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 돌아온 순직 조종사…"엄마, 너무 보고 싶었어요"

[사진=국방 NEWS 유튜브 갈무리]

16년 전 불의의 사고로 순직한 조종사 고(故) 박인철(공사 52기) 소령이 AI 기술로 부활해 어머니와 재회했습니다.

국방홍보원 국방TV는 오늘(5일) AI 딥페이크 기술로 복원한 박 소령의 모습을 '그날, 군대 이야기-고 박인철 소령을 만나다' 편에서 공개했습니다.

박 소령은 1984년 F-4E를 몰고 팀스피릿 훈련에 참여했다가 순직한 고(故) 박명렬(공사 26기) 소령의 아들입니다. 아버지 박 소령이 세상을 떠날 때 5살이었습니다.

그는 아버지가 못다 이룬 창공의 꿈을 이루겠다며 공군사관학교를 거쳐 조종사가 됐고, 2007년 7월 서해안 상공에서 KF-16 요격 훈련 중 사고로 목숨을 잃었습니다.

전투기 조종사가 된 지 불과 50여일 만에 일어난 사고였습니다. 그의 나이 27세였습니다.

어머니 이준신 씨는 몇 년 전 한 방송사에서 세상을 떠난 가족을 VR로 부활한 다큐멘터리를 시청한 뒤 "인철이를 저렇게라도 한 번 볼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며 그리움을 곱씹어왔습니다.

국방부는 이처럼 임무 중 전사하거나 순직한 장병의 유가족을 위로하기 위해 관련 프로젝트를 준비해왔습니다. 박 소령이 생전 남긴 음성과 사진, 동영상이 가상인간의 토대가 됐습니다.

"엄마, 인철이요. 엄마, 너무 보고 싶었어요. 저는 잘 지내고 있어요. 아버지도 만났어요. 아버지랑 그동안 못한 이야기 많이 했어요. 저는 아버지 만나서 행복하게 잘 지내고 있어요."

모니터에 아들이 나와 환하게 웃자, 아들을 다시 만난다는 설렘에 곱게 화장했던 어머니의 볼 위로 뜨거운 눈물이 흘러내렸습니다.

박명렬·박인철 부자는 국립서울현충원에 '호국부자의 묘'라는 이름 아래 나란히 안장됐습니다.

충북 청주시 공군사관학교에는 전투기와 한 몸으로 표현된 '기인동체'(機人同體)의 흉상이 세워져 이들을 기리고 있습니다.

국방부는 "AI를 활용해 순직 장병의 모습을 복원한 건 처음"이라며 "호국영웅의 숭고한 희생에 예우를 표할 방법을 고민하면서 프로젝트를 기획했다"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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