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KBS 수신료 분리 징수 작업 착수…산업장관도 "분리가 맞다"

(서울=뉴스1) 신웅수 기자 = 방송통신위원회가 오는 5일 전체회의에서 텔레비전방송수신료(KBS·EBS 수신료)를 전기요금에서 분리 징수하는 내용의 방송법 시행령 개정안을 의결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방통위는 여야가 2대 1 구도여서 더불어민주당에서 추천한 김현 상임위원이 반대하더라도 가결될 가능성이 크다. 방통위 전체회의에서 의결되면 국무회의 의결, 대통령 재가 등 절차만 남는 만큼 이르면 이달 중순 공포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사진은 4일 서울 여의도 KBS 앞에 수신료 분리 징수를 촉구하며 놓인 근조 화환의 모습. 2023.7.4/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국전력이 방송법 시행령 개정안에 따라 전기요금 고지서에서 KBS·EBS 수신료를 분리하기 위한 작업에 착수했다.

한전은 5일 방송법 시행령 개정안 통과와 관련 "시행령의 개정내용 반영을 위한 제반 사항들을 다각적으로 검토 중"이라며 "법령 준수와 효율적인 이행을 위한 제반 여건을 신속히 구축해 국민 불편이 발생하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역시 이날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전체회의에서 "TV 수신료와 관련해 의견을 수렴한 결과, 선택권 차원에서 분리하는 게 맞다는 의견이 압도적이었다"며 "정부는 국민의 소중한 의견에 응답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이날 전체회의를 열어 TV 수신료를 전기요금과 분리해 고지·징수하도록 하는 방송법 시행령 일부 개정령안을 심의·의결했다. 개정안은 차관회의와 국무회의, 대통령 재가 등을 거쳐 이르면 이달 내 공포된다.

TV 수신료는 방송법에 따라 TV 수상기를 가진 국민이 월 2500원을 납부, KBS와 EBS의 재원으로 활용한다. 1994년부터 지금까진 한국전력공사(한전)가 위탁받아, 전기요금과 TV 수신료를 통합해 징수해왔다.

개정안은 현재 수신료 징수업무를 위탁받은 한전이 전기요금 고지 행위와 결합해 수신료를 고지·징수할 수 없도록 한다. 수신료를 전기요금과 별도로 고지·징수하도록 해 국민들이 수신료 징수 여부와 금액을 인지할 수 있게 한다는 취지다.

수신료 징수 업무 위탁 계약은 3년 단위로 갱신된다. 계약 만료 기한이 내년 말인 만큼 한전은 KBS와 협의를 통해 분리 징수 방식을 정한다는 방침이다.

한전은 내부적으로 TV 수신료 고지서를 따로 찍어 배부하는 방안, 현행 전기요금 고지서에서TV 수신료 부문만 절취선 방식으로 바꾸는 방안 등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KBS가 수신료 분리징수에 반발하며 방통위를 상대로 법적 대응을 취한 만큼 협의는 원활하지 않을 수 있다. KBS는 지난달 21일 방송법 시행령 개정 절차 진행 정지 가처분 신청을 했다. 방통위가 입법 예고 기간을 단축한 것에 대해서도 헌법소원도 청구했다.

세종=최민경 기자 eyes00@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