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회만 되면 무너진다··· 최근 7차례 접전 전패, 익숙해져 가는 NC의 ‘패배 공식’
힘겹게 버티다가도 결국은 무너진다. 경기 후반, 접전 상황만 되면 유독 타자들의 방망이가 헛돌고 투수들은 흔들린다. 결과는 접전 승부 끝 아쉬운 패배. NC의 ‘패배 공식’이 이어지고 있다.
NC가 하강 곡선을 그린 건 지난달 20일부터다. 그전까지 NC는 6월 11승 3패 1무로 한 달 승률 1위를 기록 중이었다. 그러나 이후 NC는 걷잡을 수 없이 무너졌다. 지난달 20일 LG전부터 4일 키움전까지 11경기에서 2승 9패에 그쳤다. 구간 성적이 시즌 최하위인 삼성(2승 10패) 바로 다음으로 좋지 않다. 6월 초만 해도 ‘양강’ LG와 SSG 3연전을 연달아 쓸어 담으며 선두권 도전까지 노려봤던 팀이라고 하기에는 믿기 어려울 만큼 추락의 속도가 빠르다.
9차례 패배 중 일찌감치 전세가 기운 경우는 많지 않다. 지난달 23, 24일 한화전 2연패를 제외하고 7차례 패배 모두 7회까지 접전을 벌였다. 1~2점 차로 앞서던 경기가 3번, 동점이 2번, 1~2점 차로 지고 있던 게 2번이다. 무난하게 5할 승률을 기대할 수 있었던 상황에서 NC는 모두 졌다. 7차례 접전 중 2~3경기만 잡았더라도 한결 여유 있게 순위권 싸움을 벌일 수 있었겠지만 그러지 못했다.
NC가 7차례 접전 경기를 모두 놓친 이유는 뚜렷하다. 8회부터 경기력이 너무 좋지 못했다. 8회를 기점으로 득실 마진이 극과 극이다. 7회까지만 따졌을 때 NC는 이들 7차례 경기에서 19득점, 18실점을 했다. 득점이 오히려 더 많았다.
8회 이후로는 전혀 다른 양상이다. 7경기 도합으로 8회부터 1득점에 그쳤고, 그사이 21실점을 했다. 7회까지 득실마진 ‘+1’이 8회 이후 ‘-20’이 돼버렸다. 선발진 줄부상과 불펜 과부하 등으로만 설명하기에는 간극이 너무 크다.
KT 시리즈 피스윕을 포함해 최근 4연패 동안에도 이런 패배 공식이 판 박은 듯 반복됐다. 지난달 30일, 3연전 1차전에서 NC는 2-1로 앞서다가 8회말 역전을 허용했다. 1일에는 6-6 동점으로 버티다 9회말 끝내기 안타를 맞았고, 2일에는 0-1로 타이트한 승부를 펼치다 8회말 대거 4실점 하며 무너졌다. 안우진이 상대 선발로 나온 4일 키움전 역시 4-6으로 버티던 끝에 8회말 2점을 더 내주며 쫓아갈 동력을 상실했다.
접전 패배의 일차적인 원인은 선발진 공백에 따른 불펜의 부하와 그로 인한 부진이다. 그러나 타선 역시 승부처에서 제 역할을 못 하고 있다. 타격 사이클이 내려오면서, 시즌 초반 NC의 발목을 잡았던 잔루 문제가 다시 돌출하고 있다. 지난달 20일 이후 11경기에서 NC의 득점권 타율은 0.149다. 리그 최하위다. 7~9회 득점권 타율도 0.152에 그친다.
접전 끝 패배가 반복되면서 심리적인 부담은 누적되고 있다. 투수든 타자든 조바심이 나고 힘이 들어간다. 결과가 좋을 수가 없다. 강인권 NC 감독은 최근 불펜 투수들의 부진에 대해 “경기 후반 안 좋은 결과가 반복되면서 부담을 많이 느끼는 것 같다”고 했다. 투수들에게만 적용되는 문제는 아니다.
4일까지 NC는 36승 35패 1무를 기록 중이다. 선두권 도약을 기대하던 팀이 불과 10여 일 만에 승률 5할을 걱정해야 할 형편이 됐다. 4위 롯데와 승차 없이 힘겹게 3위를 유지하고 있지만, 아래에서 올라오는 팀들의 기세가 무섭다. 8위 한화와 4경기 차다. 9위 KIA와 간격도 4.5경기에 불과하다. 익숙해져 가는 패배 공식을 털어내지 못한다면 분위기 전환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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