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에 성매매 들키자 `성폭행` 허위고소…성난 재판부 "심각성 모르나"

법원 로고[연합뉴스]

성매매한 사실을 남편에게 들키자 성폭행 당했다고 허위 고소한 40대 여성이 혐의를 인정하자 법정에서 탄식이 터져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0단독 강민호 부장판사는 5일 무고 혐의로 불구속기소된 황모(41·여)씨의 첫 공판을 열고 그의 변론을 청취했다.

황씨는 그 자리에서 "(다른 남성과) 성관계한 사실을 남편에게 들켜 숨기려고 무고했다"면서 "상대방(남성)에게 잘못이 없으니 처벌받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범행을 인정했다.

이에 재판부는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허위 고소를 한 것이냐"면서 "피고인은 혼인 생황을 유지하기 위해 무고했지만, 무고당한 사람은 징역을 몇 년간 살게 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는데 비교가 가능하냐"고 따졌다. 또 "강간죄는 중형이 선고되는 혐의인데 무고를 했다면, 그만큼 피고인도 처벌받을 수 있다는 의미"라면서 "상황이 심각한 걸 잘 모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재판부의 질타가 이어지자 황씨는 "그때는 두렵기만 해서 일을 저질렀다"며 고개를 숙였다.

재판부는 황씨가 혐의를 인정하는 만큼 재판을 증거조사 절차를 간소화한 간이공판 절차로 진행하기로 했다.

앞서 검찰은 5월 무고 혐의로 황씨를 포함한 남녀 3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직장 동료를 강제추행으로 무고해 재판에 넘겨진 변모(24)씨와 강모(30)씨 사건도 이달 중 첫 공판이 열려 무고 관련 재판만 한 달에 3건이 진행될 전망이다.임재섭기자 yj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