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호·임윤아에서 최수영, 최시원, 김예림, 옥택연, 로운까지…초여름 연기돌 활약에 ‘가슴이 뛴다’[스경X초점]
여름은 안방극장에서 젊음의 계절이다. 젊음의 약동하는 에너지, 사랑과 우정 그리고 복수 등의 뜨거운 감정이 여름의 이미지와 가장 잘 맞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런지 7월 들어 20대에서 30대 초반 젊은 배우들의 약진이 뜨겁다.
우리나라에서 20대 배우들, 특히 스타급 배우들의 수요를 떠받치고 있는 것은 가수 특히 아이돌그룹 출신 배우들이다. 이들은 대중의 기대에 부응이라도 하듯 흥행, 연기력에서 어느 정도 성과를 내며 여름 안방극장을 보는 재미를 풍성하게 만든다.
이 대열의 가장 앞은 JTBC ‘킹더랜드’의 주역 이준호와 임윤아가 자리하고 있다. 이들이 주연을 맡은 ‘킹더랜드’는 닐슨 코리아 유료가구 기준 전국 시청률에서 최근 6회차에서 마침내 두 자릿수를 넘기며 12%의 시청률을 올렸다. 첫 회 5.1%의 두 배 수준이다. 게다가 OTT 플랫폼 넷플릭스의 비영어권 TV부문 주간 시청시간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재벌 남자주인공과 서민 여자주인공의 만남이 식상하다는 평가도 있지만, 이 드라마의 재미 대부분은 이제 연기로 만만치 않은 기간 경력을 쌓은 두 사람에 호흡에 있다는 평가다. 두 사람은 코믹적인 호흡에서부터 멜로의 눈빛교환까지 무르익은 케미스트리를 보인다.
특히 아이돌 연기자 대열에 앞서 있는 것은 공교롭게도 SM엔터테인먼트의 아티스트들이다. 앞에서 거론했던 임윤아는 소녀시대 출신이고, 같은 그룹 출신 최수영도 ENA 드라마를 준비한다. 그는 선배 전혜진과 모녀호흡을 맞추며 ENA 새 월화극 ‘남남’에 출연한다.
늘 털털한 청춘의 연기를 제 옷 입은 것처럼 잘했던 최수영은 발랄한 엄마 전혜진과 함께 모녀 호흡을 맞춘다. 전혜진이 대변신을 하는 만큼 그를 안정적으로 잘 받칠 최수영의 연기에도 기대가 모인다.
또 다른 SM 출신 연기자는 최시원과 김예림도 있다. 그룹 슈퍼주니어 멤버 최시원은 최근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사냥개들’에 등장했다. 그는 극 중 자신에게 투자하겠다고 접근한 김명길(박성웅)과 지독하게 얽히는 재벌 3세 홍민범을 연기한다.
일반적인 재벌 3세와 다르게 다소의 정의감도 있는 홍민범은 사채업자 김명길에 맞서기도 하고, 결국 약점을 잡힌 후에는 주인공 김건우(우도환), 홍우진(이상이)과 공조하며 극의 중심을 잡는다.
걸그룹 레드벨벳의 예리로도 잘 알려진 김예림 역시 작품에서 독기 어린 눈빛을 보여줬다. 그 역시 최근 공개를 끝낸 넷플릭스의 오리지널 드라마 ‘청담국제고등학교’에 등장했다. 극 중 돈과 명예, 미모 모든 것을 갖춘 백제나 역을 맡은 김예림은 걸그룹 활동의 이미지와는 상반된 모습으로 눈길을 끌었다.
극 중 비교 상대가 없을 만큼 엄청난 재벌이라는 인물의 배경으로 화려한 패션으로 선보이는가 하면, 가족으로 인해 상처를 받았지만, 자신의 위치와 자존심 때문에 이를 감추는 심리를 표현하기도 했다.
최시원이나 김예림처럼 자신이 가수로서 갖고 있던 이미지를 뒤집는 변신으로는 옥택연도 있다. ‘킹더랜드’ 이준호와 같은 팀 2PM 출신인 옥택연은 지난달 26일 방송을 시작한 KBS2 월화극 ‘가슴이 뛴다’에서 뱀파이어 선우혈 역으로 출연 중이다.
옥택연의 배우 경력은 그의 평소 이미지인 재치 있고 밝은 캐릭터가 선보이는 ‘어사와 조이’ ‘싸우자 귀신아’의 역할에 ‘빈센조’ ‘구해줘’ 등에서 등장한 날이 선 캐릭터 정도로 분화되는데 이번 ‘가슴이 뛴다’는 전자에 가깝다. 옥택연은 장르에 따라 자신의 모습을 180도로 바꾸는 여유로 이준호와 함께 팀을 이끄는 두 명의 배우로 성장 중이다.
그룹 SF9의 멤버 로운 역시 ENA 드라마 ‘이 연애는 불가항력’을 준비하고 있는 데 이어, KBS2 새 월화극 ‘혼례대첩’에 조이현과 함께 캐스팅돼 주가를 높이고 있다.
2023년 초여름을 이끄는 ‘연기돌’의 향연. SM엔터테인먼트의 강세, 이미지 반전 등의 키워드가 있지만, 이들의 더 큰 가치는 향후 K-드라마의 글로벌 확장력을 책임지는 핵심이라는 점이다. 가수로서 쌓아온 인지도에 작품을 얹을 수 있는 이들의 활약에, 새로운 활력소가 필요한 방송가는 큰 기대를 걸고 있다.
하경헌 기자 azima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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