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군·경 임금 10.5% 인상…"충성심 노렸지만 다른 반란 촉발할 것"

이명동 기자 2023. 7. 5.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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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4일(현지시간) 민간용병 기업 바그너그룹의 반란 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내부 충성심 다잡기에 나섰다.

푸틴 대통령은 현재까지 반란을 기도했던 예브게니 프리고진 바그너그룹 수장을 제거하지 않는 등 관련자의 대규모 숙청을 피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이 바그너그룹 반란의 여파로 충성심을 재차 강조하면서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군의 성과에 영향력을 미칠 수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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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NYT "체제 효율성 약화" 분석 보도
"러 체제 쇠약해 대규모 탄압 불가능"
"충성 경쟁, 효율 낮춰 전장서 악영향"
[모스크바=AP/뉴시스] 러시아 정부가 군인, 경찰, 보안기관 직원 임금을 10.5% 인상했다고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사진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4일 수도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다게스탄 공화국 데르벤트에서 온 8세 소녀 라이사트 아키포바와 얘기하는 모습. 2023.07.05.


[서울=뉴시스] 이명동 기자 = 지난달 24일(현지시간) 민간용병 기업 바그너그룹의 반란 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내부 충성심 다잡기에 나섰다. 하지만 러시아 정치학자는 이번 조치가 도리어 푸틴 대통령을 스스로 궁지로 내몰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러시아 정부는 군인, 경찰, 보안기관 직원 임금을 10.5% 인상하기로 했다.

이를 두고 예카테리나 슐만 러시아 국민경제행정 대통령대학교 정치학 부교수는 "대통령이 매우 합리적으로 행동하고 있다"며 "푸틴 대통령은 자신의 개인적, 정치적 생존에 집중하고 있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 무엇이든 할 준비가 돼 있다"고 짚었다.

푸틴 대통령은 현재까지 반란을 기도했던 예브게니 프리고진 바그너그룹 수장을 제거하지 않는 등 관련자의 대규모 숙청을 피하고 있다. 체제 안정성을 위해 숙청 대신 무력을 가진 집단에 임금 인상을 통해 환심을 사고 있다.

슐만 부교수는 "(푸틴 대통령의) 체제가 너무 쇠약하고, 취약해서 대규모 탄압을 할 수 없다"고 평가했다. 또 임금인상이 이전에 발표된 적이 있지만 공식적으로 시행된 시점이 반란 직후인 점은 우연이 아니라고 봤다.

[서울=뉴시스] 지난달 24일(현지시간) 러시아 용병기업 바그너 그룹 수장인 예브게니 프리고진은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 등 군 수뇌부가 자신들의 후방 캠프를 미사일로 공격했다면서 이들의 처벌을 요구하며 반란을 일으켰다. 프리고진은 지난달 24일 러시아 남부 도시 로스토프나도누와 보로네즈 지역을 접수한 뒤 북진을 계속해 모스크바에서 200㎞ 떨어진 곳까지 접근했으나, 막판에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의 중재로 반란을 중단했다. (그래픽=전진우 기자) 618tue@newsis.com


아울러 푸틴 체제의 취약성이 배가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푸틴 대통령은 프리고진이 벨라루스로 떠난 뒤 자신의 측근인 빅토르 졸로토프 국가근위대장에게 더 많은 무기를 제공하기로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고리 골로소프 상트페테르부르크 유럽대 정치학과 교수는 "프리고진 반란이 어떻게 전개됐는지를 보면서, 보안군의 일부 다른 세력이 프리고진보다 더 그럴듯한 행동 방침이 있다고 판단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푸틴 대통령이 다른 측근에게 많은 자원을 할애하면 또 다른 반란이 일어날 수 있다고 짚었다.

분석가들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더욱 불안정한 힘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한다. 전쟁 노력에 대한 군벌의 비판을 푸틴이 간과하게 만든 것은 분명히 프리고진의 바그너 용병 부대의 전장 역할이었다. 이제 크렘린은 우크라이나에서 바그너의 일부 없이 전쟁을 치르고 점점 더 취약해지는 시스템에서 균형을 유지해야 하는 도전에 직면할 수 있다.

니콜라이 페트로프 독일 국제안보문제연구소 객원연구원은 "푸틴 대통령과 그의 모든 시스템은 딜레마에 직면해 있다"며 "만약 효율성보다 충성을 중요하게 여긴다면 반란과 관련된 위험은 없을 것지만. 체제가 효율적으로 작동할 수 있는 희망이 없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푸틴 대통령이 바그너그룹 반란의 여파로 충성심을 재차 강조하면서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군의 성과에 영향력을 미칠 수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공감언론 뉴시스 ddingdong@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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