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다른 사업장도 의문"…GS건설 "인천 검단, 전면 재시공"

나원식 2023. 7. 5.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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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철근 누락에 콘크리트 강도 부족까지…총체 부실
완공 5개월 앞둔 GS건설 "입주지연 등 모든 보상 다 할 것"

인천 검단신도시 신축 아파트 지하주차장 붕괴 사고가 설계부터 감리, 시공 전 단계에서의 총체적 부실 때문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철근을 누락하고 콘크리트 강도가 부족한데 토사의 하중까지 더 해지면서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관할 부처인 국토교통부는 내달 이와 관련 발주청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시공사인 GS건설 등 관련 기관에 대한 징계 여부와 재발 방지 대책을 내놓겠다고 발표했다. 시공사인 GS건설은 이런 조사 결과가 나오자 해당 단지를 전면 재시공하고 입주 지연에 따른 모든 보상을 하겠다고 밝혔다.

홍건호 건설사고조사위원회 위원장(호서대 교수)이 5일 국토부에서 사고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국토교통부 제공.

설계·감리·시공 모두 부실…현장 관리도 미흡

국토부는 지난 4월 29일 발생한 인천 검단 아파트 건설 현장 지하주차장 붕괴 사고 관련 조사 결과를 5일 발표했다. 건설사고조사위원회(사조위)의 사고 조사 결과와 국토부 등 특별점검단의 현장 특별 점검 결과다. 이날 조사 결과가 나온 뒤 GS건설은 즉각 해당 단지 17개 동 1600여 가구 전체를 전면 재시공하겠다고 밝혔다.

이 단지는 LH가 발주해 GS건설이 시공하던 아파트로 완공을 5개월 앞두고 사고가 발생했다. 지하 주차장 1층 지붕 층 슬래브가 무너졌는데 이 면적이 총 970㎡에 달했다.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지하주차장 상부에 어린이 놀이터가 들어설 예정이었던 만큼 비판 여론이 컸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 사고는 설계부터 감리, 시공에 이르는 전 단계에서의 총체적 부실이 원인이었다. 설계에서부터 전단보강근(철근)이 필요한 기둥에 철근이 필요 없다는 표기를 했다. 32개 기둥 중 15개가 철근 미적용 기둥으로 잘못 표기됐다.

이후 감리 단계에서 이를 확인하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시공 과정에서는 더 나아가 설계와는 다르게 철근이 추가로 빠지기도 했다. 조사위는 이 중 11개 기둥의 경우 철근이 있을 경우 전단강도가 확보됐을 거라고 밝혔다. 철근이 빠진 게 주요 붕괴의 원인일 수 있다는 의미다.

이뿐만 아니라 콘크리트 강도도 부족했다. 레미콘의 품질 자체에는 이상이 없었지만 타설이나 양생 과정에서의 부실로 기준치를 충족하지 못한 강도로 지어진 것이라는 판단이다. 아울러 공사 과정에서 설계보다 많은 토사가 적재된 것도 사고 원인 중 하나로 꼽혔다. ▷관련 기사: 철근 누락 콘크리트 미흡…인천 지하주차장 붕괴, 총체 부실(7월 5일)

건설 현장의 관리도 제대로 되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국토부의 현장 특별점검 결과 건설사업자(GS건설 등)가 골조완료시까지 지하주차장 정기 안전 점검을 실시하지 않은 점이나 발주청(LH)이 공사의 품질 관리 적절성을 확인하지 않은 점 등이 줄줄이 적발됐다.

/사진=국토교통부 제공.

원희룡 "다른 사업장도 의문"…GS건설 "전면 재시공"

국토부는 이번 사조위 조사 결과와 특별점검 지적 사항을 토대로 위법 사항에 대해 관계 기관에 엄정한 조치를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내달 중 발주청과 시공사 등 관련 기관에 대한 징계 여부와 재발 방지 대책을 내놓겠다는 방침을 내놨다.

앞서 GS건설은 이번 사고가 발생한 직후 전국의 83개 아파트 현장 모두를 점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후 한국건축구조기술사회와 정밀안전점검을 진행하고 있다. 국토부는 이와 관련한 점검 결과를 확인한 뒤 이와 별도로 취약 요소 등을 추려 1000여 개소를 검증하겠다고 이날 밝혔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도 이날 브리핑 자리에 배석한 뒤 입장을 밝혔다. 그는 "설계와 시공, 감리 어느 하나라도 주어진 책임을 다했으면 사태가 이 지경까지는 올 수 없는 게 아니냐"며 "(이번 사고에 대해서는) 전문가들이 조사해줬으니 이해에 도움이 됐지만, 입주민이나 일반 국민 걱정하는 것처럼 (GS건설의) 다른 사업장은 어떠냐는 부분에 의문이 있는 상태"라고 지적했다.

그는 앞서 자신의 SNS를 통해서는 "지상부에는 문제가 없는지 조사 과정과 그 결과를 모두 있는 그대로 국민 앞에 공개하고 대책을 마련하겠다"고도 했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사진=국토교통부 제공.

이후 GS건설은 이날 사과문을 통해 사고 단지 전체를 전면 재시공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 단지 17동 전체를 다시 짓겠다는 의미다. GS건설은 사과문을 통해 "국토부 조사위 조사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인다"며 "시공사로 책임을 통감한다"고 했다. ▷관련 기사: GS건설 "지하주차장 붕괴 인천 아파트, 다시 짓겠다"(7월 5일)

앞서 HDC현대산업개발의 경우 광주 화정 아이파크 사고 당시 지상부 자체가 붕괴하면서 전면 철거와 재시공을 결정한 바 있다. 하지만 이번 검단신도시 아파트의 경우 지상부와 설계가 다른 주차장 부분이 무너졌다는 점에서 전체를 재시공하기는 어려울 거라는 전망이 많았다.

이날 사조위 역시 "(사고 단지의) 주차장과 아파트(지상부)는 기본 설계가 다르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이기도 했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GS건설의 전면 재시공 결정은 파격적인 것으로 여겨진다.

GS건설은 "시공 전 과정에 대해 무조건 무한 책임을 다해야 마땅하다는 기대에 이의 없이 전적으로 공감한다"며 "입주 예정자들의 여론을 반영해 검단 단지 전체를 전면 재시공하고 입주 지연에 따른 모든 보상을 다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나원식 (setisoul@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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