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력 '권역·업종' 내에서만 사업장 변경…숙소비 지역시세 반영"

14일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에서 태국에서 국내로 입국한 외국인 노동자들이 버스를 타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2021.12.14/사진=뉴스1

정부가 외국인 근로자의 사업장 변경을 권역과 업종으로 제한한다. 사용자가 외국인 근로자에게 숙소를 제공할 경우 숙소비는 지역 시세를 반영하게 된다.

국무조정실과 고용노동부는 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외국인력정책위원회'을 열고 이같은 내용을 담은 '외국 인력의 사업장 변경 제도' 개편안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개편의 핵심은 고용허가제(E-9비자) 외국 인력의 입국 초기, 사용자 책임이 없는 사업장 변경을 제한하고 사업장 변경에 따른 사용자의 대체인력을 신속히 지원하는 것이다.

우선 입국 초기 외국인 근로자의 사업장 변경으로 인한 인력활용 애로 해소를 추진한다. 구체적으로 입국 초기에 사용자의 책임이 아닌 사유로 외국인 근로자가 사업장을 변경한 경우, 내국인 구인노력 기간(7~14일) 없이 바로 외국인력을 신청할 수 있게 한다. 사용자의 대체인력 구인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서다.

사업주나 외국인근로자에 대해 사업장 변경 사유 및 이력 등에 대한 정보 제공도 강화한다. 외국인 근로자의 태업 등 근로자 책임에 따른 사업장 변경 이력을 구인 사업주에게 제공하는 방식이다.

기존에는 수도권 등으로의 인력 이동에 따른 심각한 지역 소멸 위기에 대응해 업종 내에서 전국적 이동이 가능했으나 9월 신규 입국자부터는 이를 제한한다.

앞으로는 수도권, 충청권, 전라·제주권 등 일정한 권역 이동만 가능다. 아울러 조선업 등 특별히 인력이 부족한 세부업종에 대해서는 업종 내에서만 사업장 변경이 허용된다.

숙소비 산정과 관련해서도 그동안은 고용부 지침을 통해 숙소비에 대한 징수 상한이 월 통상임금의 8~20%로 설정됐다. 이에 따라 지역 시세를 반영하기 어렵고 상한의 적정성 여부를 두고 노사 이견이 지속됐다.

향후 지방고용노동관서의 권익보호협의회(노사대표 참여)는 정기적으로 가이드라인 제시한다. 부동산 실거래가 시스템 등을 참고해 지역시세를 반영한 가이드라인을 토대로 사업주와 외국인력이 직접 협의하는 방식이다.

정부는 지방자치단체가 외국인 근로자를 위한 공공기숙사 등을 설치하면 고용허가 발급시 해당 지자체의 사업장별 고용한도를 상향하고 고용허가 사업장 선발 시 가점 등을 부여한다.

방문규 국무조정실장은 "매월 TF 회의를 개최해 외국인력제도 전반에 대한 점검을 통해 산업현장의 요구에 기민하게 대응하는 외국인력 통합관리 대책을 마련해 나가겠다"며 관계부처의 적극적인 참여를 당부했다.

세종=조규희 기자 playingjo@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