 만들었다. 교환권을 행사하면 AK홀딩스가 보유하고 있는 제주항공 주식을 교부 받는다.

JKL파트너스와 스톤브릿지캐피탈은 차익 실현 가능성에 다가선 상태다. 티웨이항공의 최근 1개월(6.2.~7.4.) 평균 종가를 고려하면 JKL파트너스의 보유 지분 가치는 약 1800억원이다. 투자 원금 1017억원 대비 2배 가까이 커졌다. 제주항공 주가는 7월 들어 1만5000원 선을 넘어서면서 스톤브릿지캐피탈 역시 이익 구간에 진입했다. EB의 교환가액은 1주당 1만5050원이다.

티웨이항공과 제주항공은 영업 정상화 기조가 뚜렷한 만큼 기업가치를 개선할 개연성도 있다. 두 곳 모두 올해 들어 영업활동에서 현금을 벌어들이기 시작했다. 영업이익에 이자비용과 법인세, 감가상각비를 더한 EBITDA가 3년 만에 흑자로 돌아섰다.

올해 3월 말 연결기준 티웨이항공과 제주항공의 EBITDA는 각각 1072억원, 1010억원을 기록했다. 티웨이항공은 과거 3년 평균 EBITDA가 마이너스(-) 444억원, 제주항공은 -1339억원인 점을 고려하면 현금창출력은 눈에 띄게 좋아졌다. 그만큼 외부 조달 등 재무활동에 의존도를 줄이고 재무구조를 개선할 여력이 생겼다.

시장 관계자는 "LCC는 유가와 금리 불확실성에 노출돼 있지만 여객 수요를 고려하면 올해 연간 실적도 성장이 기대된다"며 "일부 PEF 등은 이미 차익실현이 가능해졌고 앞으로 자금 회수 시기는 각각 기대수익률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LCC 재기 기대감은 시장 거래에서도 확인되고 있다. 지난달 30일 에어프레미아의 최대주주인 PEF 운용사 JC파트너스는 구주 매각에 성공했다. AP홀딩스에 보유 지분 56.7% 가운데 21.4%를 570억원에 매각한다. AP홀딩스는 에어프레미아 초기 주주인 김정규 타이어뱅크 회장과 문보국 전 레저큐 대표가 공동으로 설립한 곳이다.

JC파트너스의 에어프레미아 지분 취득가액이 670억원이던 점을 고려하면 경영권을 남기면서 투자 원금의 85%를 회수했다. 에어프레미아는 신생 LCC로 2019년 국제항공면허를 취득했으나 팬데믹 탓에 3년 가까이 영업활동이 멈춘 상태였다. 작년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운항을 개시했으며 앞으로 유럽과 미주 등 중장거리 항로 확대를 위해 추가적인 자금 수혈은 필요하다.

올해 1월 VIG파트너스를 새로운 주인으로 맞이한 이스타항공도 재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팬데믹 시기 이스타항공은 완전자본잠식에 빠져 회생절차를 밟았다. VIG파트너스는 LCC 성장 가능성을 높게 평가하며 1500억원을 투입해 이스타항공을 인수했다. 이스타항공에 유입된 자금은 1100억원으로 이를 통해 재무구조 개선과 투자금을 충당할 계획이다. 내년 흑자전환을 목표로 세웠다.

LCC에 투자한 PEF 운용사 가운데 세븐브릿지프라이빗에쿼티(PE)는 기다림이 필요한 상황이다. 신생 LCC인 플라이강원 지분 일부를 매입해 2019년부터 주주로 참여하고 있다. 투자 원금과 중도회수금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초기 투자금은 60억원 안팎으로 예상된다.

플라이강원은 자금난으로 회생절차에 돌입하면서 M&A 매물로 나와 있다. 다만 아직 인수희망자를 찾지 못해 경영 정상화까지는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ar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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